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건강가정진흥원 종합감사서 문제 발견…전산 감사 착수
시스템 유지보수 사업 단독 참여한 업체 부정 입찰 의혹도
한가원 가족지원통합정보시스템 화면 |
(서울=연합뉴스) 성도현 기자 = 여성가족부 산하기관인 한국건강가정진흥원(한가원)이 28억원의 세금으로 올해 구축한 '가족지원통합정보시스템'이 먹통 및 대량 오류 논란에 휩싸이자 여가부가 자체 조사를 시작한 것으로 확인됐다.
22일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15일부터 한가원 종합감사를 진행 중인 여가부는 최근 전산 시스템 관련 문제점을 파악했고,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21일 별도로 전산 감사에 착수했다.
한가원은 2007년 개발한 대국민 가족센터 포털 '패밀리넷'과 2012년 개발한 사업 관리 시스템 '가족지원통합시스템'을 통합하기 위해 2020년 11월 '정보화 전략 계획'(ISP)을 수립했다.
전국 243개 가족센터 직원들은 '가족지원통합시스템'을 통해 다문화가족 대상 사업 등의 실적을 수작업으로 관리해왔는데 업무의 자동화 등을 위해 통합이 필요하다는 현장 의견을 반영한 것이다.
이에 따라 2021년 14억원, 2022년 14억원 등 28억원의 예산으로 시스템 통합 사업을 진행했다. 올해(12억원)와 내년(12억원)까지 책정된 예산을 합치면 총 52억원이 들어간다.
한가원 가족지원통합정보시스템 |
이 사업은 경기 안성 소재 전기장비 제조업체인 A사가 맡았다.
한가원은 A사와 2020년 12월 첫 유지보수 계약을 맺었지만, 통합 시스템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잦은 오류가 발생했다. 이에 이듬해 3월에는 통합 시스템 사용을 중단하고, 1년간 보완 작업을 진행했다.
그러나 한가원이 올해 3월 6일 통합 서비스를 시작한 지 3개월이 넘었지만, 여전히 시스템에 접근할 수 없는 '먹통' 상태가 반복되고 있다. 실적 등이 입력되지 않는 오류와 10년간 누적된 데이터가 소실되는 등의 문제도 다수 나타났다.
한 가족센터 관계자는 "입력한 실적 정보가 전부 삭제되거나 어떤 정보는 확인하지 못하는 등 통합 시스템을 사용하는 데 어려움이 많다"며 "전국의 가족센터들이 여가부와 한가원에 여러 차례 건의했는데도 해결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건강가정진흥원 로고 |
여가부 안팎에서는 '터질 게 터졌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한가원 직원들이 '윗선'에 시스템 통합 사업과 관련한 문제점을 지속해서 보고했지만, 묵인됐다는 말도 나온다.
이러한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한가원은 시스템 통합 사업이 정상적으로 이뤄졌다고 여가부에 보고했다고 한다.
여가부는 A사가 2021년 시스템 유지보수 사업에 단독으로 참여하게 된 경위 등에 관해서도 살피고 있다.
당시 한가원은 이 사업 입찰에 참여하려면 '이노비즈 인증'을 받아야 한다고 자격 조건을 추가했다. 이에 기존 업체는 배제되고 A사가 선정되면서 부정 입찰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A사는 시스템 통합 사업 이외에 유지 보수 및 기능 개선 등의 명목으로도 한가원에서 다수의 계약을 따냈다. 2021년부터 2년간 A사에 들어간 비용은 40억원에 이른다.
이와 관련해 한가원 일각에서는 시스템 통합 사업 전반에 관한 조사와 함께 관련자 징계, 감사원 감사, 검찰 수사 의뢰 등 보다 강도 높은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편 김금옥 한가원 이사장은 임기를 1년 남겨둔 지난달 31일 돌연 사직했다. 한가원 상임이사인 전주원 양육비이행관리원장이 이사장 직무대행을 하고 있다.
raphae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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