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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루먼쇼 실사판...'방출 아픔 슛돌이' 이강인, 파리지앵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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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생제르맹에 입단한 이강인이 태극기를 펼쳐 보이고 있다. 사진 파리생제르맹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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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이강인(22)이 프랑스 파리생제르맹 유니폼을 입고 입단 사진을 찍는 ‘옷피셜(옷+오피셜)’이 떴다.

프랑스 프로축구 파리생제르맹은 9일(한국시간) “이강인과 2028년까지 (5년) 계약 했다. 등번호 19번을 다는 22세 공격형 미드필더는 구단 최초의 한국 선수”라고 발표했다. 이강인이 파리생제르맹 후원사인 명품 디올 수트를 입은 사진, 이강인이 태극기를 펼치고 있는 사진 등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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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올 수트를 입은 이강인. 사진 파리생제르맹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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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서울에서 축구선수 권창훈 결혼식이 참석했던 이강인은 8일 오전 인천공항을 통해 파리로 향했다. 파리생제르맹이 10일부터 프리시즌에 돌입하는 만큼 출국 일정을 앞당겼다. 파리 공항에서 포착된 이강인은 곧바로 파리생제르맹 구단으로 향해 공식 사인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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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인 영입 발표를 예고한 파리생제르맹 인스타그램. 사진 파리생제르맹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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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파리생제르맹은 이날 소셜미디어에 펄럭이는 태극기, 휴대폰 속에 한글로 ‘여기는 파리’라고 적힌 사진을 올리며 이강인 영입 발표를 예고했다. 현재 파리생제르맹 홈페이지와 인스타그램은 이강인 사진으로 ‘도배’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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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인 사진으로 도배된 파리생제르맹 인스타그램. 사진 파리생제르맹 인스타그램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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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살이던 2007년에 예능 ‘날아라 슛돌이’에 출연해 신동으로 이름을 알린 이강인은 10살이던 2011년 스페인 발렌시아에 입단했다. 2019년 9월 18세 나이로 스페인 라리가 데뷔골을 터트렸다. 그해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월드컵 준우승을 이끌며 골든볼을 수상해 ‘골든 보이’란 애칭도 얻었다.

그러나 발렌시아 주전경쟁에서 어려움을 겪었고 교체 아웃된 뒤 벤치에서 얼굴을 감싸며 좌절하기도 했다. 발렌시아는 2021년 라 리가의 Non-Eu(비유럽) 쿼터 3장을 초과하자, 이강인을 방출하다시피 FA(자유계약선수)로 내보냈다. 스페인 마요르카 유니폼을 입고 절치부심한 이강인은 60m 드리블골을 포함해 6골-6어시스트를 올렸고, 카타르월드컵에서 2골에 관여하면서 전세계에 재능을 알렸다.

스페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협상을 벌였지만 이적료가 맞지 않았다. 파리생제르맹의 루이스 캄포스 단장이 주도적으로 나서 이적료 약 2200만 유로(310억원)를 지불하며 영입 경쟁에서 승리했다. 토트넘 손흥민(400억원)에 이어 한국인 역대 이적료 2위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이적료 310억원 중 20%인 62억원은 이강인의 몫이다. 이강인이 2021년 발렌시아에서 마요르카로 이적할 당시 연봉을 5억7000만원만 받는 대신 추후 타 팀으로 이적할 경우 이적료의 20%를 받는 조항을 포함 시킨 게 ‘신의 한수’가 됐다. 이강인은 파리생제르맹에서 마요르카에서 받던 연봉의 10배인 400만 유로(57억원)를 수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강인을 보내며 이적료 248억원을 챙긴 마요르카는 이날 한국어로 ‘강인 선수, 고마워요. 건승을 빌어요. 마요르카는 항상 강인을 반길 거에요’라고 감사를 전했다. 반면 이강인을 공짜로 내보낸 발렌시아는 이적료를 한 푼도 챙기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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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인과 작별하며 감사를 전한 마요르카. 사진 마요르카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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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렌시아에서 방출 아픔을 겪었던 이강인은 2년 만에 파리에 사는 남자 파리지앵이 됐다. 프랑스 출신으로 국내에 활동 중인 방송인 파비앙에 따르면 파리생제르맹을 ‘피에스지(PSG)’로 줄여 읽는 건 영어식 표기다. 프랑스 팀인 만큼 프랑스어 발음인 ‘뻬 에스 졔’로 읽거나 풀네임 혹은 파리라고 부르는 게 좋다고 한다.

파리생제르맹은 유럽 챔피언스리그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럭셔리 빅클럽’이다. 2011년 카타르 스포츠 엔비스트먼트가 인수한 뒤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 데이비드 베컴, 앙헬 디 마리아, 킬리안 음바페, 네이마르, 리오넬 메시 등 수퍼스타들을 끌어모았다. 막대한 금액을 투자한 뒤 프랑스 리그1을 9차례나 제패했으나 정작 유럽 챔피언스리그 우승에는 번번이 실패했다. 메시가 미국 인터 마이애미로 떠난 새 시즌에는 이강인을 비롯해 밀란 슈크리니아르, 마르코 아센시오, 마누엘 우가르테 등을 영입해 팀 개편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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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생제르맹에 입단한 이강인. 사진 파리생제르맹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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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바페와 네이마르는 각각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와 사우디아리비아 이적설이 나오고 있으나 둘 다 잔류할 경우 이강인과 한솥밥을 먹게 된다. 현란한 드리블과 정교한 킥, 창의성을 지닌 이강인이 이 둘과 호흡을 맞춘다면 공격 포인트가 훨씬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리그와 컵대회를 포함해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릴 확률도 훨씬 높아졌다. FC바르셀로나와 스페인 대표팀을 이끌었던 엔리케 감독과의 궁합도 괜찮을 것으로 보인다. 이강인은 10살 때 스페인으로 건너가 스페인어로 프리 토킹도 가능하다. 다만 파리생제르맹이 빅클럽인 만큼, 이강인은 첨예한 주전 경쟁이 불가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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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 ‘날아라 슛돌이’에 출연한 이강인의 어린 시절 사진 KBS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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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인은 “세계에서 가장 큰 팀 중 하나이자 최고 선수들이 모인 팀에 합류해 기쁘다. 새로운 모험을 빨리 시작하고 싶다”면서 “난 양쪽 날개를 포함해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미드필더이며 공을 편안하게 다룰 줄 안다. 우승에 대한 욕심과 갈증이 많다. 팀을 도와 매 경기 승리하고 최대한 많은 우승 타이틀을 획득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강인은 ‘날아라 슛돌이’ 출연 당시 고 유상철 감독의 지도를 받았다. 췌장암 투병을 했던 유 감독은 생전에 “건강한 일주일이 주어진다면 강인이의 경기를 현장에서 보고 싶다”는 소망을 드러낸 적이 있다. 이강인이 뛸 파리생제르맹 홈구장인 파르크 데 프랭스는 유상철이 선수 시절인 1998년 프랑스월드컵 벨기에전에서 골을 넣은 경기장이다. 이 정도면 영화 ‘트루먼 쇼’ 실사판이다. 팬들은 이강인의 성장 과정을 일거수일투족 생중계로 지켜보는 것처럼 열광하고 있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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