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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장타왕 대결보다 더 눈길끈 ‘스피드 업’ KPGA 코리안투어도 배워야[SS 현장메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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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장타왕 대결보다 더 눈길끈 ‘스피드 업’ KPGA 코리안투어도 배워야[SS 현장메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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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지호(왼쪽)가 18일 일본 치바 이쓰미GC에서 열린 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 최종라운드에서 아내 김유정 씨와 즐겁게 대화하고 있다. 사진제공 | KPGA

양지호(왼쪽)가 18일 일본 치바 이쓰미GC에서 열린 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 최종라운드에서 아내 김유정 씨와 즐겁게 대화하고 있다. 사진제공 | KPGA



[스포츠서울 | 치바(일본)=장강훈기자] 빠르다. 주저함이 없다. 홈그라운드여서가 아니다. 빨리빨리가 몸에 뱄다.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가 올시즌 처음으로 일본골프투어(JGTO)와 공동주관으로 일본 치바현에 있는 이쓰미 골프클럽(파73·7625야드)에서 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총상금 10억원)을 치렀다. 올해 코리안투어 최장 코스에 처음으로 파73으로 세팅해 한·일 장타 대결에 관심이 쏠렸다.

아내 내조를 받은 양지호(34·PTC)가 우승을 차지했고, 코리안투어 장타왕 정찬민(24·CJ)과 JGTO 장타왕 가와모토 리키(22)가 한조에 편성되는 등 열기가 뜨거웠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다른 쪽에 관심이 더 쏠렸다. JGTO 선수들의 빠른 진행속도에 코리안투어 선수들이 반색했다.

한·일 장타왕 정찬민(오른쪽)과 가와모토 리키(왼쪽)가 16일 이쓰미GC에서 열린 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 2라운드에서 티샷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제공 | KPGA

한·일 장타왕 정찬민(오른쪽)과 가와모토 리키(왼쪽)가 16일 이쓰미GC에서 열린 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 2라운드에서 티샷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제공 | KPGA



대회 관계자에게 물어보니 “JGTO는 평균 라운드 시간이 4시간30분을 넘지 않는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코리안투어는 5시간30분을 훌쩍 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중계방송 탓에 티오프도 늦게 시작(챔피언조 기준)하는데, 플레이 속도까지 느리니 늘어지는 감이 없지 않다.

JGTO 선수들과 함께 라운드한 코리안투어 선수들은 대체로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시즌 개막전 우승자 고군택(24·대보건설)은 “진행속도가 빨라서 좋았다. 역설적으로 생각할 시간도 많고, 리듬감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돌아봤다. 코리안투어 선수들이 JGTO선수들보다 비거리가 긴 편이다. 멀리치는 선수가 세컨드샷 이후로는 늦게 어드레스하기 때문에 공략지점을 충분히 들여다보고, 클럽선택도 신중하게 할 시간을 벌 수 있다.

JGTO 샛별 나카지마 게이타가 18일 이쓰미GC에서 열린 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 최종라운드에서 티샷하고 있다. 사진제공 | KPGA

JGTO 샛별 나카지마 게이타가 18일 이쓰미GC에서 열린 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 최종라운드에서 티샷하고 있다. 사진제공 | KPGA



고군택은 “그런데 숏게임 능력은 JGTO 선수들이 훨씬 좋아 보였다. 어프로치와 퍼팅 능력이 빼어났다”고 말했다. 템포도 빠르고 숏게임에도 능하니 상위권에 오른 JGTO 선수가 훨씬 많았다.


JGTO에서 활동 중인 송영한(32·신한금융그룹)은 “우선 훈련 환경이 정말 잘 돼 있다”고 전했다. 당장 이쓰미GC만 해도 드라이빙 레인지와 연습그린뿐만 아니라 숏게임과 벙커 연습장이 따로 있다. 코스 관계자는 “토너먼트 대회를 치르는 규모의 코스는 대체로 이런 시설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광경이다.

송영한이 18일 치바 이쓰미GC에서 열린 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 최종라운드에서 티샷하고 있다. 사진제공 | KPGA

송영한이 18일 치바 이쓰미GC에서 열린 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 최종라운드에서 티샷하고 있다. 사진제공 | KPGA



송영한은 “일본인 특유의 문화도 진행 속도가 빠른 원인인 것 같다”고 말했다. 남에게 피해를 끼치는 것을 극도로 꺼리는 일본인 특유의 생활습관이 라운드 때도 드러난다는 것. 그는 “지연 플레이하면 동반자에게 실례라는 의식이 강한 것 같다. 그래서 진행 속도가 빠른 인상”이라고 귀띔했다. 개인적인 의견이라고 전제했지만, 다른 선수들도 대체로 비슷한 얘기를 했다. “아무래도 느리게 플레이하면 동반자뿐만 아니라 다음 팀에도 피해를 준다”는 게 일본 취재진의 설명이다.

스코어보드도 필요한 것만 표출했는데, 전 라운드 순위를 함께 표기해 눈길을 끌었다. 반등했는지, 떨어졌는지 등을 직관적으로 알 수 있어 갤러리의 편의를 돕는 세심함이 엿보였다. 가까이하기엔 너무 먼 나라이지만, 투어발전을 위해 받아들일 건 받아들여야 한다. KPGA의 깊은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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