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침 2년만에 뒤집어…"트럼프 '선거 부정' 용인하나" 비판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
(서울=연합뉴스) 김동호 기자 = 유튜브가 2020년 치러진 대선 등 미국 각급 선거와 관련한 가짜뉴스 동영상을 삭제하는 콘텐츠 정책을 뒤집기로 결정했다고 미 온라인매체 악시오스가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2020년 12월 대선에서 조 바이든 현 미국 대통령에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이 패배한 것으로 확인되던 당시 이같은 방침이 수립된 지 약 2년 반 만이다.
그간 유튜브는 동영상 플랫폼에 게시된 콘텐츠 내용 중 선거와 관련한 허위정보가 담긴 것으로 확인될 경우 이를 즉각 삭제 조치하는 '선거 무결성 정책'(election integrity policy)을 고수했다.
이에따라 2020년 대선 결과가 조작됐다는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의 '선거부정' 주장 등 콘텐츠는 유튜브에서 줄곧 차단돼왔다.
하지만 이번 결정이 적용되면 향후 유튜브에서 가짜뉴스로 확인되는 동영상이라도 바로 삭제되는 대신 '사기, 오류, 결함 등이 발생했다'는 설명이 따라붙은 채 지속적으로 조회가 허용된다고 악시오스는 설명했다.
유튜브 측은 "지난 2년간 동영상 수만 건을 제거하면서 한바퀴 선거 주기가 지났다"며 "변화한 환경 속에서 해당 정책의 효과를 재평가할 때가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재 2024년 대선 선거전이 잘 진행되고 있는 만큼 앞서 사기와 오류, 결함이 광범위하게 퍼져있던 2020년 대선 때처럼 잘못된 주장을 삭제하는 일은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2021년 1월 6일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주도해 대선 불복을 주장한 의사당 폭동 |
다만 투표 시간, 장소, 방법, 투표 자격요건 등 필수적인 사안에 대해 명백히 잘못된 정보를 전달, 실질적으로 투표행위를 방해할 우려가 제기될 때는 콘텐츠 삭제 방침이 유지된다고 한다. 우편투표의 유효성을 둘러싼 논쟁, 민주적 절차를 방해하도록 타인을 부추기는 내용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유튜브는 "정책 변경은 신중히 검토된 사안"이라며 향후 수개월 내로 차기 대선과 관련한 구체적인 접근법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악시오스는 "미국 내 선거 부정 주장을 용인하겠다는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악시오스는 "언론 매체와 기술 플랫폼들은 대선을 앞두고 가짜뉴스 차단과 언론의 자유 사이에서 어떻게 균형을 잡을지 고심하고 있으며, 이는 매우 어려운 일"이라며 최근 논란이 된 CNN 방송의 타운홀 미팅을 예로 들었다.
지난달 10일 CNN 생방송에 출연한 트럼프 전 대통령은 60여분간 문답을 이어가며 2020년 대선에 대해 "조작된 선거였다"며 자신의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고, 방청석에 앉은 지지자들의 환호를 끌어냈다.
진행자는 연거푸 잘못된 사실관계를 바로잡으려고 시도했으나 모두 좌절됐다. 당시 AP 통신 등 유력 외신은 "대선과 낙태에 대한 거짓말, "온통 거짓말로 점철" 등이라는 표현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맹비난했다.
이날 CNN도 유튜브 정책 변경 사실을 보도하며 "이제 2020년 선거 부정 주장 콘텐츠를 허용하겠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유튜브는 지난 3월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계정에 새로운 동영상을 올릴 수 있도록 제한을 해제한다고 이날 밝힌 바 있다.
지난 2021년 1월 6일 발생한 '미 의회 난입' 사건 이후 폭력 선동을 금지하는 서비스 규정을 위반했다며 그의 계정을 차단한 지 2년 2개월 만이었다.
이에 따라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선을 앞두고 트위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에 이어 유튜브까지 주요 플랫폼의 계정을 거의 모두 되찾은 상태다.
d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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