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4 (수)

“하반기부터 최악의 역전세난 도래할 가능성 높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빌라 등 중심으로 전세 수요 급감

세계일보

기사 특정내용과 무관. 뉴시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빌라 등을 중심으로 전세 수요가 크게 줄어드는 가운데 돌아오는 하반기부터 최악의 역전세난이 도래할 가능성이 높아 우려가 커진다.

수도권의 경우 2021~2022년 전셋값이 고점을 찍은 후 하락세를 유지하는 지역이 많은데, 가뜩이나 시세는 내린 상황에서 전세사기 등으로 수요가 줄면서 기존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경우가 늘어날 전망이다.

6일 한국은행이 내놓은 보고서 '깡통전세·역전세 현황 및 시사점'에 따르면 잔존 전세계약 중 깡통전세 위험가구 비중은 지난해 1월 2.8%(5만6000가구)에서 지난 4월 8.3%(16만3000가구)로 크게 증가했다. 역전세 위험가구 비중은 같은 기간 25.9%(51만7000가구)에서 52.4%(102만6000가구)로 늘었다.

깡통전세는 매매시세가 기존 전세보증금보다 낮은 경우, 역전세는 전세시세가 보증금보다 낮은 경우를 말한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의 깡통전세 및 역전세 위험가구 비중이 각각 1.3%, 48.3%였다. 경기·인천은 6.0%와 56.5%였다.

4월 기준 깡통전세에 해당하는 주택 36.7%는 올 하반기, 36.2%는 내년 상반기에 각각 만기도래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집주인이 집을 팔아도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온전히 내주기 어려운 것이다.

역전세난은 비단 빌라, 다가구주택에만 해당하는 얘기는 아니다. 강남권 유명 아파트단지에서도 1~2년 전보다 전세 시세가 급락한 경우가 적지 않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시스템에 따르면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 전용면적 84㎡는 지난 4월21일 13억원(13층)에 전세계약이 이뤄졌다. 지난해 5월19일 22억원(9층)에 비하면 9억원이 낮아진 것이다. 서초구 일대는 2990가구 규모의 반포동 래미안원베일리가 올 하반기 입주를 앞두고 있는 등 입주물량 영향에 전셋값이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어 전세시장 약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다만 최근들어 핵심지 아파트 매매가격이 다시 반등하고 있어 아파트의 경우 깡통전세의 우려는 덜하다. 오히려 시중금리가 안정되면서 월세로 쏠렸던 수요가 일부 전세로 돌아서는 모습도 나타난다. 역시 문제는 빌라 전세시장이다.

전세시장의 약세는 세입자뿐만 아니라 집주인에게도 큰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집주인은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할 경우 세입자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야 하는데, 소송이 장기화되면 집주인은 전세보증금은 물론이고 이자까지 부담해야 한다. 또한, 전세시장의 약세는 집값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어 집주인의 자산 가치도 하락할 수 있다.

정부는 전세시장의 약세를 막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예를 들어, 정부는 전세보증금을 보증하는 전세보증보험의 보증금 한도를 확대하고, 전세금 반환보증을 도입하는 등 세입자의 보증금 보호를 강화하고 있다. 또한, 정부는 전세시장의 수요를 늘리기 위해 신혼부부에게 전세자금 대출을 지원하고, 전세난이 심각한 지역에는 전세임대주택을 공급하는 등 다양한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의 정책에도 불구하고 전세시장의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세시장의 약세는 세입자뿐만 아니라 집주인, 정부 모두에게 큰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정부는 전세시장의 약세를 막기 위해 보다 적극적인 정책을 시행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