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순천시는 이러한 '워케이션'의 최적지로 보입니다. 적당한 휴식과 불편함이 없는 비즈니스 시설 등이 장점인데, 특히 순천만정원박람회는 이 모두를 충족할 수 있는 '가든캉스'의 최적 장소이기도 합니다.
휴가지에서 제일 기억에 남는 건 장소에 대한 추억도 있지만, 그곳에서 먹는 음식도 포함됩니다. 이열치열부터 시원한 여름음식까지 맛도 챙기도 보양도 챙길 수 있는 순천의 여름 음식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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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의 대표 여름 음식인 '장어구이' / 사진=순천시 제공 |
▶ 보양식의 스테디셀러, 장어탕 & 장어구이
유네스코에 등재된 세계의 유산, 순천만. 바다와 갯벌이 완성시킨 웅장한 풍광 속엔 수많은 생명의 서사가 흐릅니다. 덕분에 순천 안에선 '맛의 서사'가 완성되었습니다.
순천만 맛의 첫 번째 조건은 건강함. 대표 음식이 바로 보양식의 스테디셀러, '장어'입니다. 순천만으로 향하는 길목에 자리한 식당들을 중심으로 형성된 장어요리가 시내권으로 영역을 넓혀나가며 이제 장어요리는 순천지역 어딜 가든 맛볼 수 있는 순천 대표 음식 중 하나로 통합니다.
장어는 크게 민물장어와 바다장어로 나뉘는데, 순천의 식당에서 맛볼 수 있는 장어는 바다장어에 비해 살과 기름기가 많고 식감이 부드러우며 쫀득한 민물장어가 주를 이룹니다. 물론 바다장어를 파는 음식점도 있습니다.
일단 장어는 뭐니 뭐니 해도 구워야 제 맛. 선택지는 두 가지입니다. 잘 손질돼 뽀얀 속살 드러낸 장어에 소금 팍팍 뿌려낸 소금구이와 달달하면서도 매운맛 적당히 밴 특제 양념 골고루 바른 양념구이. 선택하기 어렵다면 두 메뉴를 욕심껏 주문해 보시길. 귀한 몸 타지 않게 앞뒷면을 노릇하게 구워 매운 고추 송송 썰어 만든 주인장표 특제 간장소스에 푹 찍어 먹으면 보양식의 스테디셀러 '장어의 힘'이 솟아납니다.
힘의 화룡점정을 찍을 장어탕 한 뚝배기도 강력추천. 장어탕 역시 선택지는 두 가지입니다. 푹 고아낸 장어의 살을 발라내 된장을 풀어주고 시래기 등 속재료 듬뿍 넣고 다시 한소끔 끓인 후 마무리로 부추를 듬뿍 올려내는 일반 장어탕이냐, 통통하게 살 오른 장어를 통째로 썰어 넣어 푸욱 끓여낸 통장어탕이냐. 토속적 입맛으로 색다른 장어탕 맛을 즐기고 싶은 분들에겐 장어내장탕을, 장어를 담백하게 즐기면서 건강을 챙기고 싶은 분이라면 여름 한정판 스페셜 메뉴 갯장어 샤브샤브를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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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의 대표 여름 음식인 '오리탕' / 사진=순천시 제공 |
▶ 내돈 내산 순천의 맛, 오리탕 & 오리불고기
"소는 누가 줘도 먹지 말고, 돼지는 주면 받아먹고 오리는 자기 주머니를 털어서라도 먹어라"라는 옛말이 있습니다. 소고기나 돼지고기 애찬론자에겐 다소 실망스러울지 몰라도, 그만큼 오리고기가 건강에 좋다는 얘기니 오해 없으시길.
영양학적으로는 합격점이니 이제 오리요리의 맛을 따져볼 차례. 순천 조곡동 죽도봉 아래쪽에 가면 오리요리 전문점들이 즐비합니다. 가파른 계단을 따라 위쪽까지, 뭐 이런 곳에 식당이 있나 싶은 위치까지, 오리요리 하나로 많게는 수십 년 한자리를 지켜온 전통의 로컬 맛집들이 자리해있습니다. 죽도봉 아랫동네에서 시작된 순천 오리요리의 역사는 순천 전역으로 퍼져나갔고, 오리 요리는 순천을 대표하는 또 하나의 맛이 되었습니다. 오리고기로 1등 찍으며 전국구 맛집이 된 프랜차이즈가 순천에서 시작됐다는 사실은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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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의 대표 여름 음식인 '오리불고기' / 사진=순천시 제공 |
깊은 된장 베이스에 들깨가루 후하게 넣어 끓여낸 시원하면서도 구수한 맛의 오리탕, 탕보다 더 진하고 걸쭉한 국물 맛을 원하는 국물 마니아들을 위한 한 냄비 오리전골,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오리불고기는 간장과 고추장 양념 두 가지 중 어느 쪽을 골라도 만족스러울 대중적인 맛입니다. 국물이든 오리불고기든 곁들여지는 부추와 초장에 들깨가루 듬뿍 넣어 찍어먹는 소스는 오리고기의 국룰. 오리불고기를 볶은 불판에 갖은 채소 잘게 썰고 특제고추장소스 더해 볶아내는 볶음밥은 허리띠 풀고 서라도 먹어야할 강력추천 K-디저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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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의 대표 여름 음식인 '민물매운탕' / 사진=순천시 제공 |
▶ 시원한 물줄기가 반기는 상사골과 섬진강의 맛, 민물매운탕
물길 좋기로 소문난 도시, 순천. 도심을 따라 동천이 흐르고, 순천과 인근 지역의 생활용수로 쓰이는 상사호 물줄기와 구례와 이웃한 순천 황전으로는 섬진강 물길이 유유히 흐릅니다다. 덕분에 상사에는 '상사호 가는 길'이라는 이색적인 드라이브 코스가 완성되었고, 그 물줄기들을 따라 터를 잡은 식당들은 '상사 맛집', '황전 맛집'으로 통하는 로컬 중에 로컬 맛집이 되었습니다.
이 두 지역의 대표 메뉴 역시 인근에서 건져 올린 민물고기로 끓인 민물매운탕입니다. 찾아오는 이들의 다양한 식성에 맞춰 메뉴판에는 육해공 음식명이 빼곡히 들어찼지만, 어쨌든 민물매운탕 생각날 땐 '상사 맛집', '황전 맛집'이란 공식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습니다. 메기탕, 빠가사리탕, 참게탕, 쏘가리탕 등 두 종류를 섞으면 잡어탕이 됩니다. 이름부터 남다른 로컬 터줏대감 맛집들의 민물매운탕. 민물고기 맛이 거기서 거기겠지라고 생각하신다면 오산. 끓여내는 양념이 같아도 메기, 빠가사리, 참게, 쏘가리 등 각각이 갖는 풍미와 향이 다르니 민물매운탕의 맛 역시 달라집니다. 올여름엔 상사호 물줄기와 황전 섬진강 물길이 반기는 '찐 로컬 맛집'에서 시원한 민물매운탕 한 뚝배기로 무더위를 이겨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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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의 대표 여름 음식인 '염소떡갈비' / 사진=순천시 제공 |
▶ 순천의 '가든'에서 '맛'나는 염소탕 & 염소떡갈비
순천에는 '가든'이 많습니다. 맛의 고장, 순천답게 가든의 음식들처럼 밑반찬부터가 남다릅니다. 그 종류도 다양해 계절별로, 날씨에 따라 '가든'을 즐겨 찾는 이유가 됩니다. 그중 마니아층을 형성하는 메뉴가 있으니 가든 중에서도 '전문점'이라 이름 붙인 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염소요리입니다.
사실 염소요리는 호불호가 갈리는 음식입니다. 하지만 여름 보양식계의 상위권을 지켜온 뚝심 있는 맛이라는 건 인정할 수밖에 없는 사실입니다. 시원한 국물 맛을 즐겨 찾는 국물파라면 염소탕으로, 국물도 좋지만 이번엔 염소고기 맛에 더 집중하고 싶다면 염소전골로, 전통 고기파를 자처하는 입맛이라면 염소수육으로. 염소고기에 첫 도전하는 분이라면 염소고기를 잘게 다져 간장을 베이스로 한 갖은 양념에 치대듯 버무려 숙성시킨 후 숯불에 구워내는 순천 염소전문점의 시그니처, 염소떡갈비는 어떨까요. 올여름, 순천 여행길에서 색다른 로컬 맛을 경험해보고 싶은 분이라면 염소고기 맛의 건강한 유혹에 빠져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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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의 대표 여름 음식인 '매실 젤라또' / 사진=순천시 제공 |
▶ 초록초록 순천의 여름 맛, 매실차 & 매실젤라또
흩날리던 새하얀 매화꽃이 진 자리에 맺힌 초록의 열매들. 여름은 싱싱하게 차오른 매실을 거둬드리는 수확의 계절입니다. 순천 매실 대표 마을인 월등향매실마을이 1년 중 가장 바쁜 시기. 이 시기, 수확한 매실은 배앓이, 소화불량은 물론 상큼달콤한 맛으로 두고두고 먹을 수 있는 매실청이나 매실차로 재탄생하게 됩니다.
최근 순천에선 매실을 더 다양한 제품으로 만들고 있는 추세. 순천의 카페나 베이커리를 중심으로 매실을 활용한 이색 디저트 개발이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그중 방송 출연까지 하면 인기가도를 달리는 메뉴가 있으니 바로 '매실 젤라또'입니다. 첫 느낌은 젤라또 특유의 쫀득함으로 착 달라붙었다가, 이어지는 시원하면서도 청량한 매실 맛으로 부드럽게 감기는 매실젤라또. 천연재료를 활용한 아이스크림 젤라또와 몸에 좋은 매실이 만나니 이보다 더 좋은 여름 디저트가 또 있을까요? 여행의 추억을 두고두고 되새기게 할 순천의 여름 맛입니다.
[정치훈 기자 pressjeong@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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