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태영호 후임 최고위원에 김가람 선출…친윤계 호남·40대

전국위원 투표 참여 539명 중 381표
"당내 2030·5060 세대 잇는 역할 하겠다"

9일 치러진 국민의힘 최고위원 보궐선거에서 호남 출신인 40대 김가람 후보가 최고위원으로 당선됐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 전국위원회를 개최해 자동응답(ARS) 투표를 진행한 결과 전체 828명 중 539명(65.1%)이 참여했고, 이 중 김 후보는 70.7%인 381표를 얻어 최종 당선됐다고 밝혔다. 김 후보와 경쟁한 이종배 후보는 135표, 천강정 후보는 23표를 각각 얻었다.

1983년생인 김 후보는 '보수 험지'로 꼽히는 호남 출신으로, 10여년간 국민의힘 당원 활동을 한 동시에 처음으로 하몽 국산화에 성공한 기업가다. 지난 3·8 전당대회에서 청년최고위원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뒤 당 민생119 위원, 청년대변인에 잇따라 임명되면서 주목받았다. 김 후보는 한국청년회의소(한국JC) 중앙회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친윤 실세'로 꼽히는 박성민 의원이 JC울산회장 출신으로, 김 후보의 청년최고위원 후보 시절 출마선언식에 참석해 축사를 하기도 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9일 국회에서 자진사퇴한 태영호 전 최고위원의 후임 최고위원을 선출하기 위해 열린 국민의힘 제7차 전국위원회에서 김가람 후보와 인사하고 있다.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김 후보는 당선 직후 "저는 호남 출신의 40대다. 그래서 우리 정당은 오늘 저를 선출해주셨다"며 "국민의힘이 전국 어디서나 이길 수 있는 정당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이어 세대 간 가교 역할을 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김 후보는 "1년 전 아킬레스건이 끊어져 병원에 몇 달간 누워있을 때 당의 모습은 굉장히 혼란스러웠다. 제가 봤을 때 그 혼란의 원인은 생각이나 철학의 다름이 아닌 세대 갈등"이었다며 "당내에서 2030과 5060세대를 잇는 40대로서의 역할, 청년과 기성세대를 잇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당 전국위원들이 참여한 이번 최고위원 보궐선거는 '제주 4·3사건 북한 지시설', '용산 공천개입 녹취 유출 파문' 등 각종 설화로 최고위원을 사퇴한 태영호 의원의 빈 자리를 채우기 위해서 진행됐다.

당초 호남 출신의 재선급 의원이 유력 후보로 꼽혔지만, 원외 후보 3명으로 치러지면서 '중량감이 떨어진다'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김 후보는 이날 결과 발표 후 기자들과 만나 "충분히 그런 우려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스스로 더 노력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정치적 경력이 최고위원으로서의 자질과 능력이라고 생각지는 않는다. 특히 총선을 앞두고 있어서 최근까지 (제가) 정치적 영역 밖에서 활동해왔기 때문에 국민의 마음을 더 잘 공감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 그런 부분을 부각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김 후보는 호남 지역 지지율을 견인하기 위한 당의 전략에 대한 질문에 "호남 지역의 (여당) 국회의원이 전북에만 두 분 계시고 다른 지역에는 존재조차 하지 않고 있다. 우리가 바라봐야 할 곳, 상대해야 할 곳은 민주당이 아니라 호남 주민들"이라며 "광주와 전남에 국민의힘 국회의원이 한 분도 없다는 점을 잊지 않고 제가 더 발로 뛰는 노력을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최고위원직을 사퇴한 태영호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김 후보에게 "최고위원으로 선출된 것을 진심으로 축하한다"며 "오늘 밝힌 대로 2030과 5060을 잇는 40대 가교역할과 호남 출신으로서 ‘국민의힘이 전국 어디서나 이길 수 있는 정당’이 되도록 최선을 다해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썼다.



김영원 기자 forever@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