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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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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민주당은 북한 정당인가"… 이재명 "외세에 위탁하면 국민을 고통으로 몰아넣어" [투데이 여의도 스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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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는 말이다. 언론은 정치인의 입을 집요하게 추적한다. 누가, 왜 이 시점에 그런 발언을 했느냐를 두고 뉴스가 쏟아진다. 권력자는 말이 갖는 힘을 안다. 대통령, 대선 주자, 여야 대표 등은 메시지 관리에 사활을 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시대에는 올리는 문장의 토씨 하나에도 적잖이 공을 들인다. 하여 정치인의 말과 동선을 중심으로 여의도를 톺아보면 권력의 지향점이 보인다.

제68회 현충일인 6일 여야는 상반된 메시지를 내보냈다. 여당은 더불어민주당 혁신기구 위원장에 임명됐다가 지명 9시간여 만에 자진해서 사퇴한 이래경 다른백년 명예이사장과 민주당 권칠승 수석대변인을 거세게 비판했다. 이 이사장은 과거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천안함 자폭설’, ‘대선 미국 개입설’ 등을 주장한 사실이 밝혀져 논란이 되자 자진해서 사퇴했다. 권 대변인은 최원일 전 천안함 함장이 이 대표에게 인선철회를 요구한 사실을 두고 기자들 앞에서 “천안함 함장은 무슨 낯짝으로 그런 얘기를 한 건가”, “부하들 다 죽이고 어이없네”라고 말해 논란을 증폭시켰다.

세계일보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6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제68회 현충일 추념식에 참석해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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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호국영령들에 대한 모독을 일삼고 있는 민주당은 대한민국 정당인가요? 북한 정당인가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김 대표는 “국가보훈처를 국가보훈부로 격상시키며 호국보훈의 의미를 깊이 되새기는 오늘 현충일 기념행사장에서 참담한 심정이었다”고 했다.

김 대표는 “‘천안함은 자폭한 것’이라고 주장하는 인물을 민주당 혁신위원장으로 임명한 이재명 대표부터 ‘천안함 함장은 무슨 낯짝’이라며 막말 논평으로 호국영령들을 공개 모독한 권칠승 수석대변인까지, 민주당 지도부의 반헌법적 행태에 많은 국민이 분노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가안보와 국민안전을 맡겨놨더니 그 지위를 악용해 국민을 내로남불로 속이고 선전선동으로 또 속이고, 부도덕하고 무능하고 부패하기까지 한 정당이 국민 알기를 우습게 알고 있다”며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일이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 혁신위원장의 사퇴로 끝날 해프닝이 아니다”며 “이 대표는 천안함 용사들에 대한 모욕적 언행에 대해 국민 앞에 정중히 사과하시길 바란다, 또한 권 수석대변인에 대한 중징계를 요구한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 혁신위원장 임명 논란, 수석 대변인의 발언 등을 토대로 공세의 고삐를 쥔 모양새다. 전통적으로 보수 정당이 주장해온 진보 정당의 ‘안보관’논란에 들어맞는 사례가 만들어진 셈이다. 또 혁신을 말한 민주당이 다시 한 번 미끄러지며 돈봉투, 무소속 김남국 의원 코인논란 등 도덕성 문제도 다시 불거질 가능성이 커졌다.

국민의힘 강민국 수석대변인도 이날 논평에서 “민주당의 혁신이 아무리 급하다지만 어느 때보다 신중했어야 함에도 상식 밖의 인물로 국민께 상처를 주었다”고 했다. 이어 “돈봉투 전당대회에 김남국 코인 의혹까지 줄줄이 터져 나온 부정부패 비리에 휩싸인 민주당의 쇄신을 맡기겠다고 결국 고른 인물은 친명계 음모론자였다”며 비판했다.

야당의 발언 수위는 여당에 비해 낮았다. 혁신위원장 관련 논란을 인식한 듯 날 선 비판은 없었지만 정부·여당과 각을 세운 나름의 메시지를 내보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내 운명을 외세에 위탁하는 행위가 얼마나 많은 국민을 고통으로 몰아넣는지 전쟁의 대가란 얼마나 참혹한 것인지 수많은 무명용사가 목숨 바쳐 남겨준 뼈아픈 교훈”이라고 썼다.

이 대표는 “역사의 교훈을 되새겨야 할 때”라며 “북한은 군사 도발을 이어가며 평화를 위협하고 신냉전의 파고가 한반도를 위협한다”고 했다. 이어 “무책임한 ‘말 폭탄’으로 위기를 조장하고, 진영대결의 하수인을 자처하는 ‘편향적 이념외교’를 고집하면 언제든 비극의 역사가 반복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선열들의 호국 정신을 계승하고 국민과 역사를 실질적으로 지키는 ‘전략적 자율외교’의 길로 나아가겠다”며 “국가를 위한 특별한 헌신에 합당한 대우를 보장하는 정치의 책임을 다하기 위해 더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윤석열정부의 대미, 대일중심 외교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우크라이나 무기지원과 대만 관련 발언으로 러시아와 중국을 자극한 사실을 꼬집고, 민주당에서 지속해서 주장하는 윤석열정부의 외교리스크를 안보와 연관 지으려는 시도로 보인다.

민주당 박광온 원내대표는 보훈 재가 복지 인프라를 강조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국가유공자와 보훈대상자분들이 자존감을 지키며 품위 있는 삶을 살아가실 때 진정한 보훈이 이뤄질 수 있다”고 적었다.

박 원내대표는 “전체 예산에서 국가 보훈 예산 비중이 독일은 3%, 미국은 2.5% 수준이지만 우리나라는 1%에 머무르고 있다”며 “보훈 예산을 선진국 수준으로 늘리고 최저소득보장, 고독사 예방 등을 위한 의료 인프라에 집중적으로 투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모든 애국의 역사에는 국민의 하나 된 마음이 있었다”며 “보훈이야말로 최고의 국민통합 정책”이라며 통합을 언급했다.

최우석·김병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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