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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일본 원전 오염수 방류

‘결국 일본 뜻대로’ 후쿠시마 오염수, 바다로 흘러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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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국 반대에도 오염수 해양 방류 시운전 시작
내달 초 IAEA 최종보고서 받으면, 즉시 방류 결정 내릴 듯
한국선 벌써부터 소금 사재기 현상도


파이낸셜뉴스

[후쿠시마=AP/뉴시스]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2023.06.15.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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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김경민 특파원】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의 오염수 해양 방류가 임박한 가운데 현지는 물론 주변국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일본은 주변국의 안전성 논란과 우려에 맞서 조만간 발표될 국제원자력기구(IAEA) 최종보고서를 객관적·과학적 근거로 활용, 늦어도 올 여름까지는 오염수를 방류할 계획이다. 국가간, 이해관계자간 합의를 이루지 못한 상황에서, 당분간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류를 둘러싼 외교적 마찰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오염수 방류 시운전 시작

17일 후쿠시마 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에 따르면 지난 12일 오전 8시 40분 오염수를 원전 앞 바다에 방류하는 설비의 시운전이 시작됐다.

도쿄전력은 약 2주간의 시운전 기간에 방사성 물질이 없는 물을 바닷물과 섞어 원전 앞 바다에 방류하면서 방류 시설의 작동에 문제가 없는지 점검한다.

아울러 긴급 상황에서 방류 장치가 정상적으로 정지하는지도 확인할 방침이다. 시운전 때에는 방사성 물질을 포함한 오염수는 방류되지 않는다.

도쿄전력은 앞서 지난 4월 25일 오염수 해양 방류를 위해 약 1030m 길이의 해저터널 굴착을 완료했다. 이어 이달 들어 육지와 바다 양쪽에서 해저터널 안으로 약 6000t의 바닷물을 주입했다.

도쿄전력은 이달 말까지 오염수 해양 방류를 위한 설비 공사를 완료할 계획이다.

저장 탱크 97% 육박, 늦어도 여름엔 태평양 방류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7월 초 일본을 방문해 기시다 후미오 총리와 회담을 갖고 오염수의 해양 방류 안전성을 평가한 IAEA의 종합보고서를 전달할 예정이다. 기시다 총리는 보고서 내용과 그로시 사무총장과의 논의를 토대로 오염수 방류 시기를 결정할 것으로 예측된다.

IAEA는 일본 정부의 요청에 따라 지난해 2월부터 이달까지 전문가 조사단을 파견해 오염수 방류 계획을 점검했다. 지난달 조사단이 내놓은 중간보고서에는 '일본 오염수 샘플 분석은 정확했으며 유의미한 추가 핵종은 미검출 됐다'고 분석됐다.

다핵종제거설비(ALPS)로 정화해 후쿠시마 원전 부지 내 저장탱크에 보관된 오염수는 지난달 기준 133만t으로 저장 용량의 97%에 육박했다. 내년 2~6월께는 탱크 용량이 가득 찰 것이기 때문에 해양 방류를 서둘러야 한다는 게 도쿄전력 측의 주장이다.

일본 정부는 오염수에 잔류한 삼중수소(트리튬)는 40분의 1인 1L당 1500베크렐(㏃) 미만으로 희석해 늦어도 올 여름까지는 태평양 앞바다에 방류한다는 계획이다.

파이낸셜뉴스

(서울=뉴스1) 황기선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전국여성위원회 산하 여성지방의원협의회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일본 후쿠시마 원전오염수 해양투기 반대 성명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3.6.16/뉴스1 /사진=뉴스1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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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어민들도 반대

오염수 방류가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현지 어민들은 일본 정부에 거듭 반대 입장을 전달했다.

노자키 데쓰 후쿠시마현 어업협동조합연합회장은 지난 10일 원전 소관 장관인 니시무라 야스토시 경제산업상과 회담 후 "회담은 평행선이다. 방류 반대는 변하지 않는다"고 재차 오염수 방류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은 2015년 후쿠시마현 어업협동조합연합회에 오염수는 관계자의 이해 없이는 처분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담긴 문서를 전달했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도쿄전력의 방류 설비 공사가 끝나고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이르면 이달 중 내놓을 최종 보고서에서 특별한 문제점을 지적하지 않으면 여름에 오염수 방류를 강행할 방침이다.

윤덕민 주일본 한국대사는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의 해양 방류와 관련해 "일본이 한국 국민에게 직접 안전성을 설득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윤 대사는 14일 보도된 일본 지지통신과 인터뷰에서 "한국 국민의 건강·안전과 관련된 민감한 문제로 (과학적 근거를 제시해) 국민을 설득하려 해도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후쿠시마발 때 아닌 소금 사재기

식품·외식업계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 소금 사재기를 하는 움직임이 일면서 소금 가격이 폭등했다. 일본의 오염수가 해류를 타고 우리 해역에 도달할 경우 국산 수산물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전국 천일염 생산량의 85%를 차지하는 신안군에서는 최근 천일염 주문이 폭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가격도 급등했다.

신안군수협직매장은 지난 8일부터 '신안천일염 2021년산 20㎏' 가격을 2만5000원에서 3만원으로 20% 인상한다고 공지했다.

신안군은 전국 천일염 생산량의 85%를 차지하는 곳으로 최근 천일염을 사려는 주문이 100배 이상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안군수협직매장은 수매 단가 및 인건비 상승을 가격 인상 이유로 들었지만, 소금 사재기 움직임도 소금값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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