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이 장르들을 중심으로 수많은 웹툰이 쏟아졌고 점점 식상해진다는 비판 속에 다양한 변주가 이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극과 극인 이 두 장르를 섞어서 한 작품으로 만드는 시도는 지금껏 한 번도 없었다.
웹툰 '허리케인 공주님' |
웹툰 '허리케인 공주님'은 학원물과 로맨스 판타지를 냅다 뒤섞어 만든 신선한 개그 만화다.
완남고등학교 짱이 되겠다고 선포한 전학생 강태풍과 왕국에서 가장 사랑받던 외동딸 릴리 공주의 몸이 갑자기 뒤바뀐다.
둘은 이전 세계에서의 기억을 몽땅 잃었고, 정체성의 혼란을 느끼면서도 나름대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나가려고 한다.
왕국에서 깨어난 강태풍은 저주에 걸린 공주라고 철석같이 믿는 시녀와 옆 나라 공주 때문에 억지로 드레스를 차려입고, 진실한 키스를 통해 저주를 풀 계획을 세운다.
반대로 남고에 떨어진 릴리는 이미 온 학교의 싸움꾼에게 도전장을 던져 놓은 강태풍 때문에 곤란을 겪다가 학교 짱이 되기로 결심한다.
제목에도 학원물과 로맨스 판타지 요소가 반반씩 들어가 있다.
주먹다짐으로 학교를 제패하겠다고 한 전학생 강태풍이 연상되는 '허리케인'과 동물과도 대화할 수 있다는 릴리를 지칭하는 '공주님'이라는 어울리지 않는 두 단어를 나란히 붙여놓은 것이다.
웹툰 '허리케인 공주님' |
두 주인공이 자신이 알던 장르의 문법대로 상황을 해석하고 행동하는 부분이 나름의 재미 요소다.
끊임없이 강자가 되고 싶어 하던 강태풍은 저주에 걸리기 전에 자신이 엄청난 능력을 갖췄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마자 눈 딱 감고 왕자와 키스할 결심을 한다.
'짱'이라는 단어를 모르던 릴리는 일종의 리더 같은 존재라는 설명만 듣고 군주와 비슷한 개념으로 이해한다. 그리고 자신의 사명을 깨달았다며 완남고의 짱이 되겠다고 선포한다.
원래 학원물이나 로맨스 판타지는 이야기 구조가 거의 정해져 있지만, 이 작품은 당장 다음 화의 내용도 짐작하기 어려울 정도다.
이런 식으로 랑또 작가 특유의 '똘끼' 충만한 전개가 매화 이어진다.
작가가 최근작인 '니나의 마법서랍'과 '가담항설'에서는 조금 진지한 이야기를 풀어왔다면, 이번 '허리케인 공주님'을 통해서는 원래 장기였던 대책 없는 개그와 어쩐지 납득되는 이상한 전개를 다시 선보이는 듯하다.
이 작품은 현재 네이버웹툰에서 연재 중이다.
he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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