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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공항서 달아나 갑자기 JSA 견학…23세 주한미군 월북 '미스터리'(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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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서 폭행혐의로 두달 구금 후 10일 석방…순찰차 걷어차 벌금형도

2년간 복무에도 이등병 계급 "징계 가능성"…구금 당시 "美 돌아가고 싶지 않다"

모친, 충격 속 "그럴 애가 아닌데…집으로 돌아왔으면 좋겠다"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 18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견학하다 무단으로 군사분계선을 넘은 미군 병사를 둘러싼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미 당국은 주한미군 장병임을 확인했지만 사안의 민감성을 감안해 그의 신상에 대해 매우 제한된 정보만 제공하고 있다.

AP 통신 등 미 언론에 따르면 월북한 병사는 흑인인 트래비스 킹 이등병(23)이다.

그러나 그가 전날 미국행 비행기를 타려고 공항으로 이송됐다가 갑자기 달아나 JSA 견학에 참여할 수 있었던 구체적인 경위는 아직 드러나지 않는 등 의문점이 증폭되고 있다.

연합뉴스

판문점에서 근무하는 국군 장병
[연합뉴스 자료사진]


◇ 한국서 폭행혐의로 약 두달간 구금…순찰차 걷어차 벌금형도

미 육군 대변인 브라이스 두비에 따르면 킹은 2021년 1월 정찰병으로 미군에 입대했고 한국 순환근무 기간에 본래 텍사스주 포트블리스에 위치한 제1기갑사단 제1여단전투단 제1기병연대 제6대대에 배속됐었다.

현재 행정적으로는 미 육군의 제4보병사단 제12보병연대 제2여단전투단 제1대대 소속이다.

한국 내 구체적인 근무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킹은 전투와 관련한 업무에 배치된 적이 없었다고 워싱턴포스트(WP) 등이 전했다.

그가 한국에서 폭행 혐의로 거의 두달간 구금됐다가 지난 10일 풀려났는데 구체적 이유는 공식 확인되지 않았다.

미 ABC 방송은 미 관리들을 인용해 킹이 한국에서 현지인들과 말다툼을 한 뒤 수용시설에 47일간 구금됐고 석방 후 한국 내 미군기지에서 약 1주일 동안 감시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 그는 한국에서 경찰 순찰차를 걷어찼다가 벌금형을 받은 사실이 확인됐다.

법조계에 따르면 킹은 작년 10월 서울 마포구에서 폭행 사건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순찰차 문을 수 차례 걷어차 망가뜨린 혐의로 기소됐고 올해 2월 서울서부지법에서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았다.

킹은 군복무 중 한국 국방훈장 등 훈장 3개를 받았는데 주한미군이 흔히 받는 훈장들로 알려졌다.

미 군사전문매체 밀리터리닷컴은 2년 동안 복무한 킹의 계급이 이등병인 것은 징계 등으로 진급이 보류됐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미 육군에서 12개월간 복무한 이등병은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자동으로 일병으로 진급한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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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경비구역 판문점 병사
[연합뉴스TV 제공]


◇ 공항에서 어떻게 JSA까지 갔나 '미스터리'…사전에 치밀하게 준비했을 가능성

킹이 미국행 비행기를 타기 위해 공항까지 호송됐지만 갑자기 JSA 견학에 참여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미국 당국자들은 그가 추가 징계 등을 위해 17일 텍사스주 포트블리스로 이송될 예정이었지만 공항에서 비행기를 타지 않았다고 밝혔다.

CNN 방송에 따르면 킹은 구금 상태에서 풀려난 뒤 미군에서 행정적으로 격리될 예정이었다.

이와 관련해 미 당국자는 킹이 미국으로 돌아가기 위해 공항까지 호송됐으나 호송 인력이 공항에서 세관까지 킹을 따라갈 수 없었고, 혼자 남겨진 킹이 공항을 떠날 수 있었다고 CNN에 전했다.

킹은 호송될 때 수갑을 차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공항을 벗어난 킹은 민간 여행사의 JSA 견학에 참여했고, 판문점 내 한 건물을 견학할 때 갑자기 월북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언론에 따르면 같은 투어 그룹에 속해있었다는 목격자는 "판문점의 한 건물을 견학했을 때였다"며 "이 남성이 갑자기 크게 '하하하' 웃더니 건물 사이로 뛰어갔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당시 투어 가이드들이 킹을 뒤쫓았지만 잡지 못했고 북한 병사들이 그를 구금했다고 한다.

JSA 견학 당시 킹은 사복 차림이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킹이 어떻게 공항을 바로 빠져나와 JSA 견학에 합류할 수 있었는지 그 경위는 아직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았다.

다만 JSA 견학이 신원 확인 등으로 신청 당일 참여가 어려운 점을 감안할 때 킹이 사전에 치밀하게 월북 계획을 세웠을 가능성에 무게가 쏠린다.

폭스뉴스는 킹이 구금돼 있을 때 "미국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는 말을 했다고 당국자를 인용해 전했다.

미군 당국자들은 킹이 고의로 북한에 들어갔다고 밝혔지만 그가 JSA 견학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된 상세 경위를 설명하지 않았다.

유엔군사령부는 평소 일주일에 4회(화·수·금·토), 한 번에 40명씩 한국인과 미국인 등을 대상으로 JSA 견학 프로그램을 운영해왔지만 사건 직후 이 프로그램을 취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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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미군 병사 월북 상황
(서울=연합뉴스) 반종빈 기자 = 한미가 확장억제 협의체인 핵협의그룹(NCG)을 출범하고 미국 전략핵잠수함이 부산항에 입항한 날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견학하던 미국인 1명이 월북했다. 유엔군사령부는 18일 SNS를 통해 "공동경비구역을 견학하던 미국인 한 명이 무단으로 군사분계선을 넘어 월북하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bjbin@yna.co.kr 페이스북 tuney.kr/LeYN1 트위터 @yonhap_graphics


◇ 미국 모친 "그럴 애가 아닌데…"

킹은 미국 중북부 위스콘신주 러신시 출신으로, 그의 모친은 ABC 방송과 인터뷰에서 아들의 월북 소속에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그녀는 아들의 월북 당일 군에서 소식을 전해 왔다며 "트래비스가 그렇게 할 줄 몰랐다"라고 말했다.

아들과 수일 전 통화했다는 모친은 "아들이 조만간 포트블리스로 돌아갈 예정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그녀는 "트래비스는 자랑스러운 아들"이라며 "내 아들이 미국으로, 집으로 돌아왔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noj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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