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호처, 대통령 동선중심 상시 탐지
나머지 공간은 휴대용 장비로 점검
비서동 분리됐던 靑보다 보안 강화
첨단화·은신술 발달된 도감청 기술
비정기적 점검으론 완벽차단에 한계
기재부, 보안 관련 예산 확대 소극적
대통령실 비서실 차원 결단 있어야
윤석열 대통령 집무실이 있는 서울 용산 청사. 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경호처 “청사전역 상시보호 검토”
경호처는 대통령실에 대한 미국의 도청 의혹 논란이 불거진 뒤 청사 전역에 대한 상시 방어 필요성을 인지하고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현재는 윤석열 대통령의 동선을 중심으로 24시간 가동되는 도감청 방지 설비를 구축하고 있고, 나머지 공간은 휴대용 장비를 통한 방문 탐지 방식으로 대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최신 도청 기기는 원격으로 조종 가능한 온·오프 기능이나, 일정 시간 지속되는 사람의 대화를 인지하고 그때만 켜지는 등 은신술이 발달해 24시간 작동하며 전파를 탐지하는 상시 장비 없이는 완벽 방어가 불가능하다. 또 도청은 내부자 소행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 불시 점검의 한계가 있다. 현재 대통령실은 고위직인 일부 수석급에 대해서도 상시 관리가 어려운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행정부 최고 기관으로서 국정 전반을 관장하는 대통령실 업무 자체가 보안 사항에 해당하고, 고위급이 아닌 직원의 업무로도 대통령 동정과 주요 정보가 외부에 노출될 수 있는 점에서 도감청을 방지하는 상시 관리 범위를 넓혀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비서실 전체를 대상으로 한 고정 탐지 설비 확대는 경호처뿐 아니라 대통령실 비서실 차원의 결단이 있어야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기획재정부는 현재 내년도 예산 편성에서 감축 기조를 유지하며 보안 예산 확대에 소극적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청와대 시절도 도감청 취약 지적
현재 대통령실의 도감청 방지 설비는 청와대 시절에 준해 도입된 것으로 전해졌다. 과거 청와대도 상시적인 도감청 대비는 주로 대통령의 집무 및 거주, 회의 공간 위주로 이뤄졌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 인해 용산 대통령실의 보안이 청와대보다 강화된 것이 맞는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한다.
독채 형식으로 대통령 공간이 분리됐던 청와대와 달리 모든 비서 공간이 대통령이 사용하는 건물에 들어왔기 때문이다. 경호처 주도로 이뤄지는 도감청 방지만 해도 대통령 동선이 최우선 순위로 관리되고 있어 한 건물에서 대통령과 참모가 수시로 오가는 등 접촉 면적이 넓어지면 상시 관리 범위도 늘어나게 된다. 대통령 공간이 섬처럼 분리됐던 과거 청와대는 도감청 취약 지대가 더 많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다만 청와대보다 물리적 범위가 좁아진 용산 대통령실로 이전했음에도 전역에 대한 상시 도감청 탐지가 미비한 것으로 드러나며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경호처는 “대통령실의 용산 이전 과정에서 주요 직위자 및 회의실 등에 최적의 도감청 방지 장비를 갖추었고, 또한 용산 청사를 폭넓게 모니터링하는 시스템이 구축돼 있다”며 “이러한 도감청 방지 장비와 모니터링 시스템은 철저한 관리를 통해 설치·운용되고 있고 이는 청와대(시절)보다 월등한 성능의 신기술을 적용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 대통령뿐 아니라 주요 직위자, 회의 공간에 고정 도감청 방지 설비를 구축했다고 밝혔지만, 자원이 한정된 상황에서 24시간 가동되는 탐지 장비의 대부분은 대통령 동선에 집중 투입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직위자란 비서실장과 국가안보실장, 경호실장 등 3실장과 기밀 정보를 다루는 일부 참모를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대통령실과 정부에 대한 도청 또는 시도 건수는 드러난 사례보다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정부는 국가정보원의 ‘대도청 측정 결과를 비공개 대상 정보로 지정·관리한다’는 정보보안기본지침에 따라 많은 사례를 비밀 처리하고 있다.
이현미·곽은산 기자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