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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코로나보다 더 심각한 상황…오염수 방류 기정사실인데 정쟁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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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수욕장 주변 여름 한 철 상인들도 '울상'

방사능 공포에 '수산업 위기' 불 보듯 뻔해

뉴스1

9일 오후 부산 중구 자갈치시장의 모습 2023.06.09/ ⓒ 뉴스1 권영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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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뉴스1) 박채오 강미영 권영지 기자 = "불안감 조성보다는 실질적인 대책마련이 시급합니다."

일본 정부에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가 사실상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부산·경남지역 수산업계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9일 오후 찾은 부산 중구 자갈치시장은 점심시간임에도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상인들은 삼삼오오 모여 앞으로의 상황에 대한 걱정을 토로하기도 했다.

상인 이모씨는 "코로나19 상황이 완화되면서 회복되던 매출이 급격히 줄고 있다"고 말했다.

이씨는 "일본에서 원전 오염수를 방류하기로 한 건 이미 결정된 일 아니냐"며 "그런데 정치권은 대책마련보다 정쟁으로 시끄러운 것 같다"고 지적했다.

횟집을 운영하는 남모씨는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소식 때문에 시장에 사람이 쫙 빠졌다"며 "코로나 때도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아주 심각하다"고 말했다.

몇몇 상인들은 취재진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와 관련한 질문에 "좋은 일도 아닌데 말하기 싫다"며 피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여름철을 맞아 본격적인 장사를 준비하던 해수욕장 주변 상인들도 울상을 지었다.

해운대해수욕장 인근의 한 상인은 "본 개장(7월1일)을 앞두고 일본 오염수 방류 이야기가 이슈가 되면서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며 "여름 한 철만 보고 사는 상인들에게는 생업이 달린 일이니만큼 정부에서 적극 나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횟집을 운영하는 최모씨는 "오염수가 방류되면 당장 나부터도 가족들에게 수산물을 권하지 못할 것 같은데 일반 시민들은 오죽하겠느냐"며 "정치권에서 서로 괴담을 퍼트린다고 정쟁만 벌일 것이 아니라 정확한 정보를 (시민들에게) 전달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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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경남 거제시 사등면에 위치한 거제수협 성포위판장 전경. 2023.06.09/ ⓒ 뉴스1 강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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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지역의 수산업 종사자들도 오염수 방류에 대한 불안감이 조성되고 있지만 별다른 대응을 할 수 없어 답답하다는 반응이다.

올해 2년차 어패류 판매업자인 20대 A씨는 "설령 오염수 위험성이 낮다 해도 이걸 바다에 흘려보내는 건 말이 안 된다"며 "정부가 방류 전 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엎지른 물 담기'식의 방류 이후 지원만 이야기 중이다"고 말했다.

거제에서 50년 넘게 도다리를 잡았다는 어민 B씨는 "오염수가 방류되면 어민들은 다 죽는다. 하지만 우리가 어떤 대응을 하겠나"면서 "방류에 대한 근본적인 대응책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수산업은 위기에 직면하게 된다. 하지만 어민들이 무슨 힘이 있겠는가"라고 한숨 쉬었다.

통영 굴 양식업자 또한 "방류가 시작되면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지정한 통영 청정해역 취소는 물론이고 통영을 비롯한 전국 해안도시는 황폐화가 될 것"이라며 "거기다 아시아산 수산물은 전세계 식탁에서 사라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오염수 방류 문제가 불거지면서 국산 수산물에 낙인이 찍힐 것을 우려하는 일부 어민들도 있었다.

통영 멍게양식업자 60대 C씨는 "올해 조황이 저조한데 여기에 방사능 공포가 겹쳐 수산물 소비가 위축되고 있다"면서도 "물론 오염수 방류는 막아야 하지만 어민들을 위한 실질적인 대책 없이 무작정 생계를 위협하는 식의 불안 조장은 멈춰야 한다"고 전했다.

cheg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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