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계, 최저임금 26.9% 인상한 1만2210원 주장
소상공인 "최저임금 또 오르면 가게 접고 알바하는 게 낫다"
경기도에서 편의점을 운영하고 있는 30대 장 모씨는 22일 노동계가 2024년도 최저임금 최초 요구안으로 시간당 1만2210원을 제시했다는 소식을 듣고 씁쓸해했다. 장씨는 “최저임금이 26.9%나 오르면 나는 지금보다 20% 더 일해도 벌이가 줄어드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33㎡(10평)도 채 되지 이 채 되지 않는 편의점에는 장씨를 제외하고도 5명의 아르바이트생들이 번갈아 가면서 매장을 지키고 있다. 주휴수당 부담에서라도 벗어나고 싶은 고육책이다. 일주일 소정근로시간이 15시간 미만인 초단시간 근로자는 주휴수당을 지급하지 않아도 돼서다.
이런 이유로 장씨는 일요일 하루를 쉬고 11시간을 근무한다. 주 노동시간만 66시간에 달하고 올해 최저임금 9620원을 적용하면 주휴수당을 빼고도 최소 253만9680원을 수령해야 한다. 장씨는 “200만원을 채 못 가져가는 달도 있다”며 “가게를 접고 점장 월급 300만원을 주는 편의점에 취업하는 게 낫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22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제7차 전원회의에서 근로자위원인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오른쪽)이 발언을 시작하자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왼쪽)을 비롯한 사용자위원들이 최저임금 구분적용 필요성을 강조하는 손팻말을 들어 보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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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옷 수거업체를 운영하는 40대 서 모씨는 “지금도 1만3000원씩 시급을 계산해 월급을 준다”며 “최저임금이 1만2000원이 되면 우리 업계는 금방 1만5000원 이상은 줘야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노동강도가 세다보니 이제 시급 1만원으로는 사람들이 거들떠도 보지 않는다”며 “또 20%를 올려달라니 말이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직원을 2~3명 두고 미용실을 운영하고 있는 50대 김 모씨는 업계의 특수성을 이해해달라고 주문했다. 김씨는 “어린 친구들에게는 도제식으로 기술을 가르치면서 일해야 하는데 일률적으로 최저임금을 적용하는 건 우리 일을 잘 모르는 이야기”라고 했다.
차남수 소상공인연합회 정책홍보본부장은 “소상공인은 대한민국 서민 경제의 고용을 책임지는 사람들인데 지금 이중삼중으로 짐을 지우고 있다”라며 “경제 성장률이 1%대를 전망하고 있고 소상공인의 부채가 1000조원이 넘어가는 상황에서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은 오히려 고용을 감소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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