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에 악영향’ 부담 내비쳐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됐던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사진)의 총선 출마설이 13일 여권의 화두로 떠올랐다. 국민의힘은 우 전 수석의 출마가 내년 총선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언급 자체를 꺼리는 분위기다.
김병민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CBS 라디오에서 우 전 수석의 출마설에 대해 “과거로 퇴행하는 정치를 국민들께서 별로 좋아하지 않으실 거라고 확신한다. 흘러간 물로는 물레방아를 돌릴 수 없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
우 전 수석은 박근혜 정부 시절 직권을 남용한 혐의로 2021년 9월 징역 1년 실형을 확정받고 지난해 12월에 국정농단 당시 수사팀장이었던 윤석열 대통령으로부터 특별사면을 받고 복권됐다. 출마설은 지난 9일 한 언론과 인터뷰서 총선 출마 여부를 묻는 말에 우 전 수석이 “국가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뭘까 생각 중”이라고 답하며 불거졌다.
국민의힘 내에서는 우 전 수석의 출마설이 나오는 것만으로도 내년 총선에 부담이 된다는 분위기다. 하태경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서 “(우 전 수석은) 우리 당 공천을 받기 어려울 것”이라며 “(당을) 주도하는 층들이 과거 최순실 사건이나 전직 대통령 탄핵 문제가 있을 때 거의 탄핵에 찬성했던 사람들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천하람 국민의힘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은 지난 12일 KBS <더 라이브>서 “악재를 연상케 하는 인물”이라고 했다.
다만 대구·경북(TK)에서 친박 영향력을 고려하면 성급하게 결정할 일은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김용태 전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CBS 라디오에서 “공천을 안 하면 문제가 되는 것이 우 전 수석뿐만 아니라 유영하 변호사나 최경환 전 부총리의 출마 가능성이 TK 정가에서 같이 나오고 있다는 점”이라며 “이분들을 공천하지 않는다면 박근혜 전 대통령과 함께 TK에서 신당 창당을 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했다.
문광호 기자 moonli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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