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광화문에 있는 한 사무실 창문에 여러마리의 러브버그가 붙어있는 모습. /사진=독자 제공 |
지난해 여름 서울 은평구 등지에서 기승을 부렸던 이른바 '러브버그'(사랑벌레)가 올해도 등장하기 시작했다. 특히 서울 시내 중심가에서도 발견되는 등 출몰 지역이 확대되는 모양새다.
22일 서울 시내 중심가에서도 러브버그 목격담이 나왔다. 광화문에 있는 회사에 다닌다는 제보자는 "회사 창문을 봤더니 검은 벌레가 붙어 있었다"며 "가까이 가서 보니 러브버그였다"고 했다. 광화문뿐만 아니라 신촌 일대에서도 러브버그를 봤다는 목격담이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올라오고 있다.
특히 지난해 이어 은평구와 경기 고양시에서 가장 많은 목격담이 나오고 있다. 은평구청에 따르면 올해 러브버그 관련 민원은 지난 21일 오전 기준 1000건 가까이 접수됐다.
누리꾼들은 "작년에 나타난 러브버그가 또 나타났다", "현관문에 러브버그 붙어있는 거 보고 소름 끼쳤다", "출근길에만 러브버그 10번 넘게 봤다", "가만히 있으면 모르겠는데 사람한테 날아든다" 등 불쾌감을 토로했다.
보통 암수가 쌍으로 다녀 '러브버그'라고 불리는 이 곤충의 정식 명칭은 '계피우단털파리'다. 사람에게 해롭지 않고, 오히려 환경 정화에 도움이 되는 익충(益蟲)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많은 개체 수로 짝을 지어 다니는 만큼 시민들은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다. 주로 중국 남부 지역이나 일본 오키나와 등지에 서식하는데,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모습을 보이면서 국내 정착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7월 초부터 러브버그가 나타났지만, 올해는 예년보다 덥고 습한 날씨 때문에 2~3주 앞당겨진 6월 중순부터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은평구는 러브버그가 대량 발생한 경우 보건소 질병관리과 감염병관리팀에 연락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민원이 접수되면 구는 방역을 진행한다. 또 러브버그가 실내로 들어오지 못하게 방충망을 설치하고, 창문에 붙어있을 경우 분무기로 물을 뿌려 떨어뜨리라고 안내했다.
박효주 기자 ap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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