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사태 해결 수십년 걸린다?…고통받는 미얀마인에겐 시간 없어"
톰 앤드루스 유엔 미얀마 인권 특별보고관 |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태국이 미얀마 군사정권 인사를 초청한 비공식 다자회담을 열어 국제사회로부터 눈총을 받는 가운데 유엔 인권 특별보고관이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에서 미얀마 군부를 철저히 배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2일(현지시간) 일간 콤파스 등에 따르면 전 미국 하원의원 출신인 톰 앤드루스 유엔 미얀마 인권 특별보고관은 전날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아세안은 어떤 회의에도 미얀마 군부가 참여하는 것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미얀마 사태 이후 미얀마 군부가 3천600명이 넘는 민간인을 살해했고 1만9천명 이상이 정치범으로 수감됐다며 "미얀마의 인권 상황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악화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앤드루스 특별보고관은 또 미얀마 사태에 대한 아세안의 대응이 너무 안이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아세안 관리들은 미얀마 사태 해결에 수년 심지어 수십 년이 걸릴 수 있다고 말한다"라며 "하지만 미얀마인들에게는 수십 년이라는 시간이 없다. 그들이 겪고 있는 잔인한 위기에 대응하려면 동시간대의 강력한 국제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아세안 의장국인 인도네시아가 이 위기를 해결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미얀마 군부는 2020년 11월 총선에서 아웅산 수치 국가 고문이 이끈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이 압승을 거두자 이듬해 2월 쿠데타를 일으키고 반대 세력에 대한 유혈 진압을 이어오고 있다.
아세안은 2021년 4월 미얀마 군정 수장인 민 아웅 흘라잉 최고 사령관이 참석한 특별정상회의에서 미얀마 내 폭력 중단 등 5개 항에 합의했지만, 미얀마 군정이 이를 이행하지 않자 각종 회의에 미얀마를 배제하고 있다.
하지만 태국은 지난 19일 파타야에서 비공식 다자 외무장관 회담을 열고 미얀마를 초청했다. 이에 인도네시아와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은 불참하고 태국의 행동에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태국은 미얀마와 국경을 맞대고 있고, 미얀마로부터 대규모 전력을 수입하며 사실상 군부가 정권을 장악하고 있는 등 비슷한 점이 많아 상대적으로 미얀마 군부에 유화적인 태도를 보인다고 평가받는다.
laecor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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