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마켓 |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을 통해 구매한 아이폰이 물건을 받은 지 3일 만에 고장났다면 전액 환불 받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제품을 정상적으로 사용했지만 갑작스럽게 심각한 하자가 발생했을 때다. 앞으론 이런 경우에 거래를 중개한 당근마켓이 환불에 적극적으로 나서게 된다.
12일 공정거래위원회와 한국소비자원은 중고거래 플랫폼 4개사(당근마켓·번개장터·세컨웨어·중고나라)와 이 같은 내용의 제품안전·분쟁해결 협약을 체결했다. 플랫폼을 통한 중고거래가 늘면서 소비자 분쟁이 증가한 만큼 명확한 분쟁해결 기준을 만들 필요가 생겼다. 2008년 약 4조원이던 국내 중고거래 규모는 2021년 24조원으로 6배가량 뛰었다.
중고거래는 일반적인 거래와 달리 사업자와 소비자가 아닌 개인과 개인끼리 이뤄지다 보니, 지금껏 명확한 분쟁해결 기준이 없었다. 전자거래법 적용 대상에도 해당하지 않아 ‘사각지대’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전자거래분쟁조정위원회에 접수된 중고거래 민원은 2008년 500건대에서 지난해 4200건으로 8배 이상 증가했다.
공정위와 플랫폼 4개사가 마련한 분쟁해결 기준에 따르면 휴대전화·노트북 같은 전자제품은 물건 수령 3일 이내에 성능·기능에 중대한 하자가 발생할 경우 판매자는 수리비를 모두 배상해야 한다.
수리가 불가능한 경우엔 전액 환불한다. 4~10일 사이에 성능·기능 하자가 발생했을 땐 판매가의 50%를 돌려준다. 공정위는 전자제품을 시작으로 다른 품목에 대한 분쟁해결기준도 차차 만들기로 했다.
다만 이 분쟁해결 기준에 법적 구속력이 없다는 게 한계다. 판매자가 끝까지 환불을 거부한다면 결국 민사소송을 거쳐야 하는 수밖에 없다. 대신 플랫폼이 이전보다 더 적극 나서기로 했다. 상품에 하자가 있더라도 구매자가 판매자에게 직접 환불을 요구하고, 맞서야 하는 부담을 다소 덜게 됐다.
세종=정진호 기자 jeong.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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