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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MLS 향하는 메시, “친정팀과 후배들을 위해…” ‘축구의 신’이 선택한 낭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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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 미국 프로축구 인터 마이애미 이적
사우디 연봉 거절하고 바르셀로나 복귀 원했지만
FFP 규정에 발목... "동료들 연봉 삭감 원치 않아"
한국일보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가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인터 마이애미로 이적한다는 소식이 전해진 8일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피오리토 식당 직원들이 메시의 벽화 앞에서 아르헨티나 국기를 들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마이애미=AP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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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가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인터 마이애미 유니폼을 입는다. 친정팀 바르셀로나(스페인 라리가)의 미래를 위한 결정이다.

메시는 8일(한국시간) 스페인 매체 문도 데포르티보를 통해 “MLS 마이애미로 가기로 했다”며 “이적 과정이 100% 끝난 것은 아니지만 마이애미로 가는 작업을 계속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MLS도 메시의 발언에 화답했다. MLS는 홈페이지를 통해 “메시가 마이애미를 통해 MLS 합류를 원한다. 축구 역사상 위대한 선수 중 한 명인 메시 본인이 이 사실을 확인했다”며 “메시는 구단, 리그의 진정한 상징이 될 것”이라고 환영 의사를 밝혔다.

애초 메시의 가장 유력한 차기 행선지로 거론된 곳은 사우디아라비아였다. 사우디아라비아 프로축구 리그의 알 힐랄이 4억 유로(약 5,700억 원)의 연봉을 제시했다는 소식이 언론을 통해 전해지자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알 나스르)와의 ‘메호대전’이 아시아 무대에서 재성사될 것이란 기대가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메시는 돈보다 친정팀 바르셀로나 복귀를 원했다. 바르셀로나는 메시가 2004년 프로 무대에 데뷔한 이후 약 17년간 뛰었던 팀이다. 메시가 천문학적인 연봉을 마다하고 친정팀 복귀를 희망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전 세계 축구 팬들은 “낭만적인 선택”이라며 그의 스페인행을 응원했다.

하지만 재정적 페어플레이(FFP)룰이 발목을 잡았다. FFP란 이적료·연봉 등의 지출액이 수익의 일정 비율을 초과할 수 없도록 제한한 규정이다. 유소년 육성·클럽 평준화 등의 이유로 2009년 제정됐다. 메시는 2021년 이 규정 때문에 바르셀로나를 떠나 프랑스 리그1의 파리생제르맹(PSG)으로 이적해야 했다.

만약 이번 이적 과정에서 메시가 최종적으로 바르셀로나를 선택했다면 구단은 FFP 규정을 지키기 위해 일부 선수를 방출하거나 주급을 삭감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었다. 그러나 메시는 친정팀의 미래를 위해 또 다른 낭만을 택했다. 그는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바르셀로나가 나를 데려오려면 선수들을 팔고 다른 선수들의 연봉을 삭감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내가 그런 일을 겪는 것도, 그 모든 것과 관련된 이익을 얻는 것도 원치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또 다른 유럽 팀에서도 오퍼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나는 이에 대해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유럽에서 내가 가고 싶은 곳은 오직 바르셀로나이기 때문”이라며 유럽 내 이적이 아닌 미국행을 결심한 배경을 밝혔다.

이로써 메시는 유럽 무대에 남긴 족적을 뒤로하고 미국으로 떠나게 됐다. 그는 바르셀로나 소속 당시 2008~09시즌 트레블(리그·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코파 델 레이(스페인 FA컵) 우승)을 포함해 무려 35회나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도 굵직한 대회 정상에 섰다. 2008 베이징 올림픽, 2021 코파 아메리카,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조국 아르헨티나의 우승을 이끌며 펠레(브라질), 디에고 마라도나(아르헨티나)와 함께 축구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의 반열에 이름을 올렸다. 클럽과 대표팀 경력을 통틀어 메시가 들어 올린 우승컵은 43개에 달했고, 한 해 최고의 활약을 펼친 축구선수에게 주어지는 발롱도르 역시 역대 최다인 7번이나 수상했다.

메시가 미국행을 택하며 구단의 미래를 배려한 것과 달리 바르셀로나는 다소 애매한 성명을 발표했다. 바르셀로나는 공식 채널을 통해 “라포르타(바르셀로나) 회장은 메시가 최근 받아온 압박과 스포트라이트에서 벗어나 수요가 적은 리그에서 경쟁하길 원하는 뜻을 이해하고 존중했다”며 “메시는 바르셀로나 팬들의 사랑을 받아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행운을 빈다”고 전했다.

박주희 기자 jxp93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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