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원에도 올해 들어 1.0%로...중·저소득층은 최고 1.8%까지
자영업 다중채무자 잔액 비중 71.3% '역대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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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가 떠난 자리엔 빚만 남았습니다. 코로나 기간 쌓인 적자를 대출로 채우다 보니 이젠 대출이 대출을 낳아 더 이상은 버티기 힘듭니다.” 경기도 수원시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하모씨(43)는 올해를 끝으로 장사를 접을 계획이다. 고금리 여파로 소득 개선은 코로나19 이전보다 더딘 반면 빚 부담은 오히려 크게 늘어 더 이상 감당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충격과 경기 부진 등 여파로 자영업자들이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자영업자 전체 금융권 연체율은 1%대로 8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26일 한국은행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영업자 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기말 기준)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1033조7000억원으로 치솟았다. 3분기 연속 사상 최대치를 경신한 액수다.
대출 잔액은 지난해 3분기 1014조2000억원, 4분기는 1019조9000억원이었다. 올 1분기 대출 잔액이 석 달 새 13조9000억원이나 늘었다. 자영업이 위기에 처했음을 실감케 하는 대목이다.
대출 잔액 증가와 함께 연체율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올해 1분기 기준 자영업자 전체 금융기관 연체율은 1.00%다. 지난해 4분기(0.65%)보다 0.35%포인트 높다. 연체율 상승 폭도 지난해 4분기(0.12%포인트)나 3분기(0.06%포인트)와 비교해 크게 뛰었다.
1.00%라는 연체율은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 4분기(0.76%)를 웃돌 뿐 아니라 2015년 1분기(1.13%) 이후 8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자영업자 대출 연체액도 1분기 6조3000억원으로 지난해 4분기(4조1000억원)보다 53.7%나 늘었다. 증가율이 4분기(24.2%) 대비 두 배 이상이다.
문제는 연체율이 빠르게 높아지고 있지만 모든 소득 계층에서 자영업자 대출은 줄지 않고 계속 더 늘고 있다는 점이다. 저소득 자영업자의 전체 금융기관 대출 잔액은 2022년 4분기 119조9000억원에서 올해 1분기 123조원으로 3조1000억원 불었다.
같은 기간 고소득 자영업자(713조9000억원→723조6000억원)와 중간 소득 자영업자(186조원→187조2000억원) 대출도 각 9조7000억원, 1조2000억원 늘었다.
저소득·고소득 자영업자의 올해 1분기 말 기준 대출 잔액은 각 역대 최대 규모다. 특히 비(非)은행 2금융권 대출 연체율이 더 심각한 상태다.
1분기 기준 은행권과 비은행권 자영업자 연체율은 각 0.37%, 2.52%로 집계됐다. 작년 4분기와 비교해 은행에서 0.11%포인트 오르는 동안 비은행권에서는 0.92%포인트나 급등했다.
은행권 연체율은 2019년 1분기(0.38%) 이후 4년 만에, 비은행권 연체율은 2020년 2분기(2.59%) 이후 2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한편 자영업자 대출 현황은 한은이 자체 가계부채 데이터베이스(DB·약 100만 대출자 패널 데이터)를 활용해 개인사업자대출 보유자를 자영업자로 간주하고 이들의 가계대출과 개인사업자대출을 더해 분석한 결과다.
아주경제=이나경 기자 nakk@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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