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폰 시장에서 가장 인기 있는 애플 아이폰12./조선비즈 |
글로벌 IT 수요 부진으로 휴대폰 시장의 성장이 정체된 가운데 중고폰 시장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한국, 일본, 중국, 인도 등에서 중고 아이폰 수요가 큰 상황이다.
18일 시장조사업체 CCS 인사이트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수리와 리퍼비시(재정비)된 폰 등을 아우르는 중고폰 시장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 성장한 133억달러(16조8258억원)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신규 스마트폰 시장은 전년보다 2% 역성장했다.
케인 맥케나 CCS 인사이트 연구원은 “중고 아이폰에 대한 수요가 큰 일본, 인도, 한국, 중국을 중심으로 중고폰 시장이 커지고 있다”며 “미국을 제외한 지역에서는 중고폰 공급 부족이 심화되면서 중고폰 시장 성장을 더디다”라고 말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지난해 전 세계 중고폰 시장 규모가 전년보다 5% 성장한 것으로 집계했다. 같은 기간 스마트폰 시장이 12% 역성장한 것과 대조된다. 스마트폰 신제품 가격이 높아지면서 저렴한 중고폰을 찾는 사람이 늘어난 것이다. 시장조사업체 IDC는 지난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이 11.8% 역성장했음에도 리퍼비시폰 출하량은 전년 대비 11.5% 성장했다고 분석했다. ‘리퍼비시폰’은 중고 스마트폰을 회수해 새 것처럼 만들어 재판매하는 상품이다. 사용자가 스마트폰을 반납하면 외관이나 내부 부품 등을 교체해 재포장한 뒤 판매하기에 기존 스마트폰 대비 가격이 30~50% 저렴하다. IDC는 리퍼비시폰 시장이 2026년까지 연평균 10% 성장할 것으로 봤다.
양승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신흥국에서 중저가 스마트폰에 대한 수요를 리퍼비시폰이 잠식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며 “특히 인도와 중남미 지역에서 리퍼비시폰 출하량이 각각 19%, 18% 성장했다”고 분석했다.
그래픽=정서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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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 스마트폰 시장을 지배하는 제품은 아이폰이다. CSS 인사이트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판매된 중고폰 4대 중 3대는 애플 아이폰이나 삼성전자 갤럭시다. 아이폰12가 가장 인기 있는 중고폰 모델이다. 올 1분기 애플은 중고폰 시장에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 성장했다. 중고폰 시장에서 아이폰은 5분기 연속 성장을 이어간 반면 삼성전자는 올 1분기 중고폰 시장에서 전년 대비 21% 역성장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중고폰 시장 점유율은 아이폰이 49%를 차지했다. 전년보다 5%포인트(P) 증가한 수치다. 중고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같은 기간 28%에서 26%로 줄었다.
케인 맥케나 CCS 인사이트 연구원은 “생활비가 치솟는 가운데 지속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맞물리면서 중고폰 시장이 커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중고폰이 탄소 배출과 원료 소비를 줄여 환경에 덜 해롭다는 이점을 제공한다는 이야기다.
안상희 기자(hug@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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