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 상원의원, 같은 당 스토커·무소속 소프 상원의원 성추행 혐의
본인은 혐의 부인…자유당은 제명 조치
데이비드 밴 호주 상원의원 |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호주 상원의원이 동료 의원을 성추행했다는 '미투'(me too·나도 고발한다) 폭로가 이어지면서 호주 정계에 충격을 주고 있다.
16일(현지시간) 일간 디오스트레일리안 등에 따르면 어맨다 스토커 전 상원의원은 전날 성명을 통해 같은 당의 데이비드 밴 상원의원이 2020년 11월 의회 계단에서 자기 엉덩이를 반복적으로 움켜쥐었다며 '부적절한' 접촉이 있었다고 폭로했다.
스토커 전 의원은 2018∼2022년까지 상원의원을 지냈다.
그는 의회 사무실에서 열린 비공식 친목 모임에서 벌어진 일이라며 두 번이나 반복해서 행동한 만큼 우연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스토커 전 의원은 다음날 밴 의원을 찾아가 전날 일에 대해 항의했다며 "그는 사과하며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고 말했고 그 뒤로는 같은 일이 벌어지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여성이 원치 않는 접근들로부터 자유로워져야 하고 즉시 목소리를 내는 것에 존중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어맨다 스토커 전 상원의원(오른쪽) |
밴 의원에 대한 미투 폭로는 스토커 전 의원이 처음이 아니다.
무소속 리디아 소프 상원의원은 2021년 밴 의원이 자신에게 잘못된 행동을 했다고 공개한 바 있다. 하지만 당시에는 자세한 설명은 하지 않았고 밴 의원은 소프 의원의 주장이 거짓말이라며 강력히 부인하면서 상황은 흐지부지 넘어갔다.
그러던 중 최근 자유당의 전직 비서실 직원인 브리트니 히긴스가 남성 선임 보좌관 브루스 레어만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폭로 사건이 벌어지면서 밴 의원에 대한 미투 사건도 다시 불거졌다.
지난 14일 상원에서 레어만 성폭행 사건에 대해 논의하던 중 밴 의원이 발언하자 소프 의원이 끼어들며 "가해자가 폭력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이 매우 불편하다"고 소리치며 과거의 사건을 다시 언급했다.
그는 다음날 성명을 통해 밴 의원을 지목하지는 않았지만, 자신이 처음 의회에 입성했을 때 동료 의원으로부터 '공격적인 제안'을 받았고 '부적절한 접촉'이 있었다며 이 일을 스콧 모리슨 당시 총리도 알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소프 의원은 이 사건을 경찰에 신고하지는 않겠지만 의회 복도에 더 많은 폐쇄회로TV(CCTV)와 보안 요원이 필요하다며 "비슷한 경험을 한 이들은 알겠지만, 피해자들은 자기 경력에 피해를 보거나 세상에 알려지는 것이 두려워 나서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밴 의원에 대한 미투 의혹이 터지고 있으나, 그는 "그런 사건에 대한 기억이 전혀 없으며 제가 한 일이 결코 아니다"라며 자신에 대한 의혹을 모두 부인하고 있다.
하지만 자유당은 밴 의원을 제명하고 야당 의원회관 출입을 금지하기로 했다.
피터 더튼 자유당 대표는 "소프 의원의 발언 이후 밴 의원과 관련된 추가 혐의들이 들어왔다"며 그가 상원의원직은 유지하겠지만 자유당 소속은 아니라고 말했다.
이어 "나는 (밴 의원의) 혐의의 진실성이나 유무죄 여부에 대해 어떤 판단도 내리지 않고 있다"며 "의회 차원에서 독립적인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리디아 소프 호주 상원의원 |
laecor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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