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연합 회원이 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서 후쿠시마 핵오염수 방류의 위험성을 알리기 위해 정수기를 소재로 활용한 '누구도 마실 수 없는 핵오염수'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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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30년 가까이 대학에서 방사성의약품학을 연구해 온 국내 전문가가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방류 농도로 희석해 마시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혀 이목을 끌고 있다.
8일 과학계에 따르면 박일영 충북대 약대 교수는 최근 생물학연구정보센터(BRIC) 인터넷 공개 게시판에 올린 글에서 "나는 처리된 후쿠시마 오염수를 가져오면 방류농도로 희석해서 마시겠다"며 "과학으로 판단할 사안을 주관적 느낌으로 왜곡하지 말라"고 했다.
그는 "국민 정서에도 국가 경제에도 도움 되지 않는, 그렇다고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막을 수 있는 실질적 수단도 보이지 않는 소모적 논란이 과학과는 동떨어진 주관적 견해들에 의해 증폭돼 국민의 공포만 키워가고 있다"며 이같은 글을 올렸다.
박 교수는 "오염수를 처리한 뒤 삼중수소를 방류농도인 1ℓ당 1천500베크렐(㏃) 미만으로 희석한다면, 이 물 1ℓ를 마시더라도 내가 받는 실효 선량은 0.000027 mSv(밀리시버트)"라며 "이는 바나나 1개를 먹을 때 바나나에 포함된 칼륨-40 등에 의해 받는 실효선량 0.0001 mSv의 약 1/4"이라고 말했다.
이어 후쿠시마 오염수 전체에 포함된 삼중수소량인 780 TBq을 상정하더라도 "북태평양 바닷물에 희석돼 우리나라 근해로 돌아올 때의 농도의 물이라면 평생 마셔도 문제가 없다"며 "사람은 이미 그보다 높은 방사선량이 포함된 음식물을 매일 먹고 마시며 산다"고 설명했다.
한국 정부의 후쿠시마 오염수 전문가 시찰단이 지난 24일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현장 시찰을 하고 있다. [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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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교수는 또 "다핵종제거설비(ALPS)로 흡착과 필터를 거쳐 기타 핵종들을 제거했다면 미세 고형물이나 부유물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며 "기타 핵종들에 의한 추가 실효선량도 역시 미미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일본 정부 발표대로 ALPS로 기타 핵종들을 제거한 처리수를, 삼중수소로서 1500 ㏃/ℓ가 되도록 약 487배의 상수에 희석한 물이 있다면 마실 수 있다고 판단된다"며 "그런 자리가 만들어지면 나는 한두 컵 주저 없이 마시겠다"고 했다.
다만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이 제반 시험성적 자료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하고, 주변국에서 요구하는 경우 시료 직접 채취를 허용해 이중 확인이 가능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전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이제는 우리 국민의 식탁과 수산업계, 요식업계를 위해 수습을 해야 할 때이지, 정치권 등 책임 있는 분들이 국민에게 공포심을 줄 일은 아니다"며 "관련 전공을 한 사람으로서 욕을 좀 먹더라도 얘기를 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에 글을 썼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서울대에서 학·석·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1995년부터 충북대 약대에 재직하고 있다. 충북대 약대 학장을 지냈으며 대한약학회 방사성의약품학 분과학회장도 맡고 있다.
better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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