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돌아갈 귀' |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광해군 11년(1619년), 후금과 명나라 사이에 큰 전쟁이 벌어진다.
명나라가 원군을 요청하자 광해군은 1만3천명의 군사를 꾸려 보내되, 밀명을 내려 '형세를 보아 향배를 정하라'고 한다. 요동에서 후금군과 맞닥뜨린 조선군은 전투에서 패배하자 곧장 투항한다.
광해군이 후금과 명나라 사이에서 펼쳤다는 중립 외교의 대표적인 사례다.
그런데 애초에 이길 가망도, 기대도 없는 싸움을 하러 머나먼 요동까지 간 1만3천명의 군졸은 어떻게 됐을까?
웹툰 '돌아갈 귀' |
웹툰 '돌아갈 귀'는 요동 땅에서 가까스로 살아남은 조선군 패잔병들이 힘겹게 고향으로 향하는 이야기다.
주인공인 포수 홍갑쇠는 후금군과의 치열한 전투 도중 정신을 잃는다. 깨어나 보니 조선군 시쳇더미 한 가운데였다.
그는 자신처럼 시체로 오인돼 목숨을 건진 별장 김정헌과 함께 고향으로 돌아가기로 한다.
무기는커녕 식량조차 없는 상태에서 오로지 압록강만 바라보고 걷는 길은 고되다. 눈이 쉴 새 없이 내리는 데다가 후금군이 바짝 뒤를 쫓는다. 게다가 홍갑쇠는 기억을 몽땅 잃어버린 상태로 계속 악몽에 시달린다.
그러던 중 홍갑쇠는 후금군에게 잡혀 왔다가 탈출한 조선 여인 막개를 만나 동행하게 되고, 조선군 탈영병과도 손을 잡게 된다.
하지만 후금군의 포위망은 점점 좁혀져 오고 과연 살아서 강을 건널 수 있을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인다.
웹툰 '돌아갈 귀' |
활과 총포, 칼로 벌이는 전투 장면이 하얀 눈밭을 배경으로 끊임없이 펼쳐진다.
대의명분이나 복수보다는 오로지 생존을 위해 벌이는 주인공의 처절한 싸움이 실감 나게 다가온다.
억울하게 타국의 전쟁에 말려든 조선인들을 영웅이나 희생자로만 그리지 않고 후금인을 악당으로만 설정하지도 않았다는 점도 눈에 띈다.
전장에서 이탈해 목숨을 건지고도 고국에서 전공을 인정받고자 여진족 민간인의 귀까지 잘라 모으던 초관 최용길과 부하 군졸들, 외적보다도 더 무서운 화적떼, 백성들을 보호해주지 못하는 무능한 조선왕조의 무능을 적나라하게 묘사한다.
반대로 막개를 도왔던 후금인 아하가이, 아들의 뜻을 이해하고 조선 여인들을 모두 풀어준 양황기, 최정예 부대의 통솔자 아후거 등에게서는 인간적인 면모가 돋보인다.
이 웹툰은 네이버시리즈와 카카오페이지, 왓챠 등 여러 플랫폼에서 볼 수 있다.
he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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