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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6월 호국의 염원 담긴 산성여행 어떨까…싱그러움은 '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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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광주 남한산성부터 전북 익산 미륵산성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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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정산 자락을 따라 자리한 금정산성(금정구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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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윤슬빈 여행전문기자 = 가파른 산에 거대하게 쌓인 산성은 과거엔 목숨을 구해주는 방패막 역할을 했다면, 지금은 산 능선을 따라 쉽게 거닐 수 있는 길이 되어 준다.

4일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6월 추천 가볼 만한 곳의 테마로 '산성 여행'을 선정하고 추천 여행지 5곳을 발표했다. 6월은 '호국보훈의 달'로 호국의 염원으로 이뤄진 산성을 거니는 것도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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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문에서 서문 가는 길의 전망(한국관광공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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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산성 2코스 침괘정에서 본 바깥 풍경(한국관광공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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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과 산과 숲 사이로 난 요새, 광주 남한산성

남한산성(사적)은 1624년(인조 2)에 축성을 시작했다. 산봉우리를 중심으로 능선 따라 쌓아 방어에 유리한 요새다. 인조는 병자호란이 일어나자 남한산성으로 피신해 47일을 버티다 항복한다.

남한산성은 2014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됐다. 부속 시설을 포함한 성벽 둘레가 약 12.4㎞, 탐방로는 5개 코스로 나뉜다.

산성로터리에서 출발해 '북문~서문~수어장대(보물)~영춘정~남문'을 지나 회귀하는 1코스가 인기다. 약 3.8㎞로 1시간 20분쯤 걸린다.

제일 긴 5코스는 동서남북 성문을 두루 돌아볼 수 있다. 약 7.7㎞, 3시간 20분 거리다. 가장 짧은 2코스는 약 2.8㎞, 1시간 정도 걸린다. 그윽한 숲이 매혹한다. 북문과 '수어장대~영춘정' 구간이 보수공사 중이나, 산성을 돌아보기에 큰 불편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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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산성 서문(한국관광공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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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산성 남문 앞 자연마당(한국관광공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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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서 지방을 지켜준 귀중한 요새, 청주 상당산성

청주 상당산성(사적)은 조선 시대 군사적 요충지로 재난이 일어날 때마다 호서 지방을 지켜준 소중한 보루이자 요새다.

대규모 포곡식 석축 산성인 만큼 산성에 오르면 상당산의 수려한 산세와 더불어 청주 일대의 아름다운 풍경을 만날 수 있다. 초여름의 싱그러운 햇살 아래 상당산성을 한 바퀴 걸어보자.

'산성 일주 코스'는 약 4㎞정도이며 저수지에서 출발해 남문을 지나 서남암문과 서문, 동북암문, 동문, 동장대를 거쳐 다시 저수지로 내려오는 원점 회귀 코스이다.

상당산 능선 성곽을 따라 걷는 동안 성문 3개와 암문 2개, 치성과 수구 3곳을 둘러볼 수 있다.

상당산성 일주의 백미는 정상부에 해당하는 '남문~서문' 성곽이다. 이 구간을 걷는 동안 눈에 들어오는 주변 풍광이 일품이다. 상당산성이 과거 이 지역에서 어떤 무게와 의미를 차지하는지 저절로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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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여 가림성 전경(한국관광공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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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여 가림성의 명물인 사랑나무(한국관광공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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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만장한 역사가 담긴 백제의 산성, 부여 가림성

성흥산성으로 알려진 부여 가림성(사적)은 성흥산(286m) 정상부에 쌓은 석성으로 둘레는 약 1500m, 성곽 높이는 3~4m에 이른다. 성안에서 우물 터, 군창으로 추정되는 건물 터, 초석과 남문 터 등이 확인됐다.

현재까지 이어진 꾸준한 발굴 조사를 통해 백제부터 조선시대까지 다양한 유물을 발견했다. 가림성은 501년(동성왕 23)에 위사좌평 백가(苩加)가 쌓았다고 전한다. 백제 때 성곽 가운데 유일하게 축성 연대를 알 수 있어 역사적 가치가 높은 유적이다.

가벼운 트레킹으로 성곽을 둘러보면서 백제의 파란만장한 역사를 떠올리기 좋다.

또 가림성은 '사랑나무'라 불리는 가림성 느티나무(천연기념물)로 유명하다. 사랑나무는 드라마 단골 촬영지이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사진 명소이기도 하다. 사랑나무 앞에 서면 누구나 드라마 주인공처럼 멋지게 보인다. 여기서 바라보는 조망도 일품이다.

성흥산 남쪽 품에 안긴 대조사는 원통보전 뒤에 자리한 부여 대조사 석조미륵보살입상(보물)이 명물이다. 높이 10m에 이르는 거구로, 논산 관촉사 석조미륵보살입상(국보)과 쌍벽을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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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루로 오르는 길에 만난 탁월한 전망(한국관광공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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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정산성마을에서 즐기는 흑염소불고기와 금정산성막걸리(한국관광공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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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이 두고 걷기 좋은 길, 부산 금정산성

부산 금정산은 27개 지정 등산로 외에 주민들이 찾는 샛길을 포함하면 무려 100여 개 진입로가 있다고 한다. 그만큼 일상 가까이, 언제든 가볍게 오르기 좋은 산이다.

금정산성(사적)은 금정산 꼭대기에서 동남쪽·서남쪽 능선과 계곡을 따라 축성했으며 둘레 1만8845m로 우리나라에서 규모가 가장 크다. 그만치 코스도 다양하다.

현지 해설사가 추천하는 가장 매력적인 코스는 동문에서 출발해 3망루와 4망루로 이어지는 길이다. 완만한 숲길부터 가파른 암벽까지 다채롭게 어우러져 걷는 맛이 빼어나다.

조금 편하게 즐기려면 금강공원에서 케이블카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상부정류장에서 남문까지 완만한 흙길이라 아이와 걷기도 적당하다. 등산 애호가라면 단연 최고봉인 고당봉에 자리한 금샘에 올라야 한다. 빗물이 고인 것인데도 웬만해선 물이 마르지 않는다니 더욱 신비롭다.

금정산성마을에선 흑염소·오리불고기와 막걸리 한잔의 여유를 누릴 수 있다. 500년 전 방식으로 빚은 막걸리가 깊고 구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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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레 1,776m의 포곡식 석축산성인 익산 미륵산성은 미륵산 정상부와 북쪽 봉우리를 포함해 동쪽 계곡을 에워싼다(한국관광공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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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룡마을 대나무숲. 한강 이남 최대의 대나무 군락지로 면적이 5만㎡에 달하는 대나무 숲이 빼곡하게 들어섰다(한국관광공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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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에 새겨진 생명의 역사, 익산 미륵산성


익산 미륵산성(전북기념물)은 둘레 약 1776m 포곡식 석성으로 미륵산 정상부와 북쪽 봉우리를 포함해 동쪽 계곡을 에워싼다. 익산 지역 11개 성곽 중 규모가 가장 크다.

북쪽으로 낭산산성(전북기념물), 동쪽으로 용화산성과 선인봉산성, 남쪽으로 익산 토성(사적)과 금마도토성(전북기념물)이 미륵산성을 겹겹이 둘러싼 형태다. 고도가 가장 높은 미륵산성은 주변 지역을 관망하기 쉬운 지점으로 모든 성곽이 한눈에 들어온다.

정문 격인 동문지로 들어가면 산성이 좌우로 두 팔 벌려 서 있다. 동문지에서 미륵산(430m) 정상에 닿는 길은 세 갈래. 정상에 이르면 화강암 채석장이 눈에 띄는데 돌을 노잣돈처럼 품은 익산의 속살과 마주한다. 돌이 전하는 무수한 이야기가 미륵산과 미륵산성에 남아 있다.

한강 이남 대나무 최대 군락지인 구룡마을 대나무숲이 지척이니 꼭 함께 둘러보자.

seulb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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