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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부산 ‘또래 살해’ 20대 여성 “TV범죄물 보며 살인 충동” 자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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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 학부모 행세하며 과외 의뢰

교복 사입고 찾아가 범행 저질러

경찰, “23세 정유정” 신상 공개

동아일보

과외 중개 애플리케이션(앱)으로 만난 20대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해 유기한 정유정(23·사진)의 신상정보가 1일 공개됐다.

부산경찰청은 이날 오후 신상정보 공개심의위원회를 열고 살인 및 사체 유기 혐의를 받는 정유정의 이름과 나이, 사진을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경찰 내외부 위원 7명으로 구성된 위원회는 “범죄의 중대성과 잔인성이 인정되고 유사 범행에 대한 예방 효과 등 공공이익을 위한 필요가 크다”며 신상공개 이유를 밝혔다.

정유정은 지난달 26일 과외 중개 앱을 통해 알게 된 20대 여성 A 씨를 살해하고 훼손한 시신 일부를 여행용 가방(캐리어)에 담아 유기한 혐의로 지난달 29일 구속됐다. 경찰에 따르면 검거 후 “말다툼을 벌이다 우발적으로 범행했다”는 주장을 고수하던 정유정은 지난달 31일 밤 경찰과 가족의 설득에 범행 동기를 밝혔다고 한다. 그는 “관심이 많던 범죄수사물을 TV 등에서 즐겨 보며 살인 충동을 느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범행 3개월 전부터 ‘살인’, ‘시신 없는 살인’ 등의 단어를 포털사이트에서 검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유정은 앱을 통해 대상을 물색하다 혼자 사는 A 씨를 범행 상대로 낙점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앱에서 중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 행세를 하며 연락했고, 범행 당일에는 중고 교복을 사 입고 학생인 척하고 A 씨 집을 찾아간 후 준비한 흉기를 휘둘러 살해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시신을 훼손하고 일부를 가방에 담아 양산의 낙동강변 풀숲에 유기했으나 그를 태워준 택시기사의 신고로 덜미를 잡혔다.

경찰은 정유정이 사이코패스에 해당하는지 등을 전문가와 함께 검토할 계획이다. 다만 정신치료 병력이나 전과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정유정은 고등학교 졸업 후 특별한 직업을 갖지 못했고 친구가 거의 없는 등 사회적 유대관계가 부족했다”고 했다.

경찰은 2일까지 수사를 마무리하고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까지 정유정이 또 다른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다만 관련 수사는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부산=김화영 기자 r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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