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의·손홍록 선생 선양 모임 창립식 |
(정읍=연합뉴스) 김동철 기자 = 임진왜란 당시 조선왕조실록을 지켜낸 전북 정읍의 선비 안의(安義)와 손홍록(孫弘祿) 선생을 기리기 위한 모임이 창립했다.
정읍시는 '문화재 지킴이의 날'인 22일 서울 매헌 윤봉길의사 기념관에서 '안의·손홍록 선생 선양 모임' 창립식을 했다.
안의·손홍록 선생은 임진왜란이 발발한 1592년 6월 22일(음력) 마을 사람 20여명과 함께 전주사고에 보관된 조선왕조실록을 정읍 내장산 용굴암으로 옮겼고, 이후 더 깊은 산속인 은적암, 비래암 등으로 옮겨가며 1년여간 지키면서 매일의 상황을 '임계기사(壬癸記事·전북도 유형문화재)'로 남겼다.
당시 충주사고, 상주사고, 춘추관이 소실됐고 전주사고 만이 남아 실록이 언제 불에 탈지 모르는 위태로운 상황이었다.
두 사람은 실록이 익산과 아산, 인천을 거쳐 강화부까지 옮겨질 때도 사재를 털어 동행하면서 실록을 지켜 냈다.
이런 의미를 높이 평가해 문화재청은 2018년 전주사고에 있던 실록과 어진을 정읍 내장산으로 옮긴 6월 22일을 '문화재 지킴이의 날'로 지정했다.
창립식에는 정세균 전 국무총리와 모임의 고문을 맡은 박영일 전 쌍용양회 대표, 안의 문중 대표 안성협씨, 손홍록 문중 대표 손상호씨, 이학수 정읍시장 등이 참석했다.
선양회는 앞으로 조선왕조실록 이안(移安·영정 등을 다른 곳으로 옮겨 모심) 과정 웹툰 제작 등을 통해 홍보에 주력하고 선비들의 고향인 옹동과 칠보 소재 학교 장학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다.
박영일 고문은 "세계적인 기록유산을 간직하고 세계에 널리 알리는 것도 필요하지만 이를 지켜 낸 분들을 조명하고 노고를 잊지 않는 것 또한 중요하다"고 창립 취지를 밝혔다.
이학수 정읍시장은 "위급한 상황에서 역사와 문화재를 지킨 안의·손홍록 선생을 중심으로 한 많은 정읍인의 의롭고 용기 있는 행동은 우리 후손들이 기리고 이어가야 할 정신"이라고 강조했다.
시는 최근 내장산 조선왕조실록 보존 터로 가는 탐방로 내 여섯 곳에 손홍록·안의 선생 일행이 어진과 실록을 이안하는 행렬을 형상화한 조형물을 설치하는 등 선양사업을 확대할 방침이다.
sollens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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