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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선거제 개혁

결국 못지킨 김진표의 '선거제 합의' 시한…선거 닥쳐야 지각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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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서울=뉴스1) 황기선 기자 = 김진표 국회의장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75주년 제헌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고 있다. 2023.7.17/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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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가 제75주년 제헌절을 맞은 17일까지도 내년 국회의원 선거에 적용할 선거제도 개편 합의안을 도출하지 못했다. 앞서 김진표 국회의장이 이달 15일까지 최종 합의안을 마련해달라고 촉구했음에도 여야가 당론조차 정하지 못할 정도로 의원들간 이견이 큰 상황이다. 이달은 커녕 연말까지도 합의를 장담할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18일 국회에 따르면 김 의장은 전날 국회에서 열린 제헌절 경축식에 참석해 다시 한 번 선거제 개편 협상을 조속히 끝내 달라고 재차 당부했다.

김 의장은 경축사를 통해 "지난 시간 우리 국회는 선거제도 개편을 위해 노력해왔다"며 "이미 선거구 획정 시한을 석 달 넘게 넘긴 만큼, 최단 시간에 협상을 마무리해 주시기를 당부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간 우리 국회는 '초당적 정치개혁 의원모임'을 만들었고, 19년 만에 전원위원회를 열어 열띤 토론도 벌였다"며 "상반기 내내 충분한 토론과 숙의 과정을 거친 만큼 협상을 신속히 마무리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내년 4월 총선에 적용할 선거구 획정 등 공직선거법 개정의 법정 시한은 선거일 1년 전인 지난 4월19일 이었다. 이미 3개월이 지난 상황이지만, 법정 시한을 넘겨도 개정 및 적용이 불가능한 건 아니다. 김 의장은 지난 3일 여야 원내수석부대표와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간사로 구성된 '2+2 협의체'를 발족하면서 이달 15일까지 선거제 협상을 끝낼 것을 제안했다.

여야 협상이 끝나면 오는 17일 협상 결과를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로 이관하고, 본회의 의결 절차를 밟겠다는 구상이었다. 선거법 개정이 7월 중 끝나야 8월 중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서 선거구 획정을 마무리 지을 수 있다는 계산에서다. 오는 9월 정기국회부터는 진행될 의사일정이 많은 만큼 그 전에 선거제 개편을 끝내지 못할 경우 연말까지도 밀릴 가능성이 크다. 일각에선 이번에도 선거가 코앞에 다가와야 선거구를 획정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국회는 역대 선거구 획정과 관련, 18대 총선에선 선거일 47일을 앞두고 지각획정했으며 △19대 44일 △20대 42일 △21대 39일을 남은 시점에서야 획정작업을 마무리한 바 있다.

현재 정개특위는 선거제 개편과 관련한 3가지 결의안을 마련하고 지난 4월 국회의원 모두가 참여하는 전원위까지 열었으나, 최종 합의안 도출을 위한 전원위 소위 구성 협상이 결렬됐다. 이에 여야는 김 의장의 중재로 여야 2+2 협의체를 본격 가동했음에도 좀처럼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도농복합형 중대선거구제+연동형 비례대표제', 민주당은 '소선거구제+비례대표제'를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당론으로 확정을 하지 못하고 있다. 당내에서도 의원들 사이에 의견차가 큰 탓이다. 여기에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비례대표 축소를 통한 국회의원 정원 감축을 주장하면서 셈법은 더욱 복잡해졌다.

지난 14일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양당 당론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협상하다 보니 진전이 쉽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시간이 지나고 상황이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판단이 있다면 결국 양당 지도부 차원의 협상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원내대표도 "여야가 책임감 있게 이 문제를 접근해야 한다는 의식을 갖고 있다"며 "극단적 대립 정치를 해소하기 위한 중차대한 과제에 대한 답을 양당과 국회가 찾아내야 한다는 절박한 인식이 있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선거제 개편은 당대표와 원내대표 등 각 당 지도부의 논의가 필요한 사안이기 때문에 국민의힘 지도부가 방미 일정을 마친 후에나 본격적인 협상이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이마저도 최근 집중호우로 인한 수해가 대규모로 발생하면서 복구지원, 대책 마련 등에 집중할 수밖에 없어 선거제 개편 논의는 후순위로 밀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달 중 선거제 개편 관련한 여야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9월 정기국회 개의전 선거구 획정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게 정치권의 관측이다. 최악의 경우 연말까지도 선거구 획정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일각에선 현행 선거제를 그대로 유지하는 대신, 각 당에서 '위성정당을 만들지 않겠다'는 선언으로 개편 논의를 마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선거구 획정이 늦어질 수록 출마 후보자들의 혼란이 커지는 한편, 당 입장에서도 공약 등 지역별 맞춤 전략을 세우는 데 어려움을 클 수밖에 없다.

한 여당의원은 "의원마다 '당선'이라는 첨예한 이해관계가 걸려있는 만큼 선거제 개편에 대한 생각이 다 달라 각 당에서 하나의 의견을 당론으로 모으는 것조차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현재로선 연말이 돼서야 지각 합의에 이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 국회의원선거구획정위원회(획정위)가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 제출한 '획정 기준 불부합 지역선거구 현황'에 따르면 인구 상한선(27만 1042명)을 초과한 선거구는 18곳, 하한선(13만 5521명)을 미달한 선거구는 11곳으로 집계됐다.

상한선을 초과한 선거구는 분구, 하한선 미달 선거구는 합구 대상이다. 분구 대상은 △서울 1곳(강동구갑) △부산 1곳(동래구) △인천 1곳(서구을) △경기 12곳(수원시무·평택시갑·평택시을·고양시을·고양시정·시흥시갑·하남시·용인시을·용인시병·파주시갑·화성시을·화성시병) △충남 1곳(천안시을) △전북 1곳(전주시병) △경남 1곳(김해시을) 등이다.

반대로 합구 대상은 △부산 3곳(남구갑·남구을·사하구갑) △인천 1곳(연수구갑) △경기 2곳(광명시갑·동두천시연천군) △전북 3곳(익산시갑·남원시임실군순창군·김제시부안군) △전남 1곳(여수시갑) △경북 1곳(군위군의성군청송군영덕군)이다.

민동훈 기자 mdh524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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