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재해법 실형 1호 한국제강 대표, 항소심서 “집행유예해 달라”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첫 실형을 받은 한국제강 대표이사가 12일 부산고등법원 경남 창원재판부에서 열린 항소심 첫 공판에서 선처를 구했다.

재판부에 따르면 대표이사 A 씨는 지난해 3월 16일 경남 함안의 한국제강에서 크레인 작업 중이던 협력업체 소속 60대 B 씨가 1.2t 무게의 방열판에 다리가 깔려 숨진 것과 관련해 안전조치 의무를 다하지 않은 혐의로 기소됐다.

지난 4월 26일 창원지법 마산지원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으며 한국제강 법인에는 벌금 1억원, 하청업체 대표에겐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란 판결이 떨어졌다.

실형을 받은 A 씨 측은 판결에 불복해 지난 4월 27일 항소장을 제출했다.

부산고등법원 창원재판부. [사진=이세령 기자]

항소심 첫 공판에서 A 씨 측 변호인은 다른 중대재해처벌법 관련 1심 재판 결과를 들며 “다른 사건보다 형이 너무 무겁다”라고 했다.

“1심 선고 후 외부 기관에 안전 컨설팅을 맡겼고 안전 인력과 예산을 모두 늘리는 등 안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A 씨에게 집행유예, 한국제강 법인에 감형된 벌금을 선고해 달라”고 했다.

“1, 3호 판결 모두 법 위반 사항이 A 씨보다 더 많은데도 피고인들이 집행유예를 받았다”며 “1~3호 사건 모두 공소사실을 인정하고 유족과 합의했으나 유독 이 사건 피고인에게만 실형이 선고됐다”라고 양형 부당을 주장했다.

중대재해처벌법 1호 판결로 불리는 온유파트너스 사건은 대표이사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 법인은 벌금 3000만원의 판결이 나왔다.

3호 판결인 시너지건설 사건에서는 대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 법인 벌금 5000만원이 선고됐다.

1심 당시 재판부는 “한국제강에서 그동안 산업재해가 빈번히 발생했으며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에도 안전책임을 다하지 않아 이번 사건이 발생했다”며 “노동 종사자의 안전을 위협하는 구조적 문제가 드러난 것으로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라고 판시했다.

항소심 공판에서 검사는 A 씨에게 징역 2년, 한국제강에 벌금 1억5000만원을 구형했다.

A 씨 측은 지난주에 청구한 보석을 인용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재판부가 허용하지 않았다.

A 씨에 대한 항소심 선고는 오는 8월 23일 오후 2시에 열릴 예정이다.



영남취재본부 이세령 기자 ryeo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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