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18 (목)

아시아나 비상구 좌석 판매 중단에 항공사들…“미봉책” 한 목소리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에어버스 ‘A321-200’ 기종 비상구 옆 좌석 판매 중단

-같은 기종 운용 타 항공사, 검토 및 정책 변경 움직임

-항공업계 "비상착륙시 전원 탈출 위해 필요한 좌석"

쿠키뉴스

사진=조은비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아시아나항공 국내선 항공기에서 비상문 개문 사고가 발생하자 일부 항공사에서는 비상구 좌석 판매 중단을 검토하는 분위기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조치가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없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28일 0시부터 사고 기종인 A321-200 항공기 비상구 앞좌석 판매를 중단했다. 판매가 중단된 자리는 174석으로 운용되는 A321-200(11대)의 26A, 195석으로 운용되는 A321-200(3대)의 31A 좌석이다. 판매 중단된 좌석들은 항공편이 만석일 경우에도 적용된다.

아시아나항공 자회사로 같은 기종을 운용하는 에어서울 역시 같은 방침을 정했다. 에어부산은 이르면 이번 주 판매 지속 여부에 대한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에어서울 관계자는 “비상구 좌석 판매를 온라인으로 판매해 왔는데, 구매를 못 하도록 막아뒀다”라면서도 “만석일 경우 현장에서 승객 인터뷰를 꼼꼼하게 진행해 적합한 승객을 앉힐 것”이라고 말했다. 우선 조치로 비상구 좌석 판매를 중단했지만 관계기관의 의견을 청취해 추가 조치할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반면 대한항공 관계자는 “비상구 판매 중단 이슈에 관련해 결정된 바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제주항공, 이스타항공, 티웨이항공도 “결정된 바가 없다”고 입을 모았다. 해당 항공사들은 사고 이후 내부 검토를 거쳤지만 정책 변경에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익명을 요청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고는 우리나라에서 처음 발생한 사고인데, 비상구 좌석을 비우는 조치는 미봉책”이라며 “실제 탈출이 필요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승무원을 도와 최대한 많은 승객이 빠르게 탈출하도록 도울 인력이 사라지는 셈”이라고 우려했다.

또 다른 항공업계 관계자도 “부작용을 우려해 기존의 운영 방식을 바로 변경하기는 힘들다”고 답했다. 이어 “기내 압력과 외부 압력의 차이로 항공기 문은 1000피트(300m)까지 낮아져야만 개문이 가능하다”며 “이번 일로 비상구 좌석을 비우거나 잠금장치를 강화하면 비상구 개문이 필요한 상황에 더욱 큰 혼란을 만들 수 있어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내 노동자들도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 승무원 관계자는 “비행중 개문이 되었음에도 인명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건 기내 안전 수칙이 잘 이행됐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사고 발생시 승객 전부가 탈출할 수 있도록 항상 교육받는데, 이 때 중요한 자리가 바로 비상구 좌석”이라고 밝혔다.

아시아나 관계자도 “비상구 좌석 판매를 중단하겠다는 결정은 감독기관인 국토부의 결과가 나올 때까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며 “항공법을 위반해 이런 사고가 발생했다는 사실보다 비상문으로 관심이 더 쏠려 안타깝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사전 조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김광옥 한국항공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항공사가 현재 사안이 정리될 때까지 일시적인 조치로 비상구 좌석 판매를 중단하는 것으로 보인다”라면서도 새로운 규제가 근본적인 대책이 되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안전에 대한 규제가 늘어날수록 비용이 발생해 항공업계 부담이 커지게 될 것”이라며 “우발적인 사고로 새로운 규제를 급하게 만들기보다 기존 방침을 유지하면서 교육을 철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조은비 기자 silver_b@kukinews.com

쿠키뉴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