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괴' 공동 제작한 드라마社 하이그라운드·애니社 드림팩토리 PD 인터뷰
"웹툰, 영상과 확실히 다르다 느껴…실사화 고려해 전투장면 수위 낮추기도"
강윤의(30) 하이그라운드 PD(좌)와 김동희(39) 드림팩토리스튜디오 팀장 |
강윤의(30) 하이그라운드 PD와 김동희(39) 드림팩토리스튜디오 팀장은 지난 21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에서 진행한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영상이 아닌 웹툰을 제작하며 느꼈던 어려움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하이그라운드는 드라마 '결혼작사 이혼작곡' 시즌 2와 3를 만든 영상 제작사, 드림팩토리스튜디오는 '젤리고'를 내놓은 애니메이션 제작사다.
웹툰과는 조금 거리가 있는 두 회사는 함께 손잡고 지난해 웹툰 '요괴'를 만들었다. 반인반요(半人半妖)인 주인공이 도시에 출몰하는 요괴들과 맞서는 판타지 액션물이다.
주 전공인 드라마나 애니메이션이 아닌 웹툰을 만들게 된 것은 무궁무진하게 확장할 수 있는 원천 지적재산(IP)인 웹툰의 특성을 고려한 결정이었다.
웹툰을 고른 뒤 각색해가며 영상으로 만드는 것보다 처음부터 영상화하기 좋은 맞춤형 웹툰이 있으면 좋겠다는 영상 제작사들의 상상을 그대로 실현한 셈이기도 하다.
강 PD는 "요즘 웹툰·웹소설을 영상화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럴 때 버려야 하거나 각색해야 하는 부분이 많다"며 "바로 영상화할 수 있는 웹툰을 만든다면 지난한 과정을 거치지 않을 수 있고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웹툰 제작 배경을 설명했다.
하이그라운드-드림팩토리스튜디오의 웹툰 '요괴' 인물 디자인 |
'요괴'는 탄생부터 영상화를 전제했다.
이 때문에 영상으로 만들어지고 나면 어떨지를 늘 염두에 두고 웹툰 컷을 제작했다고 설명했다.
김 팀장은 "작중 택배기사 요괴는 정확히 드라마를 위한 요소였다"며 "택배기사라는 소재가 현실적인 데다가 이들이 여러 명 우르르 엘리베이터에 몰려 타는 장면이 영상으로 보면 임팩트가 있겠다 싶었다"고 소개했다.
반대로 영상화하기에 무리가 있다는 이유로 수정한 부분도 있다.
웹툰에서 빈번하게 등장하는 전투 장면을 실사화하면 지나치게 잔인하게 느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강 PD는 "주인공이 각성하고 자신을 괴롭히는 일진들과 싸우는 장면이 있다"며 "웹툰에서 이른바 '사이다씬'(쾌감을 주는 장면)으로 되게 중요한 장면인데 쇠 파이프로 때리는 부분들을 영상으로 만들면 너무 잔인해질 것 같아 수위를 낮춰달라고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또 주인공의 할머니가 요괴들과 맞붙는 장면에서 한쪽 팔을 잃는데 이 부분 역시 영상으로 표현하면 너무 잔인해 보일까 고민을 많이 했다고 덧붙였다.
웹툰 '요괴' 속 택배기사로 가장한 요괴 |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웹툰의 문법을 가장 많이 고려했다고 강조했다.
김 팀장은 "처음에는 주인공과 할머니의 이야기를 많이 넣었는데 지루하다는 의견이 있어서 1화를 대대적으로 수정하고 임팩트를 줬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첫 화는 각종 요괴가 몰려와 사람들을 학살하고 도시를 파괴하는 대규모 군중 장면이 등장하고, 곧장 과거로 돌아가 주인공의 이야기를 푸는 식으로 진행된다. 드라마식의 신파도 빼버리고 시원시원한 전개를 택했다.
성격이 다른 두 회사가 협업한 만큼 제작 과정이 쉽지는 않았다.
총 7개월 정도 기획을 했고, '요괴'의 얼개가 잡힐 때까지 3∼4개월이 걸렸다.
강 PD는 "하이그라운드는 드라마처럼 인간성을 느낄 수 있는 이야기, 드림팩토리스튜디오 측에서는 시각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을 원했다"며 "엇갈린 부분도 있었지만, '반인반요'라는 설정이 합의점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대신 IP 확장 과정에서는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을 전망이다.
하이그라운드는 당장 다음 달부터 영상화 작업에 돌입하기로 했다. 글로벌 OTT(동영상 스트리밍) 타깃의 시리즈물을 목표로 하고 있다.
동시에 드림팩토리스튜디오는 요괴 캐릭터를 3D로 영상화하고 짧은 길이의 영상인 숏폼 등으로 만들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he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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