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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6 (화)

[Dr. J’s 중국을 보는 색다른 시선] 美中간의 묘한 화해무드, 美는 선거에 中은 경기에 답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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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미국의 De-risking, 중국은 왜 떨떠름해 하나?

세계의 패권국 미국은 정부가 나서서 탈중국(decoupling)하라고 기업에 독려하고 동맹들을 다그치고 난리 치더니 히로시마 G7이후 스탠스를 바꾸어 동맹들을 당혹스럽게 하고 있다. 중국과의 경제관계를 탈동조화(decoupling)가 아닌 위험감소(de-risking)로 재정의했다.

그간 미국이 계속 주장해왔던 세계의 제조공장 중국과 탈동조화는 현실성이 낮을 뿐만 아니라, 경제적 피해를 우려하는 유럽 국가들은 미국의 탈동조화 요구에 유보적이었다. 이번에 위험감소(de-risking)로 미국의 스탠스 변화는 중국 위협에 대한 공통 인식과 대응 필요성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구체적 접근방법에서 유럽 국가들과 실리적인 측면에서 타협한 결과다.

미국의 스탠스변화에 서방이 혼란스러워 하고 의문을 갖는 것은 미국의 대중전략의 3가지 방향이 만든 오해다. 미국은 전통적으로 팍스 아메리카나 (Pax Americana)정책을 썼지만 오바마 정부 들어 아태 재균형(Strategic Rebalancing)정책으로 선회했고 트럼프정부는 미국우선(America First) 정책을, 그리고 바이든 정부 들어서는 미국 뿐인(America Only)정책을 구사하고 있다.

바이든 정부는 대중정책에 있어 봉쇄, 경쟁, 협력의 3가지의 mixed policy를 추진하고 있어 외부세계를 혼란스럽게 만든다. 이데올로기, 가치 동맹에서는 봉쇄전략, 첨단 과학기술분야에서는 경쟁, 기후변화, 환경에서는 협력정책을 쓰고 있다. 이번에 위험감소(de-risking)라는 것은 규제의 실익이 없는 전통산업에서는 규제완화와 협력을 도모하고 첨단산업은 규제강화를 목적으로 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중국은 미국의 이런 스탠스변화에 떨떠름한 표정이고 말 장난 아니냐는 투로 대응하지만 미국의 화해 제스츄어에 못 이기는 척 손을 내밀고 있다. 중국이 떨더름해 하는 이유는 표현은 어떻게 했던지 간에 히로시마 G7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을 일으킨 러시아와 이를 뒤에서 지원하는 중국이 “규칙에 기반한 국제질서”에 위협을 제기하므로, G7 국가들은 공동으로 러시아와 중국이 제재하는 것에는 아무 변화가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미중은 서로 치고 받고 하지만 이미 2022년11월 발리정상회담 이후부터 각 분야별로 단계별로 협상이 진행되어 왔다. 2023년 2월의 정찰풍선 문제로 일시 중단되었다가 5월 백악관 안보담당 제이크 설리반과 왕이 외교담당 정치국원과의 회담을 필두도 상부장관, 국방장관, 아태담당 국장간의 공식적인 협상이 있었고 그간 정찰풍선 문제로 연기되었던 블링컨 국무장관의 방중도 곧 이루어질 전망이다.

< 미중의 협상 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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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1%대 GDP라면 선거에서는 필패(必敗)?

4년주기의 미국의 대통령선거는 장점도 있지만 단점도 있다. 정책의 일관성측면에서는 집권당의 변화는 독약이다. 공화당 트럼프정부는 통상과 관세에 목을 거는 무역전쟁을 했지만 민주당 바이든 정부는 통상문제는 관심이 없고 기술전쟁으로 돌아섰다.

트럼프정부 때도 대중국 공급망 봉쇄를 위한 경제번영네트웍(EPN)을 부르짖었지만 대통령 바뀌자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바이든 정부 역시 대중국 공급망 봉쇄를 위한 인태경제프레임웍(IPEF)를 시작했지만 2024년 대선에서 바이든이 재선하지 못하면 역시 트럼프의 경제번영네트웍(EPN)과 같은 길을 갈 수밖에 없다

미국의 80년 이후 역대 대선을 보면 “바보야 경제야”가 정확히 들어 맞는다. 역대 대선에서 2%이하의 경제성장을 하는 경우 집권당은 필패 했다. 바이든 정부가 중국과의 경제관계를 탈동조화(decoupling)가 아닌 위험감소(de-risking)로 재규정한 이유도 1%대 성장률로 2024년대선을 치루면 결과는 안 봐도 비디오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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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IMF, 중국경제금융연구소

중국의 경기회복 지연, 총리 리스크 있다?

코로나 리오프닝 이후 중국경제가 기대만 못하다. 기저효과 때문에 GDP수치는1분기에 4.5%가이 나왔지만 내수는 부진하고 소비심리는 바닥을 긴다. 그리고 수출은 마이너스로 돌아섰고 16-24세 청년실업율은 사상최고치이다.

기업의 경영활동은 코로나 리오프닝으로 정상화되어 가고 있는데 소비심리가 최악인 상황에서 부진을 면치못하고 있다면 이는 필연적으로 과잉재고와 기업의 자금난으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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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국가통계국, 중국경제금융연구소

중국은 초저금리로 만성적인 자금수요초과 현상이 나타나는데 2022년들어 이상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개인 예금이 급증하고 있고 그 규모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부동산과 증시침체로 자금이 투자대상을 찾지 못하고 안전한 은행으로 몰리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정부가 M2 통화량을 계속 늘리고 자금을 풀어도 돈은 실물로 가지 않고 다시 은행으로 돌아오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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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국가통계국, 중국경제금융연구소

중국은 20대 당대회에 시진핑 주석의 3연임에 7명의 상무위원을 전부 시진핑군단, 시좌쥔(?家?)으로 채웠다. 그리고 경제와 행정을 총괄하는 총리 역시 시진핑의 비서출신이었던 상해당서기 리창을 내세웠다

역대 중국의 총리는 명문대 출신의 엘리트 코스를 거친 인재, 소위 “수재총리”들이었고 총리 임기전에 5년전부터 부총리로 중앙정부 업무를 익힌 다음 총리로 부임했다. 하지만 신임 리창 총리는 명문대 출신의 엘리트코스를 거친 인물이 아니었고 중앙정부에서 경험이 전혀 없는 총리였다

발탁 인사이고, 시진핑의 관시인사라는 비판이 나올 만하지만 주석이 밀어주는 “실세총리”라는 점이 그간 주석과 대립각을 세웠던 리커창 총리와는 다른 기대가 있었다. 시진핑-리커창 정부는 주석과 총리의 정책갈등이 문제였지만 시진핑-리창총리는 정책갈등이 없는데도 경제가 부진하면 이는 총리의 무능력이 아니라 주석의 용병술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치부될 수 있다.

중국경제의 최대 문제는 심리다. 투자심리, 소비심리가 바닥인데 새정부의 정책이 안 보인다는 것이 문제다. 그리고 항상 자금이 넘치던 중국에 외자가 순유출 되고 내수소비에도 자금이 돌지 않는다는 것도 문제다. 중국에 주식과 FDI자금은 계속 순유입이지만 미국과 금리차로 채권시장에서 계속 자금이 빠지면서 총 자금은 순유출을 기록하고 있다.

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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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외환관리국, 중국경제금융연구소

미국의 De-Risking, 중국의 경기회복에 도움될까?


미중의 전쟁으로 외자기업들의 탈중국(Decoupling) 공포가 중국에는 있다. 실제로 탈중국을 바로 실행하기는 어렵지만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미친다. 중국이 미국의 위험감소(De-Risking)전략을 못 미더워 하면서도 당국자 간의 회담을 계속하는 것은 미국과 중국의 이해관계가 경제문제에서 일치하기 때문이다.

미국도 전통산업에서 대중국 규제는 미국경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전통산업제품의 대중국수입에 고율관세를 매기고는 있지만 물가상승압력에 고통받는 미국의 입장에서는 중국산제품의 보복관세부과를 낮추면 수입물가 인하의 효과가 있고, 중국은 마이너스로 돌아선 수출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리고 2020년 이후 최고치인 재고부담도 줄일 수 있다

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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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국가통계국, 중국경제금융연구소

미국의 위험감소(de-risking)전략이 규제의 실익이 없는 전통산업에서는 규제완화와 협력을 도모하고 첨단산업은 규제강화를 목적으로 하는 것이라면 미중관계는 전통산업에서는 협력, 첨단산업에서는 경쟁으로 과거 경쟁과 규제 일변도와는 다른 양상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중국의 입장에서는 내수가 부진한 상황에서 재고과잉의 해소는 수출밖에 없는데 최근 중국이 위안화 환율을 7.12까지 절하를 허용한 것도 이 때문이다. 그리고 고용유발계수가 높은 수출산업의 활성화가 실업률의 축소에도 도움이 된다.

미국 역시 2024년 대선후보 확정전에 경기를 돌려 놓을 필요가 있고 그러기 위해서는 중국과의 일정한 부분 화해와 협력이 필요하다. 물론 2024년 대선국면에 들어가면 다시 중국 때리기 전략으로 표심을 모을 수 밖에 없다. 6월 말에 있을 블링컨 미국무장관의 방중이 미 대선 전까지 미중관계의 새로운 전환의 계기가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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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 중국해관통계, 중국경제금융연구소

전병서 필자 주요 이력

?△푸단대 박사/칭화대 석사 △대우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 △반도체IT Analyst 17년 △경희대 경영대학원 객원교수 △중국경제금융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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