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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 규모가 두 달 연속 상승했다. 대출을 통해 집을 구입하려는 수요가 이어지면서 은행이 취급한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규모가 가파르게 상승했고 고금리 속 하향세를 이어가던 기타대출 규모 역시 상승 전환을 코앞에 두고 있다.
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5월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은행권이 취급한 가계대출 잔액 규모는 전월 대비 4조2000억원 확대된 1056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1월(-4조7000억원)부터 2월 -2조8000억원, 3월 -7000억원 등 석 달 연속 줄어든 가계대출 규모가 지난 4월을 기점으로 상향 기조를 이어간 것이다.
가계대출을 끌어올린 것은 역시 주담대다. 지난 3월(+2조3000억원)부터 늘어나기 시작한 주담대는 4월(+2조8000억원)에 이어 5월(+4조3000억원)까지 매달 증가폭을 키우고 있다. 올해 초 전세사기 악재 등으로 급감하던 전세대출 규모 역시 6000억원 감소했으나 감소폭은 직전월보다 둔화됐다.
한은은 주택매매 관련 자금수요와 전세대출 감소폭 축소로 주담대가 확대됐다는 시각이다. 주택 거래 발생 후 가계대출 수요까지 시차가 통상 2~3달 정도 발생하는데 3월에 늘어난 주택거래가 5월 주담대 수요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실제 국토교통부와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3월 전국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3만5000호로 전월(3만1000호) 대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 등을 포함한 기타대출은 5월 한 달 동안 200억원 감소하는 데 그쳤다. 이는 2021년 12월(-2조2000억원) 이후 18개월 연속 감소세긴 하나 사실상 보합 수준으로 상승 전환에 가까워진 모습이다. 한은 관계자는 "5월 기타대출 규모는 계절적 요인이 영향을 미쳤다"며 "5월 중 여행, 가정의 달 소비 등과 관련한 자금수요가 확대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기간 은행에서 자금이 융통된 기업대출 규모는 1204조5000억원으로 5월 중 7조8000억원 증가하며 여전히 높은 증가세를 나타냈다. 대기업대출의 경우 기업 운전자금 수요와 회사채 상환 목적의 자금 수요 등이 맞물리며 3조4000억원 증가했고 중소기업대출 또한 은행권의 완화적 대출태도 영향으로 전월과 비슷한 4조4000억원가량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5월 들어 은행권 예금(수신)잔액은 8조2000억원 늘어난 2213조1000억원으로 증가했다. 이 중 수시입출금예금이 전월에 이어 또다시 8조8000억원 감소했다. 반면 정기예금은 가계와 지자체 자금이 유입된 가운데 일부 은행의 법인자금 유치 노력이 더해지면서 10조5000억원가량 늘었다.
아주경제=배근미 기자 athena3507@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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