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2021년 자료 분석
2021년엔 1년 새 105만명 늘어
코로나 이후 무한경쟁 더욱 심화
평균 소득 2000만원 아래로 ‘뚝’
하위 20% 소득은 5년간 55%↓
양경숙 의원 “다방면 안전망 필요”
“장사 시작할 때는 메뉴당 순수익이 2000원 정도였는데, 갈수록 줄어들어 이제는 1300원밖에 안 됩니다. 재료비, 공과금 등이 크게 올랐기 때문이죠. 그런데도 주변에 계속 업체가 들어서니 경쟁만 심해져서 가격 인상도 어려운 현실입니다.”
4년째 경기도에서 배달전문 음식점을 운영 중인 30대 A씨는 갈수록 줄어드는 수입에 걱정이 태산이다. 최근 수익을 늘리고자 2호점을 개업했지만 치솟는 물가에 인건비라도 줄여보기 위해 자신의 노동시간을 늘리며 고용을 최소화하는 중이다.
자영업자의 ‘출혈 경쟁’이 계속되고 있다. 최근 5년 새 자영업자 수는 180만명 이상 늘었지만, 이들의 연평균 수익은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자영업자의 무한 경쟁은 더욱 심화한 것으로 드러났다.
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양경숙 의원실이 국세청에서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21년 자영업자(종합소득세 신고자 중 사업소득을 신고한 사람)의 수는 656만8000명이었다.
2017년 472만6000명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5년 새 184만2000명이 늘었다. 자영업자는 2018년 502만2000명, 2019년 530만9000명, 2020년 551만7000명 등으로 증가세다.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했던 2021년에는 1년 만에 105만1000명이 늘어 19.1%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근로소득자 증가율(2.4%)의 8배에 달하는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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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꾸준히 늘어난 자영업자 수와 달리 이들의 ‘주머니’는 매년 가벼워졌다. 2017년 2170만원이었던 자영업자의 연평균 소득은 2018년 2136만원, 2019년 2115만원, 2020년 2049만원으로 매년 감소했다. 자영업자 수 증가 폭이 가장 컸던 2021년에는 연평균 소득이 1952만원을 기록하며 최근 5년간 처음으로 2000만원 아래로 떨어졌다.
영세 자영업자들의 지갑이 유독 얇아졌다. 소득 하위 20%인 자영업자들의 연평균 소득은 2017년 186만9000원에서 2021년 84만1000원으로 55.0%나 급감했다. 같은 기간 소득 상위 20%인 자영업자들의 연평균 소득이 7744만9000원에서 7308만8000원으로 5.6% 줄어든 것과 비교하면 차이가 크다. 이 기간 소득 10분위 기준 연평균 소득 감소율이 가장 높았던 건 소득 하위 10%(1분위)로 78.0% 줄었다.
중위소득도 2017년 830만원에서 2018년 817만원, 2019년 798만원, 2020년 755만원, 2021년 659만원으로 꾸준히 감소했다. 2021년 중위소득의 전년 대비 증감률은 -12.6%로, 전년 대비 급격한 감소세를 보였다.
반면 소득 상위 0.1%인 자영업자의 연평균 소득은 2017년 16억2289만5000원에서 2021년 17억6592만1000원으로 오히려 8.8% 늘었다. 상위 1%의 연평균 소득도 2017년 4억8546만6000원에서 2021년 5억977만5000원으로 5.0% 증가했다.
양 의원은 “우리 경제의 한 축을 담당하는 자영업자들이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아 어려움을 겪었다는 게 중위소득, 평균소득 감소추세로 확인됐다”며 “‘3고’(고금리·고물가·고환율) 현상에 자영업자 대출이 1000조원에 육박하고 연체율도 상승하는 등 자영업자들이 한계상황에 이른 만큼 금융 지원조치 연장과 부채정리 정책, 전기요금 감면 등 다방면으로 안전망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채명준 기자 MIJustic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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