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바다주 엘코시 주민 콜레트 레이놀즈가 올린 '모르몬 귀뚜라미' 떼 영상. 콜레트 레이놀즈(Colette Reynolds) 틱톡 영상 캡처 |
미국의 한 마을에서 떼로 출몰한 귀뚜라미들이 집과 도로 등을 뒤덮었다.
이 마을의 주민은 해충 퇴치 전문가로부터 "귀뚜라미들이 서로를 먹는 습성이 있는 탓에 사체가 많아질수록 새로운 개체를 유인하는 미끼가 되기에 방법이 없다"는 설명을 들었다며 낙담했다.
1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 등 외신은 네바다주의 작은 마을인 엘코에서 '모르몬 귀뚜라미'로 불리는 곤충이 떼를 지어 출몰했다고 보도했다.
엘코시 주민 콜레트 레이놀즈 씨는 소셜미디어 틱톡에 귀뚜라미들이 자신의 집을 뒤덮은 영상을 공유하며 "저것들이 말 그대로 사방에 있다"며 "정말 역겹고 소름 끼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동네와 시내 전체에 이런 것들이 넘쳐나고 있다"며 "이웃집도 같은 문제를 겪고 있고, 우리 병원은 더 심하게 뒤덮여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매일 상황이 더 나빠지고 있다"며 "집 전체가 벌레에 휩싸여 밖에 나갈 수가 없다. 어젯밤에는 걱정이 돼서 15분밖에 못 잤다"고 호소했다.
특히 그는 해충 퇴치 전문가를 불러보기도 했지만, 이 곤충들이 서로를 먹는 습성이 있어 사체가 많아질수록 새로운 개체를 더 유인하는 미끼가 되기 때문에 그냥 놔두는 수밖에 없다는 설명을 들었다며 "모르몬 귀뚜라미는 매년 우리 마을을 지나갔지만, 우리 집이 이렇게 심하게 공격받은 적은 처음"이라고 전했다.
15년간 이 도시에 살았다는 주민 테드 베라스 씨도 최근 몇 년간 모르몬 귀뚜라미 떼의 출몰이 더 심각해졌다고 NBC방송 인터뷰에서 밝혔다.
베라스는 "귀뚜라미 떼가 도로를 뒤덮은 상태에서 차들이 그 위를 치고 지나가는데, (도로 위에 달라붙은 사체들이) 도로를 미끄럽게 만들어 위험하다"며 "전에 트럭을 몰고 귀뚜라미 떼가 있는 커브 길을 지나다 미끄러질 뻔했다"고 말했다.
미국 언론들은 이 곤충이 건조하고 뜨거운 기후에서 잘 번식하는 습성을 지적하면서 미 서부에서 최근 가뭄과 온난화가 심해짐에 따라 개체 수가 더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네바다주 농림부는 지난 몇 년간 주요 고속도로를 따라 살충제와 곤충 성장 조절제 등 약품을 살포해 왔지만, 별 효과를 보지 못했다.
김수연 온라인 뉴스 기자 ksy1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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