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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위험에 베팅해 높은 수익을 얻거나, 불확실성이 높은 장세 속에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거나.’
올해 상반기 ‘서학개미(서구권 주식 소액 개인투자자)’의 투자 성향은 극명하게 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기술주 중심의 급등세를 겪은 미국 증시가 단기 조정장에 들어설 수 있다는 판단에 3배 ‘곱버스(인버스 레버리지)’에 베팅하거나 ‘하따(하한가 따라잡기)’에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것과 동시에 안정적인 배당형 주식이나 상장지수펀드(ETF)를 선택하는 서학개미의 모습이 함께 나타났기 때문이다.
여기에 서학개미들은 연내 추가 인상을 시사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보단 금리 인상 사이클이 사실상 종료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시장의 판단에 손을 들어주며 미국 장기채 ETF에 큰돈을 투자하는 모습도 보였다.
27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SEIBro)에 따르면 서학개미들의 가장 큰 사랑을 받은 종목은 5억8206만달러 규모의 순매수액을 기록한 ‘디렉시온 데일리 20년 이상 국고채 불 3X ETF(DIREXION DAILY 20+ YEAR TREASURY BULL 3X SHS ETF)’였다. 이 채권 ETF는 만기 20년 이상 미국 국채를 3배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품으로, 미국 국채 금리가 하락할 경우 수익률이 상승한다. 바로 미국 기준금리의 하락에 베팅했다는 것이다.
순매수액 상위 10개 종목 내에는 ‘아이셰어스 20년 이상 국고채 ETF(ISHARES 20+ YEAR TREASURY BOND ETF, 1억5391만달러)’, ‘아이셰어스 20년 이상 국고채 바이라이트 ETF(ISHARES 20+ YEAR TREASURY BOND BUYWRITE, 9088만달러)’가 각각 6·9위에 이름을 올렸다.
미 연준이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올해 최종 금리 점도표를 두 차례 추가 ‘베이비스텝(한 번에 0.25%포인트 기준금리 인상)’을 시사하는 5.50~5.75%로 올렸음에도 서학개미들은 연준의 금리 전망을 믿지 않는 분위기가 여실히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시카고선물거래소(CME) 페드워치 상에도 시장은 최종금리 상단으로 최대 1회 인상(5.25~5.50%)에 무게를 두고 있다”며 “파월 의장이 최근 연설을 통해 금리 인상의 목적지에 가까워질수록 속도를 줄이고 그 목적지를 찾아야 한다고 언급했다는 점에서 긴축 사이클 종료 가능성을 상당 부분 열어 놓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서학개미 중에선 ‘위험’에 베팅하는 모습도 두드러졌다.
올 들어 서학개미의 순매수액 2위 종목은 나스닥 지수가 하락할 때 3배 만큼 수익을 얻는 ‘프로셰어스 울트라프로 숏 QQQ ETF(PROSHARES ULTRAPRO SHORT QQQ ETF, 3억9979만달러)’다. 이어 바로 뒤 순위로는 미국 반도체 종목들의 주가 지수가 하락할 때 하락폭의 3배 만큼의 수익을 내는 ‘디렉시온 데일리 반도체 베어 3X ETF(DIREXION DAILY SEMICONDUCTOR BEAR 3X ETF, 2억6564만달러)’였다.
생성형 인공지능(AI) 챗봇 ‘챗(Chat)GPT’ 열풍에 힘입어 반도체 등 대표 기술주 주가가 급등하면서 단기 조정을 겪을 수 있단 전망에 위험을 무릅쓰는 투자자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ETF를 제외한 단일 종목 중에선 ‘퍼스트리퍼블릭 은행(FIRST REPUBLIC BANK, 7위, 1억454억원)’, ‘배드 배스 앤드 비욘드(BED BATH & BEYOND INC, 11위, 6609만달러)’ 등 이미 상장폐지한 종목이 상위권에 올랐다. 해당 두 종목에 대해 ‘하따’에 나섰던 서학개미들은 약 2231억원 규모의 투자금이 상폐로 인해 물려버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정반대로 불확실성이 큰 장에서 과감한 베팅보단 안정적인 배당형 주식·ETF를 선택한 서학개미들도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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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8% 배당을 매월 나눠 주는 ‘JP모건 에쿼티 프리미엄 인컴 ETF(JP Morgan Equity Premium Income ETF, 4위)’와 배당 성장형 ETF로 분류되는 ‘슈왑 US 디비던드 에쿼티 ETF(SCHWAB US DIVIDEND EQUITY ETF, 5위)’에는 각각 1억9937만달러, 1억8470만달러의 뭉칫돈이 몰렸다.
단일 종목 중에선 월 배당 미국 부동산 리츠 ‘리얼티인컴(REALTY INCOME CORP, 10위)’에도 서학개미는 8189만달러 규모의 투자금을 부었다.
한편, 국내 증권사들은 6월 FOMC에서 불거진 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으로 시작된 미국 증시의 조정 국면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이에 대해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주부터 나타나고 있는 미국 증시의 숨 고르기 국면을 확대 해석할 필요는 없다”면서 “5월 이후 (미국 증시는) 펀더멘털 대비 빠른 주가 상승 속도를 보여왔다. 단기 과열 해소와 6월 FOMC 이후 하반기 연준의 통화 정책 방향을 시장이 해석하는 데 소요되는 시간을 감안할 경우 쉬어갈 자리에서 찾아온 ‘건전한 조정’”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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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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