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 추락사' 건설업체 대표 기소…서울 지역 첫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안전관리자 사직 후 본사 직원 명목상 지정

안전대 걸이·추락방호 시설도 설치 안해

자료사진 ⓒ 뉴스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이장호 기자 = 검찰이 서초동 소재 건물 신축공사 현장에서 작업 중 근로자가 추락사한 사건 관련 건설업체 대표이사를 중대재해처벌법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서울 지역에서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으로 기소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3부(부장검사 이준범)는 2일 서울 은평구 소재 건설업체 A사 대표이사 이모씨를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A사 소속 근로자인 B씨는 지난해 3월25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소재 건물 신축공사 현장 지하 3층에서 페인트 작업을 하던 중 지하 4층으로 추락해 사망했다. 해당 공사현장은 공사금액이 66억원으로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이었다.

중대재해처벌법은 근로자 50명 이상 사업장 또는 공사금액이 50억원 이상인 건설현장에 적용된다. 5명 이상 50명 미만 사업장의 경우 2024년 1월27일부터 적용된다.

A사는 근로자에게 안전모·안전대를 착용하게 하지 않고, 안전대 걸이와 추락방호 시설도 설치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사업장은 사고 발생 전 고용노동청 등으로부터 추락 방호시설 미비로 수 차례 지적을 받았는데도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유해·위험 요인을 확인해 개선하는 절차 △재해 예방 인력·시설·장비 구비 및 유해·위험요인 개선을 위한 예선 편성 △안전보건관리책임자 등의 업무수행 평가기준 등을 마련했어야 했는데도 이 같은 안전보건확보 의무들을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씨는 또 사고 발생 4개월 전 현장 안전관리자가 사직한 이후 인건비 부담과 구인난을 이유로 후임자를 고용하지 않은 채 본사 직원을 명목상 안전관리자로 지정했다.

검찰은 이 같은 대표의 안이한 대응이 안전보건확보의무 불이행과 사망사고로 이어졌다고 판단했다. 다만 유족과 합의하고, 유족들이 선처를 탄원한 점을 고려해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ho86@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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