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대사, 한미훈련과 폭격기 전개 거론하며 "美, 핵전쟁 직전으로 몰아"
황준국 "안보리 무시하는 나라에 터무니없는 선전 기회…매주 제재 위반"
안보리서 발언하는 북한 대사 |
(뉴욕=연합뉴스) 강건택 특파원 = 북한의 최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13일(현지시간)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의에서는 남북 대표가 각각 나서 신경전을 벌이며 논리대결을 펼쳤다.
5년 7개월 만에 안보리 회의에 참석한 북한 대사가 ICBM 발사가 "이웃 국가들의 안보에 부정적 영향을 주지 않았다"고 강변하자, 한국 대사는 "어떻게 이웃들이 ICBM 발사를 안전하게 여길 수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맞섰다.
이날 오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회의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낸 김성 주유엔 북한대사는 지난 12일(한국시간) 북한의 화성-18형 발사에 대해 "주권 국가의 자위권 행사"라고 주장했다.
북한 대사가 안보리 회의장에서 발언한 것은 2017년 12월 자성남 당시 대사 이후 처음이었다.
김 대사는 이러한 권리가 유엔 헌장에 명시돼 있다며 미국과 유럽의 안보리 소집이 "유엔 헌장에 위반되는 모순적인 행동이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그는 지난 4월 '워싱턴 선언'과 대규모 한미 연합군사훈련, 핵잠수함과 전략폭격기 전개 등을 언급하면서 "핵자산을 포함한 이런 행위들은 지역 정세를 핵전쟁의 벼랑 끝까지 몰고 가는 위험한 행동"이라고 비난했다.
특히 김 대사는 "미국이 한국에 40년 만에 처음으로 핵무기를 다시 배치하려고 시도하고 있다"며 강한 경계심을 드러냈다.
이와 같은 반응은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이 미국의 선제적 위협에 따른 자위적 차원이라는 기존의 논리를 반복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대사는 이날도 "미국의 적대시 정책"을 거론하면서 미국의 이러한 조치들이 "국제 평화와 안보에 해가 된다"고 주장했다.
안보리서 발언하는 황준국 주유엔대사 |
곧이어 발언자로 나선 황준국 한국 대사는 이에 맞서 북한의 잦은 탄도미사일 발사를 "가장 강력한 용어로 규탄한다"고 말했다.
황 대사는 '이웃 국가에 해가 안 된다'는 북한 측 주장을 반박하면서 "안보리 권위를 전면 배격하는 한 회원국이 터무니없는 선전선동을 퍼뜨릴 기회를 얻은 것은 아이러니한 일"이라며 북한을 맹비난했다.
북한이 작년 이후 90기 이상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일주일에 한 번 이상 안보리 결의를 위반한 것"이라면서 안보리가 거의 매달 북한 문제를 논의하면서도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한 점을 개탄하기도 했다.
황 대사는 "국제 사회의 북한 비핵화 의지가 북한의 핵무기 개발 의지보다 강하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줄 필요가 있다"며 "단합된 한 목소리의 규탄과 국제 제재만이 북한을 압박할 수 있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일부 국가의 '제재 구멍'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북한 핵개발과 인권 침해는 "동전의 양면"이라며 안보리에서 북한 인권 상황에 관한 공식회의 재개도 요청했다.
firstcirc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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