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5 (월)

이슈 전세계 코로나 상황

"이웃들 굶어 죽어...요즘엔 산에 죽으러 간다" 北주민 증언

댓글 1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중앙일보

황해북도 개풍군에서 북한 주민들이 흙을 나르고 있다.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BBC는 북한 주민들이 인터뷰에서 식량이 부족해서 이웃이 굶어 죽었다고 증언했다고 보도했다.

14일(현지시간) BBC는 북한 전문 매체 데일리NK의 지원으로 평양과 중국 국경 근처 마을 등에 거주하는 일반 주민 3명을 인터뷰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북중간 국경 폐쇄 이후로 굶어 죽거나 법 위반으로 처형당할까 봐 두렵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1990년대 ‘고난의 행군’ 이후 최악의 상황임을 시사한다고 말했다고 BBC는 전했다.

BBC에 따르면 평양에 사는 지연(이하 모두 가명)이란 이름의 한 여성은 옆집의 세 식구가 집에서 굶어 죽은 걸 안다고 말했다. 그는 사람들이 살 수가 없어서 집에서 목숨을 끊거나 죽으려고 산으로 들어간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중국 국경 근처에 사는 건설 노동자 찬호씨는 음식 공급이 너무 적어서 마을에서 5명이 굶어 죽었다며 “처음엔 코로나19로 죽을까 봐 무서웠지만 이후엔 아사할까 봐 걱정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중국 밀수품을 파는 상인인 명숙씨는 전에 장마당에서 팔리던 제품 4분의 3이 중국에서 왔는데 이젠 비어있으며 수입이 대부분 사라졌다고 말했다. 그는 가족이 먹을 음식이 이렇게 적었던 적이 없다면서, 애들을 먹이려고 고군분투하고 있고, 한 번은 자기가 이틀간 못 먹어서 자다가 죽을 것 같았다고 전했다.

북한 경제학자 피터 워드는 “평범한 중산층의 이웃이 굶어 죽는 것은 매우 우려스럽다”며 “아직 전면적 사회 붕괴나 대규모 아사는 아니지만 좋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북한 인권침해를 기록하는 NKDB의 한나 송씨도 “지난 10∼15년간 아사 사례는 거의 못 들어봤다. 북한 역사상 가장 어려운 시기를 떠올리게 된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 발표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 전에는 하루 1000명 이상이 압록강을 건너 중국으로 탈출했다. 그러나 명숙씨는 “지금은 강에 가까이만 가도 가혹한 처벌을 받을 것이라서 아무도 건너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찬호씨도 “매일 매일 살기가 더 힘들어진다. 한 번 잘못 움직이면 처형”이라며 “우리는 여기 갇혀서 죽기만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BBC는 김정은 국무위원장도 식량 위기를 공개적으로 언급하는 등 상황의 심각성을 시사한 바 있지만, 그런데도 그는 핵무기 개발을 우선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북한은 지난해 탄도미사일 63발 발사시험을 했는데 이 비용은 5억달러(약 6375억원)가 넘는 것으로 추산됐다고 말했다. 이는 북한 연간 곡물 부족량을 메꾸고도 남는 규모라고 BBC는 덧붙였다.

이지영 기자 lee.jiyoung2@joongang.co.kr

중앙일보 / '페이스북' 친구추가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