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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통화·외환시장 이모저모

7년만에 열리는 한일 재무장관회의…통화스와프 재개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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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재무장관회의가 약 7년만에 열린다. 한일 정상 간 '셔틀외교'가 복원되는 등 경색됐던 양국 관계가 해빙 무드에 돌입하면서다. 이번 회의에선 한일 통화스와프 등 양국 간 금융·외환 분야 협력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25일 정부에 따르면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스즈키 슌이치 일본 재무상은 29일 일본 도쿄에서 제8차 한일 재무장관회의를 열고 양국 경제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한일 재무장관회의는 양국 재무당국 수장의 협력 채널이다. 시작은 노무현정부 시절인 2006년 2월이다. 당시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로 양국 관계가 얼어붙은 상황이었지만 세계화 추세 속 인접한 양국이 공동 대응해야 할 사안이 늘고 있다는 공감대가 회의의 첫 출발이었다. 첫 회의를 주도한 인물이 현재 국무총리를 맡고 있는 한덕수 당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장관이기도 하다.

한일 재무장관회의는 2016년 8월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부총리 겸 재무상과 회의를 연 것을 마지막으로 약 7년 동안 끊겼다. 문재인정부 출범 직후 강제징용 배상 문제를 두고 일본과 외교적으로 대립각을 세운 데 이어 2019년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 등으로 양국의 경제관계까지 냉각된 영향이었다.

이후 윤석열정부 들어 분위기가 급변했고 추 부총리와 스즈키 재무상이 지난달 초 인천 송도에서 열린 ADB(아시아개발은행) 연차총회를 계기로 가진 양자면담에서 한일 재무장관 회의 재개에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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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뉴스1) 민경석 기자 = 추경호 경제부총리(왼쪽)와 스즈키 슌이치 일본 재무장관이 2일 오전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제56차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에 참석해 한·일 재무장관 양자회담 시작에 앞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공동취재) 2023.5.2/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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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만에 열리는 이번 회의에선 한동안 끊겼던 양국 간 금융·외환 분야 구체적 협력 방안이 구체화 될 것으로 보인다. 안건은 △G7(주요 7개국) 재무장관회의 후속조치 및 G20(주요 20개국) 재무장관회의에서의 협력 방안 △제3국 인프라 투자 관련 협력 △양자 및 역내 금융 협력 △기타 세제·관세 등 양자 협력 사업 등이다.

특히 2015년 2월 이후 중단된 한일 통화스와프 재개 방안도 논의 대상에 오른다.

통화스와프란 외환위기 등과 같은 비상시기에 상대국에 자국 통화를 맡기고 상대국 통화나 달러를 받는 계약이다. 한일 통화스와프는 2001년 7월 20억달러 규모로 시작해 2011년 말 규모가 700억달러까지 늘었지만 이후 한일관계가 경색되면서 2015년 2월부터 중단된 상태다.

추 부총리는 지난 8일 관훈토론회에서 "한일 통화스와프 문제는 2015년에 중단됐는데 (이번에) 논의할 예정"이라며 "최선을 다해 의미 있는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양국 간 통화스와프가 맺어지면 기축통화인 엔화에 따른 외환시장 안정과 투자심리 확대 등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외환시장 위기 시 불안이 확산되는 걸 막는 심리적 안전판 역할도 기대된다.

일각에선 최근 외환·금융시장 상황 등을 고려할 때 한일 통화스와프가 시급한 사안은 아니라는 시각도 있다. 엔화의 위상이 예전만 못해 실익이 크지 않다는 것이다. 최근 엔화 가치는 연일 하락세를 보이며 달러 대비 엔화 가격은 현재 143엔대로 치솟은 상황이다. 여기에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이 비교적 넉넉하다는 점도 한일 통화스와프 무용론의 근거로 꼽힌다.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지난 4월 말 기준 4267억달러로 세계 9위 수준이다.

다만 환율 변동성이 커진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 상황을 감안할 때 일단 체결해 두면 나쁠 게 없다는 게 중론이다. 아울러 양국 경제협력 회복을 상징적으로 보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도 체결 필요성이 제기된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최근 한일 통화스와프 재개 가능성과 관련 "환율 안정과 같은 경제적 요인보다는 한일 경제교류와 기업투자 등 경제관계가 회복됐다는 상징적 차원에서 중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박광범 기자 socoo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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