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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정부, 요금제 압박…이통사 '수익악화→투자축소' 악순환 [속도 불감의 5G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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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사, 요금제 세분화 수익성 악화 감수…사실상 통신비 내리라는 주문
요금제 개편 결국 이통사 수익 악화…이익 줄자 설비 관련 투자 감소
결국 통신품질 하락 악순환 반복… 3사 모두 5G 28㎓ 대역 투자 철수


이투데이

5G(5세대 이동통신)를 5G라 부르지 못하는 상황. ‘4G보다 최고 20배 빠른 5G’는 온데간데 없어졌다. 이동통신 업계는 설비 등에 투자할 여력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수익성이 악화환 통신 시장에서 서비스 품질 향상을 위한 투자 여력이 한계에 직면했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통신 시장에 대한 여러 규제 변수들까지 이어지면서 투자 정체를 겪고 있고, 이에 따른 5G 품질 문제도 우려되고 있다.

8일 이동통신 업계에 따르면 이동통신 3사 모두 5G 28㎓ 대역 투자에서 철수했다. 지난달 31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SKT에 사전 통지한 5G 28㎓ 주파수 할당 취소를 최종 확정했다. 과기정통부는 앞서 지난해 말 KT와 LG유플러스의 28㎓ 주파수 할당도 취소했다.

당초 2018년 정부는 통신 3사에 5G 주파수를 할당하면서 각 기업마다 1만5000 대의 28㎓ 기지국을 구축할 것을 조건으로 걸었다. 그러나 SKT는 1605개, KT는 1586개, LG유플러스는 1868개 수준의 기지국을 구축하는 데 그쳤다. 이처럼 통신 3사의 5G 28㎓ 기지국 구축 이행률이 낮았던 건 투자 비용이 막대하기 때문이다. 28㎓는 5G에 주로 사용하는 3.528㎓에 비해 도달 거리가 짧다. 또, 장애물을 피하는 회절성이 떨어져 지형이 좁고 밀도가 높은 국내에서는 상용화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따라서 3.5㎓처럼 사용하기 위해선 기지국을 100m 간격마다 설치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

통신 3사는 2018년 28㎓ 주파수 할당 대가로만 각각 약 2000억 원의 비용을 쏟은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기지국 구축 비용까지 더하면 비용은 수천억 원에 달할 것으로 보다. 이처럼 막대한 비용을 들였는데도 통신 3사 모두 28㎓ 대역에서 손을 떼는 건 그만큼 수익성이 좋지 않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올해 1분기 이통3사의 설비투자(CAPEX)는 LG유플러스만 제외하고 줄어들었다. SKT는 1340억 원에 그쳐 지난해 같은 기간(1970억 원)보다 32.2% 감소했으며, KT 역시 3135억 원에 머물러 3464억 원이었던 지난해보다 9.5% 줄었다.

LG유플러스는 1분기 설비투자가 5192억 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3616억 원)보다 43.6% 증가했다. LG유플러스만 투자가 늘어난 것은 주파수 할당 조건 때문이다. 지난해 6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경쟁사들의 반대에도 LG유플러스에 3.5㎓ 주파수 인접대역(20㎒폭)을 할당하면서 2025년까지 1만5000개 신규 5G 무선국을 구축하라는 조건을 내걸었다.

업계에서는 수익성 악화가 설비 투자를 늘리기 어려운 이유라고 주장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통신 시장은 투자가 많이 수반되는 사업이다. 포화상태인 시장에서 살아남으려면 경쟁으로 신기술 투자가 중요하다”면서 “결국 투자를 하면서도 수익성을 확보하는 게 관건인데, 정권이 바뀔 때마다 반복되는 제4이통사 도입 얘기에도 지금까지 제4이통사가 생기지 않은 것 자체가 통신 업계가 이미 수익성을 내기 어려운 시장이 됐다는 걸 설명해준다”고 말했다.

임유진

[이투데이/임유진 기자 (newjean@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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