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애도기간 선포 속 수색 지속…교황 "사고 소식에 깊은 실의"
그리스 해안 난민선 전복 사고 생존자를 이송하는 구조인력들 |
(제네바=연합뉴스) 안희 특파원 = 그리스 남부 해안에서 발생한 이주민 보트 전복 사고 생존자 78명이 모두 성인 남성으로 확인되면서 다수의 여성·아동이 비극적 사고 속에 희생됐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그리스 당국은 3일간 애도 기간을 선포하고 순찰선과 헬기 등을 동원해 이틀째 구조·수색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15일(현지시간) AP·AFP 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그리스 펠로폰네소스 해안으로부터 서남쪽 75㎞ 바다에서 이주민들을 태운 어선이 강풍에 전복되는 사고로 사망자 78명의 시신이 수습됐다. 그리스 당국은 사망자 수를 79명에서 78명으로 수정했다.
사고 현장으로 출동한 해안경비대에 구조된 생존자는 104명이다. 이집트인 30명, 파키스탄인 10명, 시리아인 35명, 팔레스타인인 2명 등이 포함됐다.
해안경비대 측은 생존자가 모두 남성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대부분 바다에 떠 있는 보트 잔해에 의지하고 있다가 구조됐으며 구명조끼 등은 착용하지 않았다고 해안경비대는 설명했다.
그리스 당국은 보트 탑승자 규모를 정확히 추정하기 어렵다는 입장이지만, 생존자 증언에 비춰 길이 25∼30m 정도의 보트에 수백명이 밀집한 채 타고 있던 것으로 보인다.
생존자들 사이에서는 배의 갑판까지도 사람들로 가득했고, 500명 이상이 탑승했던 것 같다는 증언들이 나왔다. 한 유럽 자선구조단체는 이 배의 규모를 고려할 때 최대 750명이 탈 수 있었을 것이라고 추정하기도 했다.
그리스 칼라마타 지역의 병원에서 치료받은 한 생존자는 의사에게 아이들이 100명가량 배에 타고 있던 걸 봤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조 당국은 이런 사정에 비춰 시간이 갈수록 여성·어린이 희생자를 비롯해 실종·사망자 규모가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구조·수색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리스 정부는 전날부터 3일간을 애도 기간으로 선포했다. 아울러 순찰선 2척과 헬기 1척, 지역 선박 6척 등을 동원해 사고 지역을 수색 중이다.
이날 프란치스코 교황은 난파 사고 소식을 접하며 깊은 실의에 빠졌으며 이 사고로 숨지거나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이들, 비극에 충격을 받은 사람들을 위해 진심 어린 기도를 바쳤다고 교황청 국무원장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이 전했다.
prayer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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