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위원들, 매파적 발언 재개
중국 6월 PPI 5.4% 하락, 디플레 우려 커져
미국 뉴멕시코주 러빙턴 인근의 한 유전에서 펌핑잭이 석유를 뽑아올리고 있다. 러빙턴/AP뉴시스 |
국제유가는 중국 경기둔화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우려에 하락했다.
10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8월물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 대비 0.87달러(1.18%) 하락한 배럴당 72.99달러에 마감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9월물 브렌트유는 0.78달러(1%) 내린 배럴당 77.69달러로 집계됐다.
BOK파이낸셜의 데니스 키슬러 수석 부사장은 CNBC방송에 “투자자들은 높은 금리에 매우 긴장하고 있다”며 “일부는 지난주 상승 이후 차익실현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준은 이달 말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현재로선 지난달 금리를 동결했던 연준이 인상을 재개할 것이라는 시선이 지배적이다. CME그룹에 따르면 이달 연준이 0.25%포인트(p) 인상할 확률은 92%에 달한다. 금리가 오를수록 경기침체 압박이 커지면서 석유 수요 감소와 유가 하락을 부추길 수 있다.
연준 위원의 매파적 발언도 계속되고 있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브루킹스연구소가 주최한 행사에서 “지속 가능한 2% 경로를 따라 인플레이션을 되돌리려면 올해 금리를 몇 차례 더 올리는 게 필요할 것”이라며 “올해 인플레이션 위험이 과거보다 균형을 찾았지만, 연준은 할 일이 더 많다”고 지적했다.
마이클 바 연준 부의장 역시 초당적정책센터(BPC) 연설에서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너무 높다”며 “(목표치에) 가까워졌다고 말하고 싶지만, 아직 할 일이 조금 남았다”고 덧붙였다.
중국 경제지표가 부진한 점도 유가에 영향을 미쳤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6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전년 동월 대비 5.4%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낙폭은 전월과 시장 전망치보다 컸다. 소비자물가지수(CPI)는 0%를 유지했다. 중국의 경기회복이 부진한 데 이어 디플레이션 우려까지 커지면서 석유 수요 감소에 대한 불안도 가중하고 있다.
다만 지난주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추가 감산을 발표한 탓에 유가 하락 폭은 제한됐다고 CNBC는 짚었다. 앞서 사우디 국영 SPA통신은 에너지부 관계자를 인용해 사우디가 최소 8월 말까지 하루 100만 배럴 감산 정책을 유지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알렉산드르 노박 러시아 부총리는 러시아가 8월 자발적 감산량을 하루 50만 배럴 추가한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3월부터 50만 배럴을 감산하고 있었다.
[이투데이/고대영 기자 (kodae0@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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