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6 (금)

"한국 드라마서 본 것, 궁금했다"…호텔은 지금 '생치골' 유혹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그동안 한국 드라마에서 보던 ‘치맥’이 궁금했었는데, 경험해볼 수 있어서 즐거웠습니다.”

지난달 말 한국을 방문했던 한 외국인 투숙객이 웨스틴조선 호텔에 남긴 ‘땡큐 노트’다. 최근 엔데믹으로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들이 늘면서 호텔가가 ‘K-푸드’를 활용해 투숙객 마음잡기에 나섰다. 한국 드라마·영화 등을 계기로 한국 음식이나 문화에 관심을 갖는 외국인들이 많아지면서다.

중앙일보

K-콘텐트에 관심을 갖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늘면서, 호텔가도 '짜파구리' '달고나' 등 K-푸드 모시기에 나섰다. 사진 롯데호텔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80% 넘은 외국인 투숙객, ‘치맥’으로 유혹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 서울의 20층에 위치한 이규제큐티브 라운지에서는 한국을 찾은 외국인들을 위한 프로그램으로 매월 마지막 주 목요일 ‘K-푸드 데이’ 이벤트가 열린다. 기존의 ‘칵테일 아워’를 대신한 행사다. 지난달에는 치킨에 맥주를 곁들인 ‘치맥 데이’가 열렸고, 이달에는 막걸리와 보쌈을 준비할 예정이다. 이 호텔의 현재 외국인 투숙 비율은 80%로 코로나19 이전의 수준을 회복했다.

관광객 비중이 높은 명동 인근의 호텔들도 일제히 한식 늘리기에 나섰다. 외국인 투숙 비율이 85%까지 올라간 ‘목시 서울 명동X르메르디앙 서울’은 최근 조식 뷔페에 한식 메뉴를 추가했다. 기존에는 서양식인 ‘콘티넨탈 스타일’로만 제공됐던 뷔페 메뉴에 불고기·전복죽·호박죽·흑임자죽·참나물·배추김치 등을 더했다는 설명이다. 이 호텔 관계자는 “해외 관광객이 증가하면서 한국 전통의 맛이 담긴 다채로운 요리를 통해 한식 문화에 대해 알리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중앙일보

을지로 골뱅이 골목에 위치한 포포인츠바이 쉐라톤 명동이 낸 '치킨&골뱅이 튀김.' 사진 조선호텔앤리조트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 을지로에 있는 ‘포포인츠바이 쉐라톤 명동’은 인근 명물인 ‘골뱅이’를 활용한 메뉴를 내놨다. ‘치킨&골뱅이 튀김’에 수제 맥주를 곁들여 내는 세트 메뉴로 4층 로비 라운지와 수영장에서 안주 메뉴로 이용할 수 있다. 이 호텔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투고(to go·포장)’ 형태로 객실에서 즐기는 외국인들도 많다고 한다.



‘기생충’ 속 그 음식, 맛볼까



영화 기생충에 등장해 화제가 된 ‘짜파구리(짜파게티+너구리)’나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달고나 등 K-콘텐트를 적극 활용하기도 한다. 시그니엘 부산은 지난달부터 ‘트러플 안심 짜파구리’의 판매를 시작했다. 객실에서 주문해 먹을 수 있는 ‘인룸다이닝’ 메뉴와 뷔페 레스토랑 ‘더 뷰’ 등에서 제공한다. 짜파구리와 양념치킨, 달고나 바닐라 식혜 무스를 한 번에 구성해 ‘한 상 세트’도 만들었다. 이 호텔 관계자는 “직접 짜파구리 맛을 본 외국인 투숙객들이 호평하고 있다”며 “영화에 나온 메뉴가 맞는지 묻거나 조리 방법에 대해 호기심을 갖기도 한다”고 전했다.

중앙일보

고궁투어나 N서울타워 방문 등을 포함한 한국 문화 체험 패키지도 속속 출시되고 있다. 사진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음식 외에도 한국 문화 체험 패키지 출시도 한창이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더 플라자는 지난 4월부터 서울 인기 여행지를 순차적으로 돌아볼 수 있는 ‘고궁투어’ 패키지를 판매하고 있다. N서울타워·남산골 한옥마을 등 서울 주요 관광지를 순환하는 시티투어버스와 경복궁·덕수궁 등 궁궐 통합 관람 등으로 구성됐다. 컨시어지에서 외국인들의 한국 전통문화 체험 문의가 많아지면서 기획한 상품으로, 현재까지 패키지 구매 고객의 80%가 외국인이라는 게 호텔 측 설명이다. 더 플라자의 외국인 투숙객은 지난 5월 기준 65%였다.

한편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 4월 한국에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은 88만9000여 명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595% 늘었다. 이는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4월 163만5000여 명의 54% 수준이다.

유지연 기자 yoo.jiyoen@joongang.co.kr

중앙일보 / '페이스북' 친구추가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