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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도 너무 달라" 화제의 소셜 앱 블루스카이와 스레드, 직접 써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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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도 너무 달라" 화제의 소셜 앱 블루스카이와 스레드, 직접 써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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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은 트위터, 아니 일론 머스크였다. 2022년 10월 트위터를 인수한 후 머스크는 하루아침에 인력 절반을 해고했다. 서비스의 질이 급격히 하락했고, 여러 가지 정책이나 규칙이 계속 바뀌면서 사용자에게 혼란을 안겼다.

갑자기 서드파티 API 제공을 거부해 트윗로직스, 트윗봇 등 10년 이상 트위터 플랫폼과 공생해 온 유명 서드파티 앱이 하루아침에 서비스를 중단하기도 했다. 이렇듯 머스크 체제의 트위터는 수익 정상화를 외치면서 유료 요금제와 다양한 새 기능을 발표했지만, 한편으로는 정책에 일관성이 없어 신뢰하기 어렵다는 평을 듣고 있다.
트윗로직스가 올해 초 12년간의 서드파티 트위터 앱 서비스를 종료한다고 발표했다. ⓒ Tweetlogix

트윗로직스가 올해 초 12년간의 서드파티 트위터 앱 서비스를 종료한다고 발표했다. ⓒ Tweetlogix



트위터의 위기는 다른 소셜 네트워크 앱의 기회다. 15년 전 트위터를 처음 만든 전 CEO 잭 도시는 이제 블루스카이라는 또 다른 단문 메시지 네트워킹 앱을 운영하고 있다. 블루스카이는 2022년 말부터 베타 버전으로 운영되고 있다. 단문 메시지 앱이라는 정체성을 그대로 간직하면서 장점을 추가한 서비스지만, 가입이 쉽지 않아 많은 이가 궁금해하는 앱이다.

머스크의 실책을 가장 반긴 이는 아마도 메타 CEO 주커버그가 아닐까? 페이스북 외에 와츠앱과 인스타그램을 인수했지만 당초 예상한 만큼의 시너지는 없었다. 메타버스에 주목해 사명까지 바꿨지만 큰 재미를 보지 못했고, 최근 AI 경쟁에도 뒤처졌다. 영업 손실과 매출은 지속적으로 하락했으며, 2023년 2월에는 '효율성의 해'를 목표로 대규모 정리해고를 발표했다.
각종 소셜 네트워킹 앱 ⓒ ITWorld

각종 소셜 네트워킹 앱 ⓒ ITWorld



그러나 지난주 목요일 인스타그램 생태계 속 텍스트 기반 대화 앱으로 발표된 스레드(Threads)는 폭발적인 가입률을 보였다. 발표 당일에만 3,000만 명, 주말을 지나면서 7,000만 명 이상이 가입했고 곧바로 최단시간 1억 명이 가입한 앱이 되었다. 초기 정체성을 잘 확립하고 기대에 부응한다면 '텍스트 버전 인스타그램'이 될 가능성을 안고 있다.

소문이 무성한 화제의 두 앱, 블루스카이와 스레드를 사용하면서 받은 첫인상과 각 앱만의 특징과 알아 둘 점을 정리했다.

초대 받은 자들만의 조용한 정원, 블루스카이 소셜(Bluesky Social)

ⓒ Bluesky Social

ⓒ Bluesky Social



머스크의 변덕스럽고 비상식적인 운영에 시달리고 있는 트위터 사용자에게는 현재 2가지의 대안이 있다. 하나는 분산형 소셜 네트워크 마스토돈이고, 다른 하나는 트위터와 정체성이 거의 비슷한 블루스카이다.

마스토돈은 한 업체가 영리적 목적으로 운영하는 하나의 플랫폼이 아니라, 수천 개의 독립적인 서버/인스턴스가 느슨하게 연결된 그물 같은 서비스다. 직접 사용해 본 결과 블루스카이는 트위터와 마스토돈 중간에 있는 섬 같았다.

3주 전 어느날 블루스카이 초대장이 날아왔다. 전 트위터 CEO가 새 소셜 네트워크 앱을 개발 중이라는 소식을 듣고 대기 명단에 이름만 올려 둔 상태였다. 알고 보니 기존 사용자에게 2주에 1장씩 신규 초대 코드를 발행하는 베타 상태로 운영되고 있었다. 초대 코드를 묵혀두다가 가입을 시도해 보니 일시적으로 신규 가입을 보류한다는 메시지가 나타났다. 알고 보니 트위터가 트윗덱을 유료화하고, 일반 사용자의 일일 API 요청을 600건 한도로 제한해 일정한 양을 넘어서면 타임라인이 멈춘 채 갱신되지 않는 개악을 단행한 직후 블루스카이에 가입자가 몰린 시점이었다.


이틀 정도 지난 후 블루스카이는 다시 가입을 받기 시작했다. 기본 계정명은 "@아이디.bsky.social"로 이루어진다. 초대 코드를 쓰면 초대한 사람에게도 가입 알림이 발송되고, 어떤 계정을 팔로우할지 몰라서 막막한 사람에게 초대자의 계정도 알려 준다. 보증인이자 첫 친구 같은 느낌이다.
블루스카이의 프로필 페이지와 타임라인 구성. 트위터와 매우 흡사하다. ⓒ Bluesky Social

블루스카이의 프로필 페이지와 타임라인 구성. 트위터와 매우 흡사하다. ⓒ Bluesky Social



헤더, 프로필 사진, 닉네임, 아이디, 팔로워/팔로잉/게시물 수, 자기 소개 등 개인 프로필 페이지 기본 구성은 트위터와 놀라울 정도로 똑같다. 스키츠(skeets) 또는 포스트라 불리는 단문 게시물(최대 300자)을 올릴 수 있고, 팔로우하는 계정의 게시물로 이루어진 타임라인, 검색 탭, 알림 탭, 좋아요, 리트윗, 멘션 등 트위터의 기본 기능을 그대로 가져왔다. 피드, 포스트, 리포스트 등의 고유 명사만 약간 다르다. 아직 사용자간 쪽지 기능인 다이렉트 메시지(DM)가 없고, 동영상이나 .gif 파일은 업로드할 수 없다. 체감상 트위터보다 이미지 업로드에 아주 약간 더 시간이 걸리는 것 같았다.
전자책과 독서라는 단어가 들어간 블루스카이 포스트를 모아 보는 맞춤형 피드 만들기. ⓒ ITWorld

전자책과 독서라는 단어가 들어간 블루스카이 포스트를 모아 보는 맞춤형 피드 만들기. ⓒ ITWorld



2주 이상 블루스카이를 사용해 본 결과 트위터와의 가장 큰 차이는 맞춤형 피드였다. 왼쪽 주 메뉴 중간에 있는 마이 피드(My Feeds)에서 '좋아요'를 누른 목록, 팔로워 사이에 화제가 되는 포스트, 최신 화제(What's Hot) 등 트위터의 트렌드 같은 목록을 선택할 수 있다. 또는 @redsolver.net이라는 사용자가 만든 skyfeed.app에서 트위터의 리스트와 유사한 구독 목록을 만들어 활용할 수 있다. 리포스트를 제외한 '수제 포스트'만 보여주는 더욱 정제된 피드도 볼 수 있다. 그러나 블루스카이의 검색 기능은 최대 7일까지만 작동한다.


아이디를 핸들이라고 하는데, @아이디. 뒤에 자신이 소유한 도메인을 붙일 수도 있다. namecheap 등 무료 도메인 생성 서비스를 사용하면 자신만의 아이디를 만들 수 있다. 정부기관이나 기업 입장에서도 편리하다. 예를 들어 Foundry에서 소속 미디어인 PCWorld, ITWorld 기자의 공식 계정을 @아이디.foundry나 @아이디.itworld.co.kr로 허용한다면 미디어의 특성과 공식 계정임을 바로 나타낼 수 있을 것 같다. 머스크 치하의 트위터에서는 월 1만 1,000원(8달러) 이상을 지불해야 얻는 효과다.

접근 쉽지만 적응은 어려운 스레드(Threads)

메타가 만드는 또 다른 단문 메시지 앱이 iOS와 안드로이드에 출시된다는 소식을 듣고, 앱 스토어에 출시 알림을 설정헸다. 이름이 똑같은 다른 앱이 이미 있어서, 'threads, an Instagram app'이라는 항목을 선택해야 한다. 인스타그램은 스냅챗과 틱톡을 열심히 모방하는 동영상 기능과 게시물처럼 보이는 광고를 대폭 늘렸는데, 그러다 보니 피곤해져서 한동안 사용하지 않고 있었다.
인스타그램 ID가 있어야 스레드에 가입할 수 있다. ⓒ ITWorld / Meta

인스타그램 ID가 있어야 스레드에 가입할 수 있다. ⓒ ITWorld / Meta



로그인 화면부터 웃음이 났다. 인스타그램 계정으로만 로그인/가입할 수 있게 되어 있었다. 게다가 어떤 이유에서인지 인스타그램 계정이라고 해도 모두 허용되는 것이 아니었다. 처음에는 인스타그램 아이디 연동이 거부됐다가, 인스타그램의 개인 정보 설정에서 이메일과 생년월일을 재확인한 후 다시 스레드 가입을 신청했더니 가능했다. 전화번호는 예전 그대로 연락처로 추가하지 않은 상태다. 인스타그램 아이디가 그대로 연동됐다.

가입 과정에서 스레드의 작동 방식 안내창이 나타났는데, 스레드와 인스타그램 정보를 모두 활용해 개인 맞춤화된 광고를 제공하겠다는 설명이 제일 상단에 있다는 것이 의미심장했다.
ⓒ ITWorld / Me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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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그램 아이디와 팔로우 관계가 그대로 연동된다는 것은 어떤 면에서는 매우 편하다. 거대 계정일수록 그럴 것 같다. 인스타그램에서의 영향력을 그대로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반대로 인스타그램 계정이 없는 신규 사용자가 적응하기는 어려워 보였다.

첫인상은 좋지 않았다. 기존 팔로잉이 유지되고 알 수도 있는 계정, 인스타그램에서 관계가 있었던 계정을 제안하기도 하지만, 기본 타임라인은 팔로잉이 0인 상태인데도 모르는 계정, 콘텐츠 마케팅 계정, 기업이나 유명인 계정을 마구잡이로 보여주었다. 포스트 3개마다 끼어드는 인스타그램 광고와 마찬가지 알고리즘이 적용되는 것 같았다.

그 때문에 썰렁하거나 휑하더라도 조금씩 보고 싶은 계정을 추가해가면서 자기만의 피드를 만들어 나가고 싶은 의욕이 꺾였다. 관심 없는 마케팅 계정, 모르는 연예인이나 인플루언서 계정이 우르르 쏟아져 처음에는 놀랐고 메커니즘을 추측하고 나자 다른 글을 더 보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았다. 전혀 모르는 사람인 일반인의 사적인 사진이 올라왔을 때 제일 불쾌감이 컸다. 내가 올리는 가족 사진도 모르는 사람의 피드에 '추천'이나 '제안', '광고' 등 아무런 표시도 없이 노출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사용자는 이용 약관에 동의했을 것이다.

블루스카이 CEO 잭 도시는 "스레드가 홈 피드 구성 알고리즘을 선택하지 않을 버튼을 만들지 않은 것은 전혀 놀랍지 않다. 인스타그램을 보라"라고 비꼬았다. 한 메타 개발자는 메타의 주요 소셜 플랫폼은 알고리즘 기반 피드와 팔로잉 기반 연대순 피드를 모두 제공하며, 스레드 출시 시점에는 팔로잉 피드가 빠져있지만 수정 기능 등과 함께 나중에 추가될 것이라고 말했다.
ⓒ Meta

ⓒ Meta



스레드의 게시물에도 사진을 추가할 수 있지만, 1:1 비율이 아니라서인지 홈 피드에 노출되는 사진 크기가 인스타그램보다 크다. 그래서 텍스트와 사진의 상하 위치가 바뀐 것 빼고는 인스타 그램과의 차이가 확연하지 않다고 느꼈다. 좋아요, 답글, 리포스트(리그램), 스토리에 추가하기(Add to story) 같은 게시물 후속 동작 아이콘도 인스타그램과 유사하다. 최대 500자로 입력할 수 있는 글자 수가 더 많지만, 텍스트가 훨씬 큰 비중을 차지하는 트위터, 블루스카이와는 조금 다른 느낌이다.

스레드도 현재 DM 기능이 없고, 해시태그가 불가능하며, 최대 10장의 사진과 5분 길이의 동영상을 업로드할 수 있다. 그 외 스레드 가입자가 꼭 알아둬야 할 점이 있다면, 현재로서는 일단 한번 스레드에 인스타그램 계정을 입력하고 가입하면, 스레드만 단독으로 탈퇴할 수 없다는 것이다. 스레드를 탈퇴하는 방법은 인스타그램 계정을 삭제하는 것뿐이다. 무기한 계정 비활성화는 가능하다.

현재 유럽연합 국가의 앱스토어에는 스레드 앱이 출시되지 않았다. 2022년 3월 유럽연합 의회를 통과한 디지털 시장법(DMA)의 존재 때문이다. 유럽연합은 전 세계적으로 많은 사용자의 데이터를 처리하고 그로부터 수익을 얻는 거대 기술 기업에 무거운 책임을 묻는 정책을 펼쳐왔다. 일명 잊힐 권리를 인정했고, GDPR과 더불어 디지털 시장법에서도 거대 기술 기업에 데이터 수집과 처리, 보관에 대한 책임을 요구하고 영향력을 제한한 바 있다.

개인정보 메뉴를 찾아보았다. 자동으로 인스타그램 앱의 보안, 개인정보, 설정 상태 페이지로 연결됐다. 처음에 안내한 것처럼 "스레드 앱은 인스타그램 플랫폼에 속하"기 때문일 것이다. 두 앱이 인스타그램 기준으로 같은 정보, 광고 설정, 연락처를 사용하므로 이참에 인스타그램의 광고 설정이나 제공 정보 등을 다시 한번 살펴 보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

"블루스카이는 보류, 스레드는 아웃"

블루스카이는 영상이나 사진보다 텍스트를 선호하는 사람에게 적합하다. 입력 글자 수가 트위터보다 조금 늘었지만 너무 길다고 생각되지는 않았다. 2주 전 API 제한 사태로 한국인 가입도 대폭 늘었다고 하는데 타임라인(스카이라인)은 아직 썰렁하다. 그러나 앱을 지우지는 않고 조금 더 두고 보기로 했다.

스레드 계정은 조금 고민하다가 비활성화했다. 인터페이스는 간결한데도 어쩐지 정돈된 인상이 덜했다. 사용자 역시 인스타그램에서처럼 말하고 사용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기 게시물 하나에 몇십 개의 댓글이 달려 있지만, 참여해서 대화를 이끌어나가게 만드는 매력이 부족하다는 느낌이었다.
부작용도 단점도 있지만, 소셜 네트워크는 여전히 가장 빨리 지구 반대편의 속보나 최신 스포츠 경기 결과를 입수할 수 있는 곳이다. 스냅챗, 틱톡, 인스타그램, 유튜브 같은 이미지와 영상 앱 외의 다른 선택지가 늘어나는 것도 사용자 입장에서는 나쁘지 않다. 다만 개인정보 공유 범위, 어떤 소식을 얼마나 믿을 것인가에 대해 더 확실한 의견과 원칙을 생각해야 할 때다.
erin_hur@idg.co.kr

허은애 기자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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