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우주국, 유클리드 망원경 발사
암흑에너지-암흑물질 탐사에 특화
지구 150만km 바깥 자리잡고 관측
우주의 기원-팽창 비밀 밝힐지 관심
1일(현지 시간) 발사된 유클리드 망원경의 내부 모습(위쪽 사진) 및 상상도. 유클리드 망원경은 우주의 95%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암흑에너지와 암흑물질을 관측하는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AP·유럽우주국(ESA)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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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풀리지 않은 ‘95%의 비밀’에 다가가기 위한 유럽우주국(ESA)의 유클리드 망원경이 1일(현지 시간) 성공적으로 발사됐다. 2021년 말 발사된 제임스웹 우주망원경 등과 함께 우주의 기원을 밝힐 또 하나의 눈을 인류가 갖게 된 것이다.
유클리드 망원경은 태양과 지구의 중력이 상쇄돼 관측에 적합한 ‘제2라그랑주점(L2)’에 머문다. 지구에서 약 150만 km 거리로, 제임스웹 및 가이아 우주망원경이 자리 잡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유클리드 망원경은 2029년까지 ‘암흑에너지’와 ‘암흑물질’을 찾는 임무를 수행한다. 우주의 각각 70%, 25%를 차지한다고 추정되지만 아직 관측된 적이 없는 대상들이다.
제임스웹 망원경은 ‘다목적’ 망원경으로 별이나 은하와 같은 천체물질을 연구하기 위해 설계됐다. 반면 유클리드 망원경은 암흑물질이나 에너지 탐사에 특화돼 있다. 주 거울의 지름은 제임스웹이 6.5m, 유클리드가 1.2m로 차이가 있다. ESA 측은 “제임스웹은 먼 우주를 디테일하게 관찰할 수 있지만 유클리드는 보다 빠르고 광범위하게 움직여 관측 범위가 넓다”고 밝혔다. 홍성욱 한국천문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유클리드가 더 넓은 영역을 관측할 수 있기에 암흑에너지와 암흑물질을 연구하는 데 유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클리드가 관측 임무를 부여 받은 암흑에너지와 암흑물질이 뭘까.
학계는 다양한 관측 결과를 통해 “우주는 팽창하고 있고, 속도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는 결론에 도달해 있다. 하지만 우주에 우리가 아는 별과 은하만 있다면 그 물질들 간 끌어당기는 중력에 의해 우주는 팽창하기는커녕 하나의 점으로 수축할 것이다. 결국 우리가 모르는 ‘미지의 에너지’, 즉 암흑에너지가 존재한다고 믿게 된 배경이다.
암흑에너지가 우주를 팽창시키는 힘이라면, 암흑물질은 중력과 관련이 있다. 나선은하를 관찰하면 빛은 중심부에 몰려 있고 바깥으로 갈수록 옅어진다. 만약 관측된 물질로만 구성돼 있다면 바깥으로 갈수록 회전속도가 줄어들겠지만, 실제 은하 중심부와 바깥은 회전속도가 같다. 알 수 없는 물질, 즉 암흑물질의 중력이 작용해서다.
유클리드는 최대 20억 개의 은하를 관측해 암흑에너지 및 암흑물질의 존재 여부를 밝혀내는 게 목표다. 멀리 관측되는 은하는 과거 우주의 모습이고, 가까운 은하일수록 현재 우주에 가깝기에 우주의 변화를 살펴볼 수 있다. 유클리드는 빛이 천체의 중력으로 굴절되는 ‘중력 렌즈’ 현상을 관측하게 된다. 그 결과에서 원래 빛이 굴절되는 수치를 빼고 남은 게 암흑에너지나 암흑물질의 몫이라는 의미다.
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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