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말 한국을 방문했던 한 외국인 투숙객이 웨스틴조선 호텔에 남긴 ‘땡큐 노트’다. 최근 엔데믹으로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들이 늘면서 호텔가가 ‘K-푸드’를 활용해 투숙객 마음잡기에 나섰다. 한국 드라마·영화 등을 계기로 한국 음식이나 문화에 관심을 갖는 외국인들이 많아지면서다.
K-콘텐트에 관심을 갖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늘면서, 호텔가도 '짜파구리' '달고나' 등 K-푸드 모시기에 나섰다. 사진 롯데호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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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 넘은 외국인 투숙객, ‘치맥’으로 유혹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 서울의 20층에 위치한 이규제큐티브 라운지에서는 한국을 찾은 외국인들을 위한 프로그램으로 매월 마지막 주 목요일 ‘K-푸드 데이’ 이벤트가 열린다. 기존의 ‘칵테일 아워’를 대신한 행사다. 지난달에는 치킨에 맥주를 곁들인 ‘치맥 데이’가 열렸고, 이달에는 막걸리와 보쌈을 준비할 예정이다. 이 호텔의 현재 외국인 투숙 비율은 80%로 코로나19 이전의 수준을 회복했다.
관광객 비중이 높은 명동 인근의 호텔들도 일제히 한식 늘리기에 나섰다. 외국인 투숙 비율이 85%까지 올라간 ‘목시 서울 명동X르메르디앙 서울’은 최근 조식 뷔페에 한식 메뉴를 추가했다. 기존에는 서양식인 ‘콘티넨탈 스타일’로만 제공됐던 뷔페 메뉴에 불고기·전복죽·호박죽·흑임자죽·참나물·배추김치 등을 더했다는 설명이다. 이 호텔 관계자는 “해외 관광객이 증가하면서 한국 전통의 맛이 담긴 다채로운 요리를 통해 한식 문화에 대해 알리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을지로 골뱅이 골목에 위치한 포포인츠바이 쉐라톤 명동이 낸 '치킨&골뱅이 튀김.' 사진 조선호텔앤리조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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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을지로에 있는 ‘포포인츠바이 쉐라톤 명동’은 인근 명물인 ‘골뱅이’를 활용한 메뉴를 내놨다. ‘치킨&골뱅이 튀김’에 수제 맥주를 곁들여 내는 세트 메뉴로 4층 로비 라운지와 수영장에서 안주 메뉴로 이용할 수 있다. 이 호텔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투고(to go·포장)’ 형태로 객실에서 즐기는 외국인들도 많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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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 속 그 음식, 맛볼까
영화 기생충에 등장해 화제가 된 ‘짜파구리(짜파게티+너구리)’나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달고나 등 K-콘텐트를 적극 활용하기도 한다. 시그니엘 부산은 지난달부터 ‘트러플 안심 짜파구리’의 판매를 시작했다. 객실에서 주문해 먹을 수 있는 ‘인룸다이닝’ 메뉴와 뷔페 레스토랑 ‘더 뷰’ 등에서 제공한다. 짜파구리와 양념치킨, 달고나 바닐라 식혜 무스를 한 번에 구성해 ‘한 상 세트’도 만들었다. 이 호텔 관계자는 “직접 짜파구리 맛을 본 외국인 투숙객들이 호평하고 있다”며 “영화에 나온 메뉴가 맞는지 묻거나 조리 방법에 대해 호기심을 갖기도 한다”고 전했다.
고궁투어나 N서울타워 방문 등을 포함한 한국 문화 체험 패키지도 속속 출시되고 있다. 사진 한화호텔앤드리조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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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외에도 한국 문화 체험 패키지 출시도 한창이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더 플라자는 지난 4월부터 서울 인기 여행지를 순차적으로 돌아볼 수 있는 ‘고궁투어’ 패키지를 판매하고 있다. N서울타워·남산골 한옥마을 등 서울 주요 관광지를 순환하는 시티투어버스와 경복궁·덕수궁 등 궁궐 통합 관람 등으로 구성됐다. 컨시어지에서 외국인들의 한국 전통문화 체험 문의가 많아지면서 기획한 상품으로, 현재까지 패키지 구매 고객의 80%가 외국인이라는 게 호텔 측 설명이다. 더 플라자의 외국인 투숙객은 지난 5월 기준 65%였다.
한편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 4월 한국에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은 88만9000여 명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595% 늘었다. 이는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4월 163만5000여 명의 54% 수준이다.
유지연 기자 yoo.jiyo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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