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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이슈 세월호 인양 그 후는

삼풍백화점, 세월호가 '중대 시민재해'...오송 지하차도 참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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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익찬 변호사 MBC 라디오 인터뷰
미호강 관리책임은 "위탁 준 환경부에"
도로 통제는 "충북도가 관리 주체"
한국일보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이 미호교 확장 공사를 위해 축소한 임시 제방이 15일 불어난 강물에 붕괴되며 강물이 300~400m 떨어진 궁평2지하차도를 순식간에 집어삼켰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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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송 지하차도 사고에 중대재해법상 '중대 시민재해'를 적용하려면 미호강의 관리상 결함 여부, 충청북도와 청주시의 지하차도 통제 책임을 따져 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하차도는 공중이용시설, 미호강은 국가하천"


중대재해 없는 세상 만들기 운동본부의 손익찬 변호사가 19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지하차도도 공중이용시설로 들어갈 수가 있고, 미호강도 국가 하천으로 지정되어 있기 때문에 미호강 제방의 어떤 관리상의 결함이 원인이 되었다면 그 부분도 같이 문제를 삼을 수가 있다"며 지난 15일 발생한 오송 지하차도 참사가 중대 시민재해 범위에 포함된다고 해석했다.

지난해 시행된 중대재해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법)에 따르면 중대 시민재해는 특정 원료 또는 제조물·공중이용시설·공중교통수단의 설계·제조·설치·관리상의 결함을 원인으로 발생한 재해를 말한다. 손 변호사는 "중대시민재해 개념에서는 ①재해 발생 원인②피해 정도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발생 원인에서 제조물은 가습기 살균제를, 공중이용시설은 삼풍백화점 같은 곳, 공중교통수단은 세월호를 생각하시면 될 것 같다"며 "피해 정도는 사망자가 1명 이상 발생하거나 2개월 이상 치료가 필요한 부상자 10명 이상 발생, 3개월 이상 치료가 필요한 질병자가 10명 이상 발생해야 된다"고 설명했다. 또 "두 가지 조건이 충족돼야 중대시민재해의 개념에 들어오게 되는 것이고 관련자 전부가 아닌 경영 책임자, 즉 기관장급만 처벌하도록 돼 있다"고 말했다.
한국일보

중대재해 없는 세상 만들기 운동본부의 손익찬 변호사 19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인터뷰하고 있다. MBC 라디오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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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미호강 관리책임..."위탁 준 환경부에 있어"


14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오송 지하차도 참사는 두 요건 중 피해자 규모는 중대시민재해에 해당한다. 이 참사가 중대재해법에서 명시한 '관리상의 결함' 때문에 발생했다는 것을 법적으로 입증하는 것이 관건이다. 발생 원인은 미호강 범람과 지하차도 통제, 두 가지로 나눠서 따져 봐야 한다.

먼저 미호강의 경우, 국가재정을 들여 관리하는 국가하천으로 관리책임이 환경부에 있지만 실질적으로 관리를 하지는 않는다. 환경부가 충청북도에, 충북도는 다시 청주시에 관리책임을 위임한다. 이에 대해 손 변호사는 "관리상의 결함이나 하자가 있다면 위탁받은 쪽이 아니고 위탁을 준 쪽에 기본적으로 책임을 묻게 되어 있다"며 "(처벌 대상이) 환경부 장관이 될 수가 있는데, 그것을 논하기에 앞서 일단 관리상 결함이 있었는지 더 집중해서 수사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일보

17일 오전 충북 청주시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에서 119구조대원 등이 견인된 침수 차량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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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도로 통제..."도로관리 주체는 충북도"


지하차도 통제에 대해서는 충북도의 책임이 무겁다고 봤다. 손 변호사에 따르면 시설물안전법은 시설물에 중대한 결함이 있어서 안전한 이용이 어려운 경우 관리 주체가 사용 제한과 금지를 해야 한다고 정하고 있고, 침수 사고가 난 도로의 관리 주체는 충북도다. 또 재난안전관리법은 지방자치단체의 장이 재난안전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도록 돼 있는데 그는 "충북도와 청주시 양쪽이 다 지금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수 있고, 했어야 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중대재해법상 책임 주체에 대해서는 "도로 관리 주체가 충북도로 지정이 되어 있기 때문에 충북도 쪽에 조금 더 가깝지 않은가라고 일단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청주시도 청주 관내에서 재난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야 되는 책임은 분명히 있기 때문에 이 부분은 형식적인 도로관리 주체(충북도)한테 조금 더 많은 책임을 지울 것이냐, 아니면 정보의 취합이 상대적으로 더 쉬운 청주시 쪽으로 책임을 지울 것이냐, 앞으로 더 지켜봐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남보라 기자 rarar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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