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으로 기소된 60대, 항소심도 '무죄' 선고받은 이유

[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접촉사고가 난 후 부른 경찰을 술에 취한 상태로 맞이한 60대가 항소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법 제5형사부(재판장 김진선)는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로 기소된 A(60)씨에게 원심과 같은 무죄를 선고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A씨는 지난 2020년 3월 25일 오후 7시20분께 대전 유성구의 한 도로에서 만취 상태로 약 100m 구간을 운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A씨는 자신이 주차된 차량을 긁은 것 같다는 취지로 경찰에 신고했고, 출동한 경찰은 A씨에게서 술 냄새가 나는 점과 차 안에서 빈 술병이 있는 점 등을 통해 음주 측정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혈중알코올농도 0.124%의 만취 상태였던 A씨는 음주운전 혐의로 법정에 서게 됐지만, 법원은 “차를 세워두고 차 안에서 술을 마셨다”는 A씨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1심 재판부는 “A씨가 과거 음주운전으로 형사 처벌을 받은 전력이 수회 있음에도 만취 상태에서 스스로 경찰에 신고한 것이 납득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어 “확실한 증명력을 가진 증거가 없다면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고 판시했다.

이후 검찰은 A씨가 운전 당시 이미 운전이 금지되는 만큼 술에 취해 있었다고 항소했지만, 2심 재판부 역시 “피고인에게 유리한 방법으로 음주측정공식을 적용해보면 운전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는 처벌 기준과 더욱 멀다”고 판단했다.

2심 재판부는 “폐지를 수집하는 피고인이 당일 술을 습득해 차 안에서 처음 마신 것으로 보이고 경찰관이 도착한 이후 추가로 마셨을 가능성이 있다”며 “이러한 사정을 고려하면 피고인이 술을 마신 채 운전했다는 사실이 합리적인 의심 없이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