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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7 (수)

지하철 화장실서 발견된 고교생 변사체···부검 결과 '충격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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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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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6월 서울의 한 지하철 역사 내 화장실에서 고등학생 A군(당시 19세)이 의식불명 상태로 발견됐다. 그는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결국 숨졌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부검 결과 A군의 몸에서는 합성마약인 펜타닐이 검출됐다.

지난해 9월에는 A군과 같은 나이인 B군이 자택 거실에서 엎드려 숨진 채 발견되기도 했다. 국과수 부검 결과, B군의 혈액에서는 합성 대마 성분과 치사 농도의 '엑스터시(MDMA)'가 검출됐다.

마약사범이 크게 늘어나 이와 같이 변사체에서 마약류가 검출되는 사례가 급증한 것으로 파악됐다. 전문가들은 변사 사건에서의 마약 검출 사례 증가를 두고 '심각한 마약 확산 신호'라고 우려한다.

6일 국과수가 김웅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부검 사체에서 마약류가 검출된 건수는 69건으로 집계됐다. 전년 43건 대비 60% 가량 증가했다. 변사체에서 검출되는 마약의 종류는 필로폰이 49건으로 가장 많았고, 펜타닐이 7건으로 뒤를 이었다. 신종 마약 케타민도 2021년 2건에서 2022년 4건으로 증가했다. 펜타닐은 강력한 마약성 진통제로 분류된다. 펜타닐은 강력한 마약성 진통제로 극소량만으로도 강력한 환각효과와 이상행동을 일으켜 '좀비 마약'으로 불린다. 지난 2020년까지 한 번도 발견되지 않았던 합성 대마는 2021년 이후 꾸준히 검출되고 있다.

국과수 관계자는 "현재 미국에서 10대 사망률 1위가 펜타닐 중독으로 인한 사망"이라며 "값싼 중국산 원료 공급으로 다른 마약류에 비해 접근이 쉽다 보니 펜타닐의 국내 유입 또한 증가 추세를 보이는데 심각한 사회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스스로 마약을 삼켜 몸 속에 숨겨 운반하는 ‘보디패커(Body packer)’ 단속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 말 서울 용산에서 숨진 채 발견된 50대 남성 C씨의 몸에서 마약 포장에 쓰인 것으로 추정되는 비닐과 함께 포장 상태가 온전한 마약 등이 다량 발견됐다. 조사 결과 C씨는 첫 한국인 보디패커로 파악됐다.

C씨의 사인은 엑스터시 급성중독으로 확인됐으나 C씨의 모발에서는 마약 성분이 나오지 않았다. 이에 경찰은 마약 투약 사범이 아닌 국내 유통을 위해 마약을 밀반입한 운반책일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을 내렸다.

국과수는 변사체에서 마약류가 잇달아 발견되자 "부검 사체에서 신종 마약 검출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는 건 매우 위험한 마약 확산 신호"라며 "국과수 내 마약 대응과를 신설해 신종 마약 탐색, 남용 현황 모니터링 등 마약 대응 기능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태원 기자 reviv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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