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5 (목)

이슈 종교계 이모저모

‘출가 후 둘째 아이 의혹’ 도연스님 논란에 조계종 사실관계 조사 중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도연스님 ‘사실무근’ 취지 해명, “당분간 자숙” SNS 활동도 중단

명문대 출신 승려가 출가 후 둘째 아이를 얻었다는 의혹의 당사자로 지목된 도연스님 관련 논란에 대해 대한불교조계종이 사실 관계를 조사 중이다.

조계종 관계자는 9일 세계일보와 통화에서 “도연스님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며 “(종단 내 비리 조사·감찰 등 수사·사법기관 역할을 하는) 호법부에서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일보

도연스님 페이스북 게시물 캡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앞서 출판계를 중심으로 명문대 출신 승려가 ‘아이를 둔 아버지’라는 의혹이 불거져 해당 출판사가 관련 도서를 절판하고 출판계약을 해지하는 등의 일이 있었다.

조계종 등에 따르면, 도연스님은 2005년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에서 전자공학과에 들어간 뒤 출가했다. 나중에 동국대 인도철학과 대학원에서 ‘현대 명상의 연원과 실용성 연구’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고, 서울 봉은사에서 명상지도법사로 활동했다. ‘잠시 멈추고 나를 챙겨주세요’, ‘내 마음에 글로 붙이는 반창고’ 등 단행본을 내고 TV에 출연하면서 유명해졌다.

도연스님은 호법부 조사에서 ‘결혼 후 아이가 한 명 있었는데 그 후 이혼하고 출가했다. 출가 후 둘째 아이를 얻었다는 것은 사실무근’이란 취지로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계종은 결혼을 허용하지 않기 때문에 조계종 승려가 된 후 결혼한 경우 승적을 박탈한다. 결혼한 사람이 이혼하고 속세의 인연을 정리하면 출가할 수 있도록 하고 있지만, 출가 후에도 전 부인과 관계를 이어가서 아이가 태어났다면 최고 징계인 ‘멸빈(승적 박탈)’ 처분을 받게 될 수 있다. 도연스님의 경우 해명이 맞다면 괜찮겠지만, 거꾸로 의혹이 사실로 확인되면 중징계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종단 측은 도연스님에게 유전자 검사로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입증하라고 요구하고 있으나 그는 ‘전 부인이 응하지 않고 있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계종 관계자는 “종단에 (일반인에 대한) 수사권이 없으므로 강제로 유전자 검사를 하게 할 수는 없으니 본인(도연스님)이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며 “만약 증명하지 못하면 그간 드러난 사실을 중심으로 판단해 징계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조계종 승려 처벌 규정 상 징계 종류에는 가장 무거운 멸빈을 비롯해 공권정지 10년 이상 제적, 공권정지 10년 이하 5년 이상, 공권정지 5년 이하 3년 이상 등이 있다.

도연스님은 자신을 둘러싼 의혹과 논란이 크게 확산하자 지난 7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최근 불거진 논란과 의혹에 대해 해명과 반론을 제기하지 않고 원래대로 활동하는 모습에서 불편함을 느낀 분들이 있었을 것”이라면서 “이번 일을 통해 조계종 종단에 부담을 주고 좋지 않은 영향을 준 것에 대한 책임을 느끼며 당분간 자숙하고 수행과 학업에 정진하는 시간을 보내도록 하겠다”고 소셜미디어(SNS) 활동 잠정 중단을 선언했다.

이강은 기자 kelee@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